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24고정486
판결선고
2025. 1. 23.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천시 B에 본사를, 충북 진천군 C에 진천공장을 두고 상시 16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플라스틱 생활용품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진천공장에서 2009. 1. 1.부터 2023. 2. 23.까지 배송기사로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58,532,659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입증자료, 퇴직금 산정서, 차량용역 계약서, 차량운행일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D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2다57040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화이트보드에 다음날 오전·오후 배송지역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D이 운송할 물품과 운송할 장소 등 업무 내용을 정하였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주도적으로 정한 운송 장소에 따라 D의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D으로부터 일일 차량업무일지(이 일지에는 일일 운행 거리, 출발지, 출발시각, 도착지, 도착 시간, 운행 품명, 박스당 수량, 박스 수량, 총수량 등을 기재해야 한다) 및 월간 차량운행일지를 제출받아 결재하였으므로,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상당한 지휘·감독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D은 운송 업무에 자신 소유의 차량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D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약 14년 동안 피고인에 대한 운송 업무를 계속하여 수행하였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E(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와 D 사이에 체결된 차량용역계약서(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서'라고 한다) 제11조에는 '운송계약에 따른 권한을 제3자에게 위탁, 양도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있어 피고인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만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었다. 또한 D의 운행 차량의 전면, 측면, 후면에는 피고인 회사의 로고, 상호, 연락처가 부착되어 있었고, D은 통상 08:00경부터 17:00 또는 18:00까지 근무하였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D은 피고인으로부터 부여 받은 운송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 보이고, 실제로도 피고인의 운송 업무만을 전속적으로 수행하였으며, 달리 개인사업자로서의 영업을 영위한 바 없다.
D은 결근 하는 경우 그에 해당하는 금원을 일할로 공제 한 후 대금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운송 물량 및 업무 시간과 관계없이 월 고정급을 지급받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에는 기준량이 규정되어 있거나, 이를 초과하거나 미달하여 운송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인센티브 등의 제도가 없었다. 따라서 D은 운송 업무에 따른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안고 있지 않았다.
비록 D에 대한 대금에서 근로소득세 등이 공제되지 않았고, D에 대해서는 피고인 회사의 취업규칙도 적용된 바 없지만, 이는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정이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퇴직금의 액수가 상당하고, 피고인에게 동종전력이 있는 점, 다만,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그 밖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서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