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에 대하여 판결이 확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사건의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으므로 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 미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6. 11.경부터 2020. 3.경까지 인천 서구 B에 있는 금융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C조합의 이사장으로 재직하였고, 부당해고된 직원들을 복직시키라는 취지의 D중앙회의 시정지시 및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위 직원들을 복직시키지 않았다는 등의 사유로 2020. 3. 9.경 개최된 D중앙회의 제재심의에서 통상의 '파면'에 해당하는 '개선'으로 의결되었으며, 2020. 3. 9.경 D중앙회에 이사장 사임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17. 6.경 그 즈음 유방암 수술 이후 복직한 C조합 근로자 E 등을 포함한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가슴을 주물러야 한다. 남편에게 주물러달라고 해라'는 취지의 말을 하여 위 E 등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
한편 C조합 근로자 F, G, H, I, J, K, L, 위 E(이하 '본건 근로자'라고 함) 등은 2017. 9.경 피고인의 위 E에 대한 성희롱 발언 등의 비위에 관하여 행정안전부에 고충민원을 제기하고 2018. 4.경 위 비위에 대해 인천지방법원에 공소제기가 되었으며, 2018. 1.17.경 M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2018. 2. 1.경 M 노동조합 서인천분회를 설립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18. 7. 30. 및 2019. 9. 11. 본건 근로자 6명에 대해 직위해제를 하였고, 이후 본건 근로자들은 2018. 9. 28.경부터 2018. 10. 27.경까지 총 4회에 걸쳐 C 조합 사무실 앞 등의 장소에서 위와 같은 근로자들의 연찬회 접대사실, 피고인의 위 성희롱 발언 등에 대한 내용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집회에 참여하였고, 피고인은 위 E가 성희롱 피해 발생에 항의한 것 등에 대응하여 이사회 의결을 거쳐 2018. 11. 23.경 위 E 등을 징계해고하였다(명목상 사유는 '집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표하여 성실의무위반' 등).
한편 본건 근로자들에 대한 위 2018. 11. 23.자 징계해고 당시 징계사유를 사전에 고 지하지 않고 관련자인 피고인이 의결 절차에 참여하는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었고 본건 근로자들이 2018. 12.경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징계해고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위 징계해고가 부당노동행위로 판정될 가능성이 있자, 피고인은 2019. 1. 25.경 이사회를 거쳐 기존 징계해고를 위와 같은 절차상 이유로 취소함과 동시에 위 E 등 본건 근로자들을 직위해제하고 2019. 2. 21.경 이사회 의결을 거쳐 위 E 등 본건 근로자 7명을 징계해고하였다(명목상 사유는 '불법시위에 따른 영업방해, 명예훼손' 등).
이로써 피고인은 위 E에 대하여, 2018. 11. 23.경 징계해고를, 2019. 1. 25.경 직위해제를, 2019. 2. 21.경 징계해고를 각각 함으로써 성희롱 피해를 입은 근로자 이자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한 위 E에게 해고의 불이익 조치 및 직위해제의 부당한 인사 조치를 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2025. 3. 21. 인천지방법원 2023노3993호[1심 인천지방법원 2020고단1849,2022고단124(병합)]로 '피고인은 C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한 사용자로서 E 등에 대하여 2018. 11. 23.경 징계해고, 2019. 1. 25.경 직위해제, 2019. 2. 21.경 징계해고를 함으로써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함과 동시에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등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적용법조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제81조 제1호]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이 2025. 3. 29.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에서의 피고인의 E에 대한 행위와 이 사건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위반에서의 피고인의 E에 대한 행위는 피고인의 1개의 행위가 실질적으로 수개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로서 그 각 죄는 1개의 행위가 2개의 범죄로 되는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공소사실이나 범죄사실의 동일성 여부는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그 규범적 요소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7081 판결, 대법원 1996. 6.28. 선고 95도1270 판결 등 등 참조). 면소판결의 대상이 되는 범죄사실은 확정판결의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것이어야 하고, 이때 범죄사실의 동일성은 기본적 사실 동일성의 입장에 따라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충분하다<1>.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확정된 위 판결의 범죄사실은 피고인이 2018. 11. 23.경 징계해고, 2019. 1. 25.경 직위해제, 2019. 2. 21.경 징계해고 등을 하였다는 것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한 행위에 해당하고, 확정된 위 판결의 범죄사실은 'E 등이 피고인의 근로자들에 대한 성희롱 발언 등에 대한 내용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거나 관련 내용을 주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집회에 참여한 것에 대하여, 피고인은 근로자 E에 대하여 "집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성실의무위반", "명예훼손" 등을 명목상 사유로 하여 위와 같이 징계해고 등을 하였다'는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성희롱 피해를 입은 근로자이자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한 E에게 해고의 불이익 조치 및 직위해제의 부당한 인사 조치를 하였다'는 것으로, 확정된 범죄사실과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피고인이 E 등의 성희롱 피해 발언 등과 관련되어 E에 대하여 한 동일한 인사 조치에 대한 것이어서 그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확정판결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따라 면소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 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원두(재판장) 신순영 이수환
각주1) 주석 형사소송법(Ⅲ)(제6판), 한국사법행정학회(2022), 749(BD)].¦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