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95. 9. 16. 피고에 교사직으로 입사하여 근무하였는데, 2015. 7. 21. 피고로부터 C 능력개발처장(관리직 2급)으로 승격 인사발령을 받았고, 그 후 2021. 12. 31. 희망퇴직 하였다.
피고는 2015. 12. 16. 피고의 노동조합(D노동조합)과 사이에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의 도입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교사직의 경우 학기말을 2월말, 8월말로 명시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8,597,13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나63799
판결선고
2024. 4. 24.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2,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퇴직․해고 등과 관련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지 않을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원고의 신분을 교사직에서 관리직으로 승격하여 정년을 낮춘 후 다시 정년을 연장하는 편법을 동원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함에 따라, 원고는 임금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당하였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대상 조치도 마련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단지 연령을 이유로 원고를 차별한 것일 뿐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바, 이는 강행규정인 위 고령자고용법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그런데 피고는 무효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근거로 원고에게 합계 18,597,130원(= 임금 삭감액 11,613,640원 + 퇴직금 정산누락액 6,983,490원)을 미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위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을 제4, 5, 6,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상 차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이 규정한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이 적정하지 않은 방법을 통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상 차별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관리직, 사무직 및 무기계약직에 대하여 기존의 정년 연령을 만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1> 도달 2년 전부터(관리직) 또는 2년 전이 속한 익월부터(사무직 및 무기계약직) 기본연봉의 10%를, 정년 1년 전부터(관리직) 또는 1년 전이 속한 익월부터(사무직 및 무기계약직) 기본연봉의 15%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인바,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조정하는 대신 고용기간을 연장하여 근로자의 안정적인 정년을 보장하여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는 근로 능력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를 추가로 부여함과 동시에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도입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으로 하여금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채용의 감축 등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 아니라 노동조합 또는 과반수 근로자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정년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관리직으로 승격된 원고의 정년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유리한 정년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관리직, 사무직 및 무기계약직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기존 정년인 58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90%, 85%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피고의 관리직, 사무직 및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기존 정년인 만 58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률은 10%, 15%로 보수의 삭감 정도가 크지 않다.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는데, 원고가 요구하는 수준의 대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에게 임금피크제 시행 전월부터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퇴직금 손실을 방지하려고 조치하였다(피고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인상되거나 복리후생이 확대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직전인 2015. 7. 21.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 교사직에서 적용되는 관리직으로 승격되었는데, 당시 원고는 ‘교사직 직원의 관리직 승격 시 피고의 인사규정 제31조 제1항에 의하여 정년이 “만 60세가 달하는 날이 속하는 학기의 말일”에서 “만 58세가 달하는 날이 속하는 학기의 말일”로 조정되는 것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하여 본인의 관리직 승격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관리직 승격 동의서(을 제5호증)를 작성․제출하였다.
교사직에서 관리직으로 승격되는 경우, 정년은 2년 줄어드는 반면, 통상 급여가 인상되고 업무운영비 및 교통비가 지급되는 등 처우가 상승하며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바, 원고는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 관리직으로의 승격에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교사직에서 관리직으로의 승격 시 승격 대상자에게 불리한 점과 유리한 점이 공존하고 있는 점, 이에 피고는 승격 대상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 승격 인사발령을 내린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에 대한 승격 인사발령도 원고의 동의를 받아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직전인 2015. 7. 21. 원고에 대하여 교사직에서 관리직으로의 승격 인사발령을 내렸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편법을 동원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를 연령으로 차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윤현정(재판장) 김지향 김현진
각주1) 관리직의 경우는 만 60세가 달하는 날이 속하는 학기의 말일, 사무직 및 무기계약직의 경우는 만 60세가 달하는 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