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가 2023. 1. 17. 원고에게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5. 3. 27. 해양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2021. 2. 28.부터 B해양경찰서 소속 구조대(이하 ‘이 사건 구조대’라 한다)에서 근무하였고, 2022. 7. 22. B해양경찰서 산하 C파출소로 전보된 후 2022. 11. 1.부터 2023. 4. 30.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하였던 자이다.
2022. 5. 4.부터 2022. 10. 28.까지 4회에 걸쳐 청렴고충신문고를 통해 이 사건 구조대 구조대장 경감 D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었으며, 그중 2022. 10. 28. 제기된 민원의 요지는 경감 D이 상급자인 경비과장 경정 E에게 구조대 훈련 시 식사를 접대하고, F해양경찰서에 근무할 당시 순경, 경장, 경사들에게 술과 밥을 얻어먹었으며, 2022. 6. 16. G호 사고 대응 시 숙취상태에서 비상응소하여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취지이다. 이와 같은 민원이 제기되자, 피고의 감찰부서는 이 사건 구조대 근무자 전체를 대상으로 감찰조사(이하 ‘이 사건 감찰조사’라 한다)를 실시하였다.
피고의 감찰부서는 2022. 12.경 이 사건 감찰조사 결과 원고에 대한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를 인정하고, 원고에 대한 ‘중징계’ 조치를 건의하였다.
피고는 2022. 12. 28. 징계위원회에 위와 같은 비위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제57조(복종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같은 법 제78조 제1항에 해당된다며 원고에 대한 ‘중징계’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중부해양경찰청 보통징계위원회는 2023. 1. 12. 원고에 대하여 해임의 징계의결을 한 후 피고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였다. 피고는 2023. 1. 17. 중부해양경찰청 보통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에 따라 원고에게 해임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3. 2. 20.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3. 5. 16. 위 소청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육아휴직 중에 있었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9조 제3항에 의하면 육아휴직 기간에는 해임 처분이 불가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다.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관련) B해양경찰서 상황실(이하 ‘상황실’이라 한다)에서 ‘C파출소는 리프팅백을 설치하고, 이 사건 구조대는 사고선박 인명 구조에 전념하라’고 지시하였으나, 이는 원론적인 입장의 표명으로 최종적이고 확정된 지시로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구조대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도착할 당시 C파출소 구조대가 리프팅백 설치에 실패한 상황이었고 C파출소 소속 I 경장이 협조요청을 하였기에 원고는 이에 응하여 이 사건 구조대의 구조정에서 사고선박으로 올라가 리프팅백을 설치하였던 것으로, 이를 구조현장 이탈로 평가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구조대 팀장이 원고를 포함하여 4명이 잠수하라고 하였으나, 원고가 2명이 잠수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해양경찰구조대 운영규칙 및 내부 공문에 근거한 것으로 합리적인 의견제시로 이를 지시불이행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 관련)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다른 팀원들에게 “내가 처자식이 있는데 거길(전복 선박) 왜 들어가냐” 및 “너희들도 위험한데는 들어가지 마라”라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평소 팀원들에게 ‘가족을 생각해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위험한 것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였을 뿐, 해당 발언은 팀원들의 안전과 생명에 대한 제언으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이 징계사유가 될 수는 없다.
(이 사건 제3 징계사유 관련) 원고가 ‘이 사건 구조대 팀장이 구조 작업 중 잠을 잔 것 같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팀장의 업무수행 방식 비판한 것으로 내부결속을 저해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없다. 해당 발언으로 피고의 내부결속이 저해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도 없다.
설령,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위법하다.
판단
인정사실
아래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3, 6 내지 8, 12, 4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2022. 6. 15. 22:30경 조업을 끝낸 후 7명의 승선원을 태우고 돌아오던 29톤급 어선 G호(이하 ‘사고선박’이라 한다)가 충남 H 동쪽 7.4km 해상에서 전복되었으며 그로 인해 선박 내에 3명이 고립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사고로 사고선박에 고립된 승선원 2명이 사망하였다.
이 사건 구조대는 2022. 6. 15. 22:42 팀장 J 경사, 부팀장 원고를 비롯하여 K 경장, L, M, N 순경 6명이 구조정(이하 ‘이 사건 구조정’이라 한다)에 탑승 후 이 사건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였다. 당시 이 사건 구조대에는 4명의 잠수사가 있었고, 잠수순서에 따라 K 경장, L 순경이 1, 2번 잠수사, 원고, M 순경이 3, 4번 잠수사로 지정되어 있었다.
2022. 6. 15. 22:58경 이 사건 사고 장소에 먼저 도착한 민간 선박(O호)에서 사고선박에 탑승하였던 선원 3명을 구조하였고, 전복한 사고선박 위에 선원 1명이 있음을 확인하고, 배안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B해양경찰서 소속 P함이 같은 날 23:04경 사고선박 위에 있던 1명을 구조하였으며, 같은 날 23:14경 사고선박 내부 선수쪽과 선미중앙부쪽에서 생존반응신호를 확인하였다.
2022. 6. 15. 23:22경 이 사건 구조대 팀장 J 경사는 이 사건 구조대의 잠수가 능인원이 4명이라고 상황관리시스템에 보고하였다.
2022. 6. 15. 23:27경 C파출소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여 잠수준비를 실시하였고, 같은 날 23:35경 상황실에서는 C파출소 구조대에게 리프트백 설치, 이 사건 구조대에게는 선내 인명구조를 지시하였다.
이 사건 구조대는 2022. 6. 15. 23:36경 이 사건 사고현장에 도착하여 잠수준비를 하였고, J 경사가 같은 날 23:39경 경장 K 등 4명이 입수 예정임을 상황실에 보고하였으나, 1, 2번 잠수사 K 경장, L 순경만이 같은 날 23:47 내지 23:48경 1차 입수를 하였다. J 경사는 상황실에 같은 날 23:52경 2명이 입수하였고 2명이 추가로 입수할 예정임을 보고하였고, 2022. 6. 16. 00:05경 1차 K 등 4명 입수하여 확인하였지만 어망이 너무 많아서 접근불가하고 어망을 제거하고 다시 입수예정이라고 보고하였다.
원고는 2022. 6. 16. 00:02 내지 00:05경 오리발만 가지고 전복된 사고선박으로 이동하여 사고선박에서 리프트백 설치 등의 작업을 하였으며 이 사건 구조정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이 사건 구조대 1, 2번 잠수사는 2022. 6. 16. 00:12경 2차 입수 후 잠수하여 사고선박 선원 1명을 구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L 순경은 어망에 걸렸으며, K 경장은 파도에 밀려 구조정 스크류에 빨려 들어갈 뻔 하는 등의 위험을 겪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상황실의 지시, 이 사건 현장 상황 보고 등이 대부분 모바일 현장 상황관리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졌기에 원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사고의 구조에 참여한 자들이 이 사건 사고의 구조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이 사건 징계처분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무효에 해당하는지 판단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은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조항은 그 문언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닌 한 육아휴직 기간에는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원고는 해양경찰청에 소속된 국가공무원으로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후문과 단서가 원고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 사건 징계처분에 위 조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헌법 제7조). 공무원은 노무의 대가로 얻는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한다는 점에서 근로자로서의 성격을 가지지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공성, 공정성, 성실성, 중립성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반 근로자와는 다른 특별한 근무관계에 있다(헌법재판소 2017. 8. 31. 선고 2016헌마404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공무원과 국가 사이의 근무관계는 사법상 근로계약으로 형성되는 관계가 아니라 임용주체의 행정처분인 임명행위로 인하여 설정되는 공법상 신분관계이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할 수 없음을 규정하면서(근로기준법 제23조),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경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가 가능함을 규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24조). 반면 국가공무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및 국가공무원법에 정한 사유가 있는 외에는 그 신분이 보장되며(헌법 제7조 제2항, 국가공무원법 제8장) 국가공무원에 대하여는 경영상 이유 등을 원인으로 한 해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남녀고용평등법 제3조 제2항에서 남녀고용평등의 실현과 일·가정의 양립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규정을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에서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제71조 제2항 제4호, 제72조 제7호에서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필요할 경우 ‘자녀 1명에 대하여 3년 이내’의 육아휴직 기간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1, 2항에 따라 일반 근로자들에게 부여되는 육아휴직 기간 ‘1년 이내’ 보다 훨씬 장기간으로, 국가공무원의 육아휴직에 관하여는 국가공무원법이 우선 적용된다.
이처럼 공무원의 경우 신분보장 및 육아휴직에 있어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일반 근로자보다 두터운 보호를 받고 있는바,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처분인 파면·해임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에 따른 ‘육아휴직 기간 중 해고’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거나 해당 조항을 적용할 근거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할 지위에 있는데, 육아휴직 기간 전에 중대한 비위행위를 범하여 파면 내지 해임사유가 있음에도 육아휴직 기간 중에 있다는 이유로 장기간 동안(자녀 1명에 대하여 3년) 해당 공무원을 파면 내지 해임처분하지 못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공무원의 지위와 신분에 관한 헌법규정(제7조 제1항)에도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인정여부 판단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상황실에서 이 사건 구조대에게 선내 인명구조 업무를 특정하여 지시하였으며, 이 사건 구조대 팀장 J 경사가 이 사건 사고 현장도착 전부터 원고를 포함한 잠수사 4명 모두에게 잠수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은 원고도 인정하고 있다(을 제3호증 원고 감찰조사 문답서 7면<1>). 나아가, 을 제41, 4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감찰조사 당시 J 경사와 M 순경이 일치하여 이 사건 J 경사가 1, 2번 잠수사인 K 경장, L 순경이 1차 입수를 한 후 3, 4번 잠수사인 원고와 M 순경에게도 함께 잠수하라고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을 제41호증 M 문답조서 27면, 을 제45호증 J 문답조서 14면), 해당 진술은 J 경사가 원고에게 잠수지시 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는 K 경장, L 순경의 이 사건 감찰조사 당시의 진술과도 모순되지 않으며, M 순경이 한 ‘1, 2번 잠수사가 다시 입수한 후 J 경사의 잠수지시는 따로 없었다’는 진술(을 제41호증 M 문답조서 29면)은 1, 2번 잠수사의 2차 입수 이후에 잠수지시가 없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이 역시 앞선 진술에 배치된다고 할 수 없는바, 위 진술들에 따를 때 J 경사가 1, 2번 잠수사의 1차 입수 후 원고에게 잠수지시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구조 당시 1, 2번 잠수사(K 경장, L 순경)의 1차 입수가 약 1분가량의 짧은 입수였다는 것을 전제로, 4명의 잠수사가 모두 잠수할 필요가 없었고, J 경사가 원고에게 잠수 내지 잠수준비를 지시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주장하나, 을 제7호증(사고당시 상황관리시스템 대화내역)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구조대는 23:47:19경 ‘1차 입수’, 23:48:26 ‘사고선박 주변에 어망이 다수 산재하여 어망제거 후 진입해야될 것으로 보임’, 23:52:01 ‘2명 입수하였고 곧 2명 추가 입수 예정’, 23:52:29 ‘어망을 제거하면서 입수 중에 있음’, 00:05:50 ‘1차 K 등 4명 입수하여 확인하였지만 어망이 너무 많아서 접근불가. 어망을 제거하고 나서 다시 입수예정’ 이라고 보고하였는바, 1, 2번 잠수사인 K 경장, L 순경은 1차 입수 후 곧바로 이 사건 구조정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입수하여 한동안 작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의하면 이 사건 감찰조사 당시 J 경사가 한 ‘4명이서 잠수하여 안의 상태가 어떤 것인지 확인만 해달라고 지시한 후 상황실에 4명 잠수했다고 보고’하였으며, 1, 2차 잠수자가 입수한 이후 ‘원고에게 잠수하여 지원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진술이 위 상황관리시스템의 내역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사고선박은 29톤의 대형어선이었고, 전복된 어선의 선수와 선미 양쪽에서 생존반응신호가 있어 2개의 잠수조가 동시에 구조업무에 투입되었어야 할 급박한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J 경사가 원고를 포함한 4명의 잠수부에게 함께 잠수하도록 지시한 것은 정당한 업무지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4명의 잠수사가 반드시 동시에 잠수할 것이 요구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2명의 잠수사가 1개조로 잠수하는 동안 2명이 대기잠수조로 지원하는게 낫겠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였을 것이나, 원고는 J 경사의 지시를 위반하여 잠수 내지 잠수준비를 하지 않고, 사고선박에 리프팅백을 설치하겠다면서 사고선박으로 건너가서 다시 이 사건 구조정으로 복귀하지 않았는바, 이는 업무지시 불이행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구조대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도착할 당시 C파출소 구조대가 리프팅백 설치에 실패한 상황이었고 C파출소 소속 I 경장이 리프팅백 설치에 대한 업무협조 요청을 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갑 제7호증 I 진술서, 을 제10호증 징계회의록일부 3면, 을 제41호증 M 문답조서 28면). 그러나 원고는 당시 이 사건 구조대의 3번 잠수사로서 1, 2번 잠수사가 먼저 잠수 작업을 할 예정이었기에 이 사건 구조정에서 대기하면서 1, 2번 잠수사를 지원하고 1, 2번 잠수사가 위험에 빠질 경우 잠수하여 구조할 의무가 있었으며, 1, 2번 잠수사가 잠수를 마칠 경우 그 다음으로 잠수를 하여 구조활동을 수행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었다(갑 제6호증 해양경찰 통합 훈련교범, 을 제40호증 L 문답조서 4면, 을 제42호증 K 문답조서 7, 8면). 이와 같은 원고의 임무는 1, 2번 잠수사가 2022. 6. 16. 00:12부터 00:23경까지 잠수하여 인명구조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그 생명을 담보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임무로서 다른 팀원들이 대신하기는 어려웠으므로, 설령 이 사건 구조대 팀장 J 경사가 원고가 사고선박에 리프팅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 용인한 측면이 있더라도 원고가 3번 잠수사로서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바, 원고는 리프팅백을 최대한 신속히 설치한 후 이 사건 구조정으로 복귀하여 3번 잠수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것이 요구되었다. 그런데 원고는 오리발만 가지고 사고선박으로 건너가서 이 사건 구조정으로 복귀하지 않았고, 그 상태에서는 3번 잠수사로서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원고가 3번 잠수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부득이한 현장상황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잠수사의 업무 대신 리프팅백 설치업무 등을 수행하였다거나 위 1, 2번 잠수사의 잠수활동 당시에도 사고선박 위에서 나름대로 인명구조를 위한 활동을 수행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위 업무지시 위반의 비위행위를 정당화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에 대하여
을 제40, 4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감찰조사 당시 L은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복귀하는 중 원고가 ‘나는 곧 있으면 애도 나오고 해서 위험한데 난 안들어 갈거다’, ‘자기가 어렵게 얻은 가족인데 사고 상황에 미쳤다고 거길 들어가냐’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을 제40호증 L 문답조서 6, 35면), M은 원고가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복귀한 이후 ‘나는 곧 있으면 애도 나오고 해서 위험한데 난 안들어 갈거다’, ‘너희들도 위험한데는 가지 말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을 제40호증 L 문답조서 6면, 을 제41호증 M 문답조서 6, 32면). 다만 원고가 ‘안전과 생명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에서 잠수활동을 수행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거나 동료팀원들로부터 이 사건 사고 당시 어디에 있었냐는 질책성 질문을 받게 되자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표현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는바, 원고가 이러한 발언을 하게 된 맥락과 구체적인 표현을 살피고, 해당 발언이 다른 구조대 구성원들의 정당한 직무수행을 저해하거나 방해할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진 것인지 또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상당한 위험성이 있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에 기재된 발언을 직접 들었다는 L, M 사이에서도 원고가 한 문제발언의 내용, 경위 등이 다소 불일치하는 측면이 있어, 원고가 위와 같은 말을 하게 된 구체적인 선후맥락이나 발언 취지 등을 명확히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물론 이 사건 제1 징계사유로 인정된 원고의 업무지시 위반행위의 경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원고가 하였다는 위 발언의 취지 역시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겠으나, 위의 발언 자체가 이 사건 구조대의 정당한 직무수행에 지장을 발생시킬 정도로 내부결속을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바(위 발언을 들은 동료 구조대원들이 원고의 직무수행태도에 많은 실망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실제 업무지시 위반행위를 징계사유로 인정하는 것을 넘어 해당 변명성 발언 자체를 내부결속을 저해하는 비위행위인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는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제3 징계사유에 대하여
이 사건 구조대 소속으로 이 사건 구조정에서 J 경사와 같이 사고 대응 업무를 한 N 순경은 이 사건 감찰조사 당시 ‘J 팀장의 대응 중 졸거나 그런 행동 보인거도 맞고’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하였으며, 1, 2차에 걸친 문답조사에서 ‘J 경사의 지시에 따라 방송을 하고 있던 중 J 경사를 보니 졸고 있었다’고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바(을 제48호증 N 문답조서 6, 7, 21, 27, 28면), 이에 의하면 J 경사가 이 사건 사고 대응 과정에서 이 사건 구조정 조타실에서 직무수행 도중 잠시 눈을 감고 쉬는 듯한 모습을 보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당시 해상기상, 진행되었던 잠수작업과 구조작업의 현황 등을 고려한다면, 팀장인 J 경사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장기간 구조작업으로 인한 피로로 인하여 잠시 눈을 감고 쉬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팀장으로서의 직무수행을 게을리 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고, 원고가 “팀장이 잠을 잤다. 잠이 들어 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팀장의 직무수행에 대한 공정한 논평이 아닌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다만 J 경사가 구조활동 도중 잠시 눈을 감고 쉬는 듯한 모습을 보인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팀장이 잠을 잤다’는 부분과 관련하여 원고가 그러한 진술을 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여기에 원고가 자신의 주관적 평가를 일부 덧붙였다고 하여, 해당 발언이 구조대의 정당한 직무수행에 지장을 발생시킬 정도로 내부결속을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제3 징계사유도 인정하기 어렵다.
소결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의 비위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이 사건 제2, 3 징계사유의 비위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며,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6951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4두4573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 18 내지 21, 24호증의 각 기재 혹은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로 인정되는 비위의 정도에 비하여 그로 인해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현저하게 커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제1 징계사유는 해양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 별표1에 정한 의무위반행위 유형 중 ‘2. 복종의무 위반, 나. 그 밖의 사항’에 해당하는데, 위 별표1에서는 위 의무위반행위에 대하여 그 정도가 심하고 의도적 범행 등 정상참작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파면-해임’, 그 정도가 약하고 의도적 범행 등 정상참작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강등-정직’ 처분이 가능함을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이 사건 구조정을 이탈하여 사고선박으로 건너가서 리프팅백을 설치한 것과 관련하여 비록 원고가 팀장 J 경사의 지시를 위반하기는 하였으나, 팀장 J 경사에게 잠수작업보다는 리프팅백 설치작업을 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다음 J 경사가 이를 제지하거나 잠수작업을 다시 명확히 요구하지는 않은 상황에서 사고선박 쪽으로 이동하였고, 사고선박 위로 이동한 후에도 리프팅백을 설치하고 선박 절단 업무에 참여하는 등 사고현장의 구조업무를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성실하게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1, 2번 잠수사가 잠수를 마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있기는 하였지만 잠수 중에는 돌발상황 등 대기잠수조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지는 않았고, 1, 2번 잠수사의 잠수와 구조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는바,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1 징계사유가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구조대의 3번 잠수사로서 자신의 임무를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고, 이 사건 구조대 팀장 J 경사가 원고에게 잠수준비 내지 잠수를 최소 두 번 이상 지시한 사실이 인정되며, 원고가 이 사건 사고현장에서 복귀하면서 현장상황이 위험해서 잠수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가 의도적으로 J 경사의 잠수지시에 따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1 징계사유는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로 ‘위 별표1의 징계기준상 ’강등-정직‘ 처분이 가능하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보통징계위원회 역시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에 대하여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의도적 범행 등 정상참작 여지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강등-정직’ 처분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 3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에 대하여 강등 내지 정직 처분만이 가능한바,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기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해양경찰조직의 기강 및 질서유지 등의 공익이 결코 가볍지는 않으나, 앞서 본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의 비위의 정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기준 준수여부에 더하여 원고가 이 사건 발생 전까지 재직하면서 아무런 징계전력 없이 근무한 점, 2017. 10.경 및 2018. 12.경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표창 등을 받은 점, 이 사건 제2, 3 징계사유의 비위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점 등 제반사정들을 참작하면, 이 사건 비위행위의 정도가 해임처분에 이를 정도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신창용 임현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