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정144
판결선고
2025. 6. 18.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 서구 B에 주소를 두고 상시 근로자 45명을 사용하여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근로기준법 제1항 1호와 관련된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및 제2호로부터 제4호까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4. 5. 2.부터 2024. 5. 23.까지 근로 한 C과 2024. 5. 2.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제2호로부터 제4호까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C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각 문자메시지(순번 6번, 10번, 22번)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선고유예할 형
벌금 30만 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만 원)
선고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소년법 제60조 제3항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피고인이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요한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인사 및 노무 관련 조직과 규정 등을 정비한 후 가까운 시일 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 · 교부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그 전날 퇴사한 C을 제외한 나머지 신규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2024. 5. 24.경 근로계약서를 작성 · 교부한 것으로 보이고 같은 날 C에게도 그와 같은 양식의 근로계약서를 제시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법령 위반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피고인은 그동안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등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C의 동의를 얻어 추후 사업장 내 인사 및 노무 관련 조직 및 규정 등을 정비한 이후 새롭게 마련될 근로계약서 양식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작성 · 교부하기로 하였는데 C이 갑자기 퇴사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단순히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른 서면의 교부가 지연된 것일 뿐, 피고인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을 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고의가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할 의무를 위반하였고 그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용자는 임금의 구성항목 · 계산방법 · 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유급휴일, 연차 유급휴가를 명시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근로조건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근로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여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근로조건의 명시 및 그 서면의 교부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C과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임금의 세부사항과 소정근로시간 등 중요한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이상, 이로써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 교부의무 위반의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
C은 2025. 5. 2.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피고인은 C과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C의 동의 하에 인사 및 노무 관련 조직 및 규정을 정비한 후 새롭게 마련된 근로계약서 양식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작성 · 교부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C은 경찰 조사에서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거짓말입니다."라고 부인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직원인 D 상무이사가 C을 면접하고 채용을 결정할 때 C에게 위와 같은 사정으로 추후 근로계약서를 작성 · 교부할 것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는 것처럼 주장하나, 정작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D는 2024. 5. 19. C으로부터 급여가 적어 퇴사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C에게 급여 인상 등을 제안하며 설득했으나 결국 실패한 후 C으로부터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의무 위반을 지적받자 C에게 "근로계약서는 대표님 변경하고 법무사 통해서 작성 중이라고 저희가 말씀드려서 이번 달 안에 쓰실 거라고 했다고 하던데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위 문자메시지는 그 문언상 C과 근로계약서를 추후에 작성할 것을 합의한 사람은 D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이고 D는 그 사실을 그 다른 누군가한테서 들었다는 의미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피고인이 직접 또는 직원을 통해 C으로부터 근로계약서를 나중에 작성 · 교부하기로 하는 데 대하여 동의를 받았다고 선뜻 인정하기 어렵다.
설령 피고인의 변소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임금의 세부사항, 소정근로시간 등 중요한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은 반드시 근로계약서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근로계약서 양식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중요한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데에 불가피한 사유 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2024. 3. 27.경 이미 노무사로부터 근로계약서 양식 초안을 교부받은 상태로 보이는데,그로부터 1개월 이상이 경과할 때까지 여전히 근로계약서 양식이 마련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한편,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2024. 7. 22. 제출한 진정서에 "2024. 5월은 주문량이 많아 매우 바쁜 시기여서 근로자들의 초과근무가 많은 시점이었고 2024. 5월 입사자의 경우 새롭게 급여를 설계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려던 중이었기 때문에 구두 상 근로조건을 설명하고 입사일 이후 급여를 설계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려던 상황이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C이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할 당시 아직 임금의 구성항목과 계산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등 중요한 근로조건이 확정되지 못한 상태였고 추후 근로자들의 초과근무 상황을 검토한 후 이를 확정하기 위하여 근로계약서 작성을 미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추후 중요한 근로조건이 변경될 예정이라는 사정도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을 불가피한 사유 또는 정당한 이유로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중요한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그렇게 할 만한 불가피한 사유나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그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인정된다.
판사 이창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