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3고정285
판결선고
2013. 8. 13.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 계양구 C, 5층에 소재한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통신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9. 10. 20.부터 2012. 2. 29.까지 근로한 E의 퇴직금 4,973,723원, 2009. 10.경 급여 451,610원 합계 5,245,333원 및 2008. 10. 1.부터 2012. 5. 14.까지 근로한 F의 퇴직금 9,864,460원, 건강보험과다청구금 163,760 원 합계 10,028,22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의 법정진술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미지급급여 내역, 퇴직금 산정서, 저축예금 거래명세표, 건강보험료납부확인서, 퇴직금 산정서(E)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청산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초범인 점, 근로자 E에 대하여는 체납 임금 및 퇴직금이 모두 지급된 점, 피고인이 근로자 F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데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이 위 F의 퇴직 후 200만 원을 지급한 점 등을 참작, 선고유예할 형 : 벌금 150만 원, 노역장 유치 : 1일 5만 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근로자 E와 관련하여
피고인과 근로자 E 사이에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켜 미리 정산해 주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E에게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근로자 F와 관련하여
근로자 F는 퇴직 후 피고인에게 퇴직금을 포기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해 주었으므로, 피고인이 F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법'이라 한다)은 제8조 제1항에서 "퇴직금제도를 설정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 전문에서 "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조항의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이므로,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인이 주장과 관련하여 사실상 피고인의 진술만 있을 뿐 위 약정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매월 지급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 가사 피고인 주장의 약정이 있더라도 피고인과 E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약정이 있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 점(E가 피고인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F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F가 퇴직 무렵 휴대폰 단말기 등을 횡령한 사실이 발각된 후 2012. 5. 17. 피고인에게 '횡령한 돈이 대략 1,200만 원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퇴직함에 있어 퇴직금은 회사와 합의하였으며, 이의 제기하지 않겠다. 또한 급여, 퇴직금과 관련하여 퇴직 후에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수령 및 각서'를 작성해 준 사실이 인정되나,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것은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여야 하고 이에 대한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바(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위 각서 작성 당시 F가 횡령한 금액이 정확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인은 F가 약 1,200만 원을 횡령하였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F는 이 법정에서 자신이 약 200만 원을 횡령하였다고 진술하였다), F는 2012. 5. 18. 퇴직하였는데, 위 각서가 작성될 당시 F의 퇴직 여부가 확정된 것도 아니었고 정확한 퇴직금이 산정될 수 없는 상태였던 점, 위 각서의 기재를 보면 F가 직접 기입할 란이 미리 표시되어 F에게 제시된 것으로 보이는데(증거로 제출된 '수령 및 각서', '서약서'의 경우 미리 인쇄된 문구에 F가 기입해야 될 부분에 'V' 표시가 되어 있다), 횡령 혐의를 받는 F로서는 이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에 비추어 F가 위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김현곤
각주1)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직권으로 위와 같이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