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 사실오인
G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않아 확정되었고, 원심법정에서 화가 나 사실상 D에게 해고통보를 하였다고 진술한 만큼, 진의에 의하여 D을 해고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D도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권고사직으로 처리해 주겠다는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D에게 실업급여를 받게 할 목적으로 자발적 퇴사를 권고사직으로 처리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D은 자발적 의사로 퇴직하여 실업급여를 수급할 자격이 없었다고 보인다. 또한, 피고인이 경영권 분쟁으로 대표이사에서 해임된다고 하더라도 E과 F에 대한 해고가 예정되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오히려 E과 F의 자발적 의사와 판단으로 사직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그 사직 후 3일이 지나 G이 설립하여 운영하던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에 근무하면서 실업급여를 수급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약식명령에 대하여 억울하지 않아 정식재판청구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E과 F가 스스로 퇴직하였음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권고사직으로 처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도 김포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서 2020. 3. 15.부터 2021. 12. 24.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자이다. D은 2021. 10. 25.부터 2022. 3. 23.까지 실업급여를, E은 2021. 12. 31.부터 2022. 2. 4.까지 실업급여를, F는 2021. 12. 31.부터 2022. 2. 4.까지 실업급여를 각 받은 사람이다.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육아휴직 급여 및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인척관계인 D, E, F에게 실업급여를 수급하게 할 목적으로 C의 대표이사 직분을 이용하여 사업주의 권고사직이 없었음에도 권고사직이 있었던 것처럼 상실·이직 신고 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피고인의 조카인 D은 2021. 10. 18. 경기지청 용인고용센터에 수급자격신청서를 제출하여 허위로 수급자격을 인정받고, 같은 고용센터에 2020. 11. 1. 실업인정신청서를 제출하여 실업(구직)급여 480,960원을 부정수급하는 등 총 6회에 걸쳐 실업(구직)급여 총 9,018,000원을 부정수급하였으며, 피고인의 시아주버님인 E은 2021. 12. 24. 경기지청 용인고용세터에 수급자격신청서를 제출하여 허위로 수급자격을 인정받고 같은 고용센터에 2022. 1. 7. 실업인정신청서를 제출하여 실업(구직)급여 480,960원을 부정수급하는 등 총 2회에 걸쳐 실업(구직)급여 총 2,164,320원을 부정수급하였으며, 피고인의 동서지간인 F는 2021. 12. 24. 경기지청 용인고용센터에 수급자격신청서를 제출하여 허위로 수급자격을 인정받고 같은 고용센터에 2022. 1. 7. 실업인정신청서를 제출하여 실업(구직)급여 480,960원을 부정수급하는 등 총 2회에 걸쳐 실업(구직)급여 총 2,164,320원을 부정수급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판시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D, E, F(이하 ‘D 등’이라 한다)와 공모하여 D 등이 실업급여를 부정하게 수급하도록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D 등에게 실업급여를 수급하게 할 목적으로 C의 대표이사 직분을 이용하여 사업주의 권고사직이 없었음에도 권고사직이 있었던 것처럼 상실·이직신고 하였다.’는 점만이 명시되어 있고, 그 외에 피고인이 D 등과 공모하여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사실관계는 적시되어 있지는 않다.
D이 퇴사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본다.
D의 작은 아버지인 G은 피고인의 남편이자 C의 전무로서 피고인과 C를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자신의 조카인 D을 C에 취직하도록 하였다. D은 2021. 9. 24. 아침에 G에게 코로나 백신을 맞고 쉬겠다고 이야기 하였고, 이로 인하여 G과 큰 말다툼을 하게 되면서 결국 G은 D에게 회사에서 나가라고 이야기하며 사실상 해고 통보를 하였다. 피고인은 이러한 사실을 같은 날 알게 된 후 D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이야기 들었다. 미안하게 되었다. 백신 맞고 쉬어라”고 보냈다.
G이 D에게 사실상 해고 통보를 한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거나, D을 회유하며 다시 회사에서 일하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 사실은 없다. D 역시 G으로부터 회사를 나가라는 말을 듣고, 다시 C에 출근하지 않았고, 2021. 9. 28.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21. 10. 15. D에 대한 이직확인서에 이직사유를 ‘회사불황으로 인한 인원감축’이라고 기재하였다.
D의 아버지인 E은 2021. 9. 24. 오전에 D에게 “작은 아버지를 남으로 생각하고 3개월만 참으라.”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 D은 2021. 9. 26. E에게 “저는 거기 가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없고 갈 일도 없고 실업급여 받으면서 여기서 출발할 거예요.”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D이 G으로부터 사실상 해고통보를 받은 이후의 사정이고, 피고인도 G의 결정을 알고 난 후에도 D에게 회사에 다시 나올 것을 제의하지 않아 G의 결정을 추인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바, D이 자진해서 퇴사하였음에도 피고인이 권고사직 처리를 해 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D에 대한 권고사직의 실질이 사실상 해고라 하더라도 ‘중대한 귀책사유로 해고된 피보험자로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고용보험법 제58조 제1호의 나.목 및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1항과 별표 1의2)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수급자격이 제한되는 경우도 아니다.
E, F의 퇴사 경위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피고인의 계모, 이복형제와 C 경영권과 관련하여 법적 분쟁을 벌이게 되었고, 피고인의 계모와 이복형제는 2021. 8. 24. 법원에 피고인과 G에 대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구하는 비송신청을 하여 2021. 12. 10. 인용결정을 받았다. 피고인의 보유한 C 주식 비율이 부족하여 위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인과 G의 해임이 결정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피고인의 인척인 E과 F가 C에서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고, E과 F에게 C에서 사직할 것을 권고하였다. E과 F도 이를 받아들여 2021. 12. 17. 퇴사하였고, 2021. 12. 24. 경 기지청 용인고용센터에 수급자격 신청을 하였다.
피고인이 E, F를 권고사직 처리를 한 점에 관하여 수긍할 수 있고, E과 F가 C에서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E과 F의 C 취업 경위, 피고인과 C 새로운 임원진과의 경영권 분쟁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그 밖에 피보험자와 사업장 등의 사정에 비추어 그러한 여건에서는 통상의 다른 근로자도 이직했을 것이라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로서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사유(고용보험법 제58조 제2호 다.목,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 별표 2의 13호)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
G은 C에서 해임되기 전 2021. 8. 12. ‘H’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였고, E과 F는 C를 퇴사한 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H에서 계속 근로를 제공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E과 F는 원심법정에서 처음부터 H에 취업할 생각은 아니었고, 모친의 부탁에 따라 G을 도와주기 위하여 H에 나가 이사 업무 등 일을 도와주다가 2022년 2월 설날 연휴즈음부터 정식 채용 이야기가 나오던 상태였다고 진술하였다. E과 F는 경기지청 용인고용센터에 2022. 3. 7. 취업신고를 하였는데, E과 F가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일시는 2021. 1. 7.과 2021. 2. 4. 2차례 뿐이다. E과 F가 취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부정하게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는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인식하였다거나 E, F와 공모하였다고 볼만한 직접적인 증거도 찾기 어렵다.
이 법원의 판단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1항은 “사업주와 공모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다음 각 호에 따른 지원금 또는 급여를 받은 자와 공모한 사업주는 각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제4장에 따른 실업급여”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란 고용보험법 제4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음에도 지급받을 자격을 가장하거나 지급받을 자격이 없다는 점 등을 감추기 위하여 행하는 일체의 부정행위로서 실업급여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 그런데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지급받는 자는 고용보험법 제61조에 따른 실업급여 지급 제한, 같은 법 제62조에 따른 반환명령 및 추가징수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1항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실업급여가 부정수급에 해당하는지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지급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허위, 기만, 은폐 등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단순히 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였음에도 급여를 수령한 경우까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1>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결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살펴보면,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는 사정에 더하여 ① 피고인이 D 등과 공모하여 처음부터 명백하게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자격을 가장하거나 지급받을 자격이 없다는 점을 감추기 위하여 사회통념상 허위·기만·은폐 등 부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만한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는 없는 점, ② 검사가 내세우는 사정에 의하더라도 D 등이 단순히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지지 아니하였음에도 실업급여를 수령하였다는 것에 불과하므로,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D 등에게 고용보험법 제62조 제4항에 따라 잘못 지급된 실업급여를 징수할 수는 있어도, 피고인이 D 등과 공모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수령하였다고 인정하여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해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소정의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우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주는 제도인데, D 등이 실제로 C에서 근무하다가 실직한 것은 사실일 뿐만 아니라 D 등을 피보험자로 한 실업급여에 관한 보험료가 정당하게 납부되었다고 보이는 만큼, 이러한 D 등에게 실업급여가 지급되는 것이 그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피고인이 D 등과 공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기재와 같이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하였다는 점은 범죄사실의 구성요건에 관한 것이므로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엄격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D 등에 대한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그 확정된 약식명령의 기판력이 피고인에게 미친다고 할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D 등과 공모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D 등으로 하여금 실업급여를 지급받도록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를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환(재판장) 진원두 신순영
각주1) 구직급여에 관한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1두2270 판결, 육아휴직급여에 관한 대법원 2017. 8. 23. 선고 2015두51651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