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선정자 D이 2010. 6. 1.부터 2019. 1. 4.까지,
선정자 E이 2010. 6. 1.부터 2020. 1. 3.까지,
선정자 F이 2010. 6. 1.부터 2019. 1. 3.까지,
각 기간 중 최저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분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선정당사자)들과 선정자 G, H, I, J, K의 각 청구 및 선정자 D, E, F의 각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및 임금의 지급 방식
피고는 택시여객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 등은 별지. ‘청구금액’ 기재 표의 ‘입사일자’란 기재 각 일자에 피고에 입사하여 택시근로자로 근무하다가 같은 표의 ‘퇴사일자’란 기재 각 일자에 퇴사한 자들이다.
원고 등은 ①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지급되는 ‘고정급’과, ② 원고 등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 중 피고에게 납부하는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수입금인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다.
임금협정 및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등
피고의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고만 한다)은 피고와 매년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하고, 임금협정을 개별적으로 특정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임금협정이 적용되는 연도로 이를 특정한다)을 체결하면서 해당 연도의 소정근로시간을 합의하였는데, 2005년 임금협정 당시까지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은 1일 근로시간 7시간 20분, 1주 근로시간 44시간, 1월 근로시간 220시간이었다.
한편, 국회는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최저임금법을 개정하여 택시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임금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하였으며, 위 특례조항은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익산시 지역에서 시행되었다<1>.
피고는 노동조합과 2009년 중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을 1일 근로시간 6시간 40분, 1주 근로시간 40시간, 1월 근로시간 209시간으로 하는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2010년 중에는 노동조합과 소정근로시간을 1일 근로시간 4시간, 1주 근로시간 24시간, 1월 근로시간 120시간으로 정한 임금협정<2>을 체결하였다. 그 이후에도 피고는 노동조합과 아래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으나, 위 기간 중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은 단축되지 아니하였고 근무형태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6, 26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항변 등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선정자 D, E, F이 피고와 위 선정자들의 임금채권이 모두 정산되었고, 이에 대하여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를 하였는바, 위 선정자들의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33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선정자 D은 2019. 1. 4., 선정자 E은 2020. 1. 3., 선정자 F은 2019. 1. 3., 위 선정자들이 피고에 각 입사한 날부터 위 각 작성일자까지 피고와의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임금채권이 모두 정산되었음을 확인하며, 향후 이와 관련하여 민·형사·행정상 어떠한 청구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확약서(이하 ‘이 사건 각 확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선정자 D, E, F은 위 각 확약서를 작성하는 날까지 발생한 임금의 존부 및 액수에 관하여 어떠한 형태로도 다투지 아니하겠다는 취지의 부제소합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선정자 D, E, F이 손해배상 내지 부당이득의 형태로 위 각 확약서를 작성한 날까지의 최저임금 미지급분 및 이에 상응하는 퇴직금의 미지급분을 구하는 부분은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원고의 재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선정자 D, E, F이 피고의 강박에 의하여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이 사건 부제소합의는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3>, 원고들이 제출한 갑 제38 내지 4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위 선정자들에게 이 사건 각 확약서를 작성하도록 강박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원고들의 위 재항변은 이유 없다.
판 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최저임금의 상승,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등으로 최저임금 지급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2009년을 기점으로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실제 근로형태나 운행시간 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통하여 ‘고정급’의 산정기준인 소정근로시간만을 지속적으로 단축하는 방법으로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액의 기준에 맞추어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합의는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를 잠탈하는 탈법행위로 무효이다.
따라서, ① 원고 등은 피고가 최저임금법에 위반한 불법행위를 범하여 근로기간 동안 받아야 했던 정당한 임금과 실제로 지급된 임금의 차액인 별지. ‘청구금액’ 기재 표의 ‘차액’ 중 ‘최저임금’란 기재 각 돈과, 정당한 임금을 전제로 산정된 퇴직금과 실제로 지급된 퇴직금의 차액인 위 표의 ‘차액’ 중 ‘퇴직금’란 기재 각 돈을 지급받지 못한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등에게 위 각 돈을 배상할 의무가 있으며, ② 피고는 원고 등에게 정당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에 따라 원고 등이 받지 못한 위 각 돈 상당액을 부당이득하였으므로, 위 각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에 원고 등은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①) 및 부당이득반환청구권(②)에 기하여 선택적으로, 위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별지.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4>.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구 최저임금법(2012. 2. 1. 법률 제112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위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등 참조).
판단
2009년 임금협정 부분
살피건대, 피고와 피고 근로자들의 노동조합이 2005년 임금협정 당시 소정근로시간을 1일 7시간 20분, 1주 44시간, 1월 220시간으로 합의하였다가, 2009년 임금협정 당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1주 40시간, 1월 209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으로 합의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위 임금협정이 최저임금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체결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2009년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인 2009. 1. 12.부터 2010. 1. 11.까지 적용되는 것인 점, ② 2006. 7. 1.부터 시행한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1일 근무시간을 6시 40분으로 규정하고 있었던 점(제17조), ③ 근로기준법이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1주간 근로시간이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개정되었는데, 위 개정 규정은 상시 100인 이상 30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는 2006. 7. 1.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던 점(위 개정법률 부칙 제1조 제3호)<5>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규제를 준수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2006년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가 이를 2009년 임금협정에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후 임금협정 부분
앞서 든 증거, 을 제2 내지 12호증, 제1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0년 및 그 이후의 임금협정(이하 이를 통칭하여 ‘2010년 임금협정 등’이라 한다)과 관련하여 피고에게 불법행위의 성립을 위한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택시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됨에 따라 고정급의 주요 재원이 되는 사납금을 증액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되는 반면, 정액사납금제 택시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고정급이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사납금이 증액되는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반드시 총수입이 증가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경기가 좋지 않는 경우 자칫 사납금 부담으로 인하여 종전보다 손실을 볼 가능성도 없지 아니하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피고에 처음 적용되는 2010년에 대한 임금협정 당시에도 피고측과 피고 근로자들의 노동조합측 모두 이 사건 특례조항으로 인하여 기존에 설정된 1일 오전사납금 40,000원, 오후사납금 52,000원을 크게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함을 전제로 위 사납금을 각 15,000 ~ 18,000원의 범위 내에서 인상하자는 노동조합측 의견과 적어도 각 21,000원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피고측의 의견이 크게 대립하였고, 그 과정에서 위 (1)항과 같은 사유로 사납금 증액 여부를 둘러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사납금을 증액을 최소화하면서 최저임금법 저촉 문제를 피하고, 택시근로자로서도 사납금 증액을 최소화하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2010. 8. 28. 사납금은 3,000원만 인상하는 것으로 하여 인상을 최소화하되,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1월 120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협정 가합의서를 체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사납금과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2010. 9. 1.부터 시행하였다.
이와 같은 협의의 진행경과, 내용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오로지 자신의 일방적인 이익만을 위하여 2010년 임금협정의 체결을 강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택시근로자들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반영하여 이를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0년 임금협정 이후 노사간에 체결된 각 임금협정도 다르지 아니한데, 각 임금협정은 모두 2010년 임금협정 당시 합의하였던 소정근로시간을 바탕으로 당시 익산 지역 택시시장 및 택시요금의 변화, 배차시간의 조정, 승사시스템 변경 등의 사유를 반영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조정한 것이었고, 2020년 임금협정도 2019년 임금협정에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1월 120시간으로 종전보다 연장한 것이었다. 이처럼 2010년 임금협정 등은 모두 노사 양측이 상호간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조정하여 도출한 결과물인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임금협정 등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규제를 잠탈하는 탈법행위가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위 각 임금협정 당시에는 명시적인 판례나 정부의 지침 등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대법원의 2019. 4. 18.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비로소 정리되었다. 더욱이 2010년 임금협정 등은 모두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측의 이익만을 위하여 일방적으로 체결된 것이 아니라 노사 상호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반영하여 합의한 결과물인바, 이처럼 택시근로자들의 이해관계를 충분히 반영한 합의가 최저임금법상 규제를 잠탈하는 위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지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법률전문가라 하더라도 이를 쉽게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위 각 임금협정 당시 피고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 다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위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유효·적법하다고 보아 실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으로 믿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믿음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관한 판단
부당이득 반환 의무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으면서 상대방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인정되는바,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최저임금법의 입법취지를 잠탈하여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 등에게 정당한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였더라면 지급했어야 할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할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일 뿐, 이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 등에게 미지급한 임금 내지 퇴직금 상당액에 대하여 이를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는 이후 위 임금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됨에 따라 피고가 원고 등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채무를 면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다르지 아니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6>.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덕(재판장) 박상곤 강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