주문
피고인을 벌금 2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20고정269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
A
검사
김윤식(기소), 조영주(공판)
변호인
변호사 백승현
판결선고
2021. 6. 9.
범죄사실
피고인은 경기 김포시 B에 있는 C(주)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25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9. 10. 29.부터 2019. 11. 11.까지 근로한 D과 입사 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각각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증인 D의 법정진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D이 2019. 10. 30.부터 2019. 11. 11.까지 C에 근무한 사실은 있으나, D은 피고인측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주민등록증(초본 또는 등본)을 제출하지 아니하다가 퇴사일인 2019. 11. 11.에 이르러서야 주민등록증을 교부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D의 인적 동일성이나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없다. 더욱이 D의 업무능력에 따라 임금이 조정될 여지가 있었기에 업무능력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였다. 가사 범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D의 비협조로 인하여 근로계약서 작성이 지연되고 D이 단기간 내에 퇴사할 것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기대가능성이 없으므로 책임이 조각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및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근로계약서 등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D에게 교부하지 않았고, 그에 대한 고의, 위법성, 책임도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는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근로조건의 불확정 상태 하에서 근로자의근로를 수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즉, 근로자에게 근로 계약의 조건을 명백히 함으로써 그 권리와 의무의 범위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고 이로써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므로 이러한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근로조건의 서면 명시의무는 해당규정의 문언과 같이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이행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근로계약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바로 교부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D이 피고인이 요구한 서류들을 즉시 제출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주민등록등본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그 사람과 근로관계를 맺어도 되는지 여부를 아직 확신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인데, 그럼에도 피고인은 D에게 근로를 시작하도록 하였는바, 단지 주민등록등본 등을 교부받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실제로 근로를 개시하였음에도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아니한 데 대한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임금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피고인이 D과 사이에 그러한 중요한 내용의 합의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D을 근무에 투입한 것 자체가 근로기준법 제17조를 위반한 것이 된다.
양형의 이유
근로기준법 제17조는 근로자를 불안정한 지위에서 근무하지 않게 하려는 조항으로서 근로자의 기본적인 권리에 관한 것이므로 그 위반의 죄책은 결코 가볍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근로계약서 미교부로 인한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퇴사 후 D에게 지급한 급여 현황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계약서 교부를 면탈하여 금전적 이득을 얻기 위한 의도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에게 충분한 정보나 관련 서류를 제공하지 않은 근로자 측에도 일응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D은 이전에도 타 업체를 근로계약서 미작성으로 고소한 사실이 있어 근로계약서가 즉시 작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임에도 C으로부터 요청받은 주민등록증을 교부하지 않았고, C에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한 바도 없으며, 퇴사하기로 한 날에야 비로소 위 주민등록증을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근로계약서 미작성에 대한 본인 귀책사유를 면하려 뒤늦게 제출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가 어렵다), D이 근무한 기간이나 근무태도, 지급받은 급여 등에 비추어 봤을 때 결과적으로 근로기준법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자의 법익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점을 모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피고인이 형사상 처벌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등 이 사건 기록 및 공판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정한다.
판사 배예선
각주1) 증거목록1 기록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