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10월에, 피고인 B을 벌금 300만 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들
사실오인, 법리오해
노동조합을 조직하려는 근로자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인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및 노동조합 조직 또는 운영 개입으로 인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과 관련하여, 피고인 A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D조합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업무를 방해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을 징계조치한 것이지, 이들의 정당한 노조활동에 개입하거나 노조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가한 것이 아니다.
단체교섭 거부 또는 해태로 인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과 관련하여, 사측이 노측에 교섭장소를 D조합 사무실 혹은 N 노동조합 O분회 사무실에서 개최하자고 요구하였음에도 노측이 '사측과 노측 사이에 부산과 인천에서 한 번씩 교차개최하기로 하는 구두합의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거절한 것이어서, 피고인 A이 단체교섭 자체를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한 것은 아니다.
업무상횡령의 점과 관련하여, 공소사실 기재 각 사건의 당사자에는 D조합도 있었는바, D조합와 일괄하여 소송대리인을 선임한 것이지, 피고인 A 개인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10개월 및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에 대한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와 관련하여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위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A이 직위해제·징계해고등을 통해서 노동조합에 가입하려고 한 본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를 한 사실 및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인 A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들에 대한 업무상횡령죄와 관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이 피고인 A의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 등 및 개인 비위와 관련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지출하게 한 변호사비용, 소송비용은 피고인 A의 개인적인 비용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법인인 피해자의 자금으로 지급한 것은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법리
원칙적으로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는 변호사 선임료는 단체 자체가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에 한하므로 단체의 대표자 개인이 당사자가 된 민·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단체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분쟁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관계는 단체에게 있으나 법적인 이유로 그 대표자의 지위에 있는 개인이 소송 기타 법적절차의 당사자가 되었다거나 대표자로서 단체를 위해 적법하게 행한 직무행위 또는 대표자의 지위에 있음으로 말미암아 의무적으로 행한 행위 등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한 경우와 같이, 당해 법적 분쟁이 단체와 업무적인 관련이 깊고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단체의 이익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하거나 고소에 대응하여야 할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단체의 비용으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있다(대법원 2011. 9.29. 선고 2011도4677 판결, 2006. 10. 26. 선고 2004도6280판결 등 참조). 반대로 법인 자체가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소송의 수행이 법인의 업무수행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 변호사 선임료를 법인의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을 것이나, 그 소송에서 법인이 형식적으로 소송당사자가 되어 있을 뿐 실질적인 당사자가 따로 있고 법인으로서는 그 소송의 결과에 있어서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소송의 수행이 법인의 업무수행이라고 볼 수 없어 법인의 비용으로 이를 위한 변호사 선임료를 지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도967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변호사 선임비용 중 D조합에 대한 부분의 범위 내에서는 피고인들이 D조합를 위하여 지출한 것으로 보이고, 이 부분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횡령죄를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일부 이유 있다.
결국 각 변호사 선임비용 중 D조합에 관하여 지출한 부분의 범위 내에서는 각 횡령죄를 인정할 수 없음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 제1항의 경우 피고인 A 및 D조합가 근로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한 변호사선임비용 지출에 관한 것으로, 고소 내용에는 D조합에 대한 업무방해도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 제2항의 경우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피고인 A 및 D조합가 공동피고가 된 사건에 대한 변호사선임비용 지출에 관한 것으로, D조합에 대한 청구원인에는 피고인 A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책임뿐만 아니라, '고충전담창구 등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등의 D조합 자체의 업무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 공소사실 제3항의 경우 피고인 A 및 D조합가 공동원고가 된 사건에 대한 변호사선임비용 지출에 관한 것으로, D조합의 청구원인은 D조합의 사회적 평가가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이 부분 공소사실 제4항의 경우 피고인 A 및 D조합가 피고소인으로 된 사건에 대한 변호사선임비용 지출에 관한 것으로, D조합는 양벌규정을 이유로 공소제기되어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직권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각 업무상횡령죄의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지만,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각 변호사 선임비용 중 피고인 A과 관련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지출하게 한 변호사비용, 소송비용은 피고인 A의 개인적인 비용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법인인 피해자의 자금으로 지급한 것은 업무상횡령에 해당한다. 다만, 각 변호사 선임비용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과 D조합에 대한 부분의 금액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피고인들이 횡령한 금액은 불상의 금액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인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 없이 각 횡령 금액을 불상의 금액으로 하여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들의 횡령금액을 불상의 금액으로 하여 각 업무상횡령죄를 인정한다.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업무상횡령 부분 중 D조합와 관련하여 지출한 변호사 비용 등의 범위 내에서는 피고인들의 주장이 이유 있고,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로 판단하여야 함에도 이와 달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횡령죄 부분 및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은 위와 같은 파기 사유가 있는데, 원심은 피고인 A에 대하여 무죄로 인정되는 부분과 나머지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피고인들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