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4개월에, 피고인 B 주식회사를 벌금 8,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판결
사건
2021고단320
판결선고
2022. 7. 5.
범죄사실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B'이라 한다)는 전북 순창군 C에서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사업자이고, 피고인 A은 위 법인의 대표이사이다.
피고인 A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공사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때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
피고인은 전남 담양군 D 소재 E 신축공사를 건축주인 F 주식회사로부터 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하면서, 2020. 5. 20.경<1> 위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골조공사(이하 '이사건 공사'라 한다)를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주식회사 G에 하도급을 주었고, 주식회사 G은 이 사건 공사를 다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H에게 재하도급 주었으며, H은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 피고인은 2020. 9. 5.경부터 같은 해 9. 13.경까지 H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I에 대한 임금 1,008,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H에게 고용되어 위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48명에 대한 임금 합계 63,333,01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건설산업기본법위반
수급인은 건설산업기본법 제16조의 시공자격을 갖춘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제1의 가. 항 기재와 같이 전남 담양군 D 소재 E 신축공사를 건축주인 F 주식회사로부터 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하면서, 2020. 5.경 이 사건 공사를 그 시공자격을 갖추지 아니한 주식회사 G에 하도급 주었다.
피고인 B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의 가. 항 기재와 같이 근로기준법 위반행위를 하였다.
건설산업기본법위반
피고인은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의 나. 항 기재와 같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J의 일부 법정진술
K에 대한 각 진술조서
각 진정서, 진정인 진술조서, 진정인 연명부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증거목록 순번 66번), 건설업등록 확인서, 건설업등록증, 내용증명에 따른 답변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사실 통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사실, 법인진술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각 구 근로기준법(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임금체불의 점), 구 건설산업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136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96조 제4호, 제25조 제2항(무자격업체에 대한 하도급의 점), 각 징역형 선택
피고인 B: 각 구 근로기준법(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5조,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임금체불의 점), 구 건설산업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136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2항, 제96조 제4호, 제25조 제2항(무자격업체에 대한 하도급의 점)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죄질 및 범정이 가장 무거운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집행유예
피고인 A: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B: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건설산업기본법위반 부분
주장의 요지
피고인 A은 주식회사 G의 시공자격 여부에 대하여 전혀 인지하지 못하였으므로, 고의가 없다.
판단
건설산업기본법이 '수급인은 해당 건설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을 등록하는 등 시공자격을 갖춘 건설사업자에게 하도급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이를 위반한 경우 벌하는 취지는, 하도급을 주는 경우 그 업체가 시공자격을 갖추었는지 확인하는 의무를 수급인에게 부과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수급인이 하도급을 받는 업체가 시공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을 알면서 하도급한 경우는 물론, 그 업체가 시공자격을 갖추었는지 확인하지 아니하고 하도급한 경우도 처벌 대상이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A이 주식회사 G의 시공자격 여부에 대하여 별다른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피고인의 주장 자체로도 자신은 서류 작업만 해줄 생각이었다는 것이어서, 주식회사 G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취지이다). 또한 건설 관련 사무에 상당기간 종사한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은, 주식회사 G이 왜 직접 F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피고인 B을 중간에 낀 형태로 공사를 진행하려는 것인지,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이 부분 범죄사실을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위반 부분
주장의 요지
피고인 A은 H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는데, H이 이를 횡령하였다. 따라서 임금체불에 관한 고의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09조는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한 직상 수급인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취지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적용을 받는 직상 수급인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 경우와 달리 자신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수급인의 임금 미지급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책임을 부담하고,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에는 함께 책임을 면하게 된다. 이와 같은 위 조항의 입법 취지와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지고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면,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9012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A이 H에게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임금을 포함하여 상당한 금액의 금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그러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실제 근로자들이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인 피고인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피고인이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가 유무죄 판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게다가 검사가 피고인들 측 증인인 J에 대한 반대신문과정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피고인 A이 피고인 B의 직접 계약 상대방인 주식회사 G이 아닌, 개인 H에게 금원을 지급한 것이 원칙적인 모습이라고 보기도 어려워서, 피고인 A에게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기도 곤란하다. 결국 피고인 A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2>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무자격업체에 대한 하도급으로 인한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에 대하여는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사실에 양형기준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1995년에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은 뒤 동종 범죄전력이 없다. 앞서 주장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언급하였듯이 피고인이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경우 체불된 임금액 규모가 상당하고, 피해자도 다수이다. 건설산 업기본법위반죄의 경우 건설공사의 안전한 시공을 담보하고자 하는 그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또한 피고인은 이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다수 있다(다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은 없다).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을 감안하여 징역형을 선택한다. 다만, 이 사건 범행의 경과를 적극적으로 참작하여 앞서 본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에 대한 권고형 범위의 하한을 다소 벗어난 징역 4개월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하기로 한다.
피고인 B
피해 규모와 사건 구조 등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은 형을 선고한다.
판사 이원식
별지
각주1) 실제 계약체결일로 수정하여 인정한다.
각주2)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가 정한 직상 수급인은 주식회사 G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같은 조 제2항은 "직상 수급인이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 등을 하고 건설업을 하는 자)가 아닌 때에는 그 상위 수급인 중에서 최하위의 같은 호에 따른 건설사업자를 직상 수급인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주식회사 G이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을 등록하지 않은 업체인 사실은 건설산업기본법위반 부분 범죄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결국 주식회사 G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등록을 한 건설사업자가 아니므로, 주식회사 G의 상위 수급인 중에서 최하위의 건설사업자인 피고인 B이 직상 수급인에 해당한다. 변호인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