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06. 7. 20. 선고 2006고정382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 A 주식회사는 건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공소외 C(주), D(주), (유)E이 발주자인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공동도급·공동이행방식으로 도급받아 시공하는 '고속국도 F 건설공사(G공구)' 중 철근콘크리트공사 및 토공사를 위 C(주)으로부터 재하도급받아 상시근로자 60여명을 사용하여 시공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B은 위 A 주식회사 소속의 현장소장으로 위 공사사업장의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자인바,

가.

피고인 B은, 사업주 또는 사업주를 대리하여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자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화물자동차의 운전자가 운전위치를 이탈하는 때에는 당해 운전자로 하여금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5. 12. 24 10:20경 전북 진안군 H 소재 위 공사현장에서 화물자동차인 덤프트럭 운전기사인 I가 암버럭 운반작업의 상차작업을 위해 덤프트럭을 대기시키고 운전위치를 이탈함에 있어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게 하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나.

피고인 A 주식회사는

위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상피고인 B이 피고인의 업무에 전항과 같이 위반행위를 한 것이다.

2.

판단

가.

사실관계

검사가 제출한 증거 및 진안경찰서장으로부터 송부받은 변사사건 기록에 의하면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화물자동차인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 운전기사인 I가 암버럭의 상차작업을 위해 대기하던 중 위 덤프트럭의 시동을 끄기는 하였으나 브레이크를 걸지 아니한 채 하차하여 위 덤프트럭이 앞 방향으로 움직여 위 덤프트럭 2m 앞에 정차해 있던 (차량번호 2 생략) 덤프트럭 쪽으로 밀려 내려가자 이를 주변에 있던 동료들과 몸으로 막던 중 I의 머리 부분이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의 적재함 뒷부분과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의 앞 패널부위에 끼이게 되어 사망한 사실, 당시 I가 덤프트럭을 정차하였던 도로 부분은 전방하향 기울기가 평균적으로 0.6%(약 0.34도)로 정도여서 육안으로는 식별이 가능한 약간의 경사가 있었고, 얼어있기는 하였지만 빙판길은 아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관련규정

○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3조제1항 내지 제3항, 제24조제1항, 제26조제1항, 제28조제1항, 제33조제1항, 제37조, 제38조제1항 또는 제52조제2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

○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 또는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사용인(관리감독자를 포함한다)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6조의2 내지 제70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동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안전상의 조치) ② 사업주는 굴착·채석·하역·벌목·운송·조작·운반·해체·중량물 취급 기타 작업에 있어 불량한 작업방법등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④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은 노동부령으로 정한다

○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81조 (운전위치 이탈시의 조치)

①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의 운전자가 운전위치를 이탈하는 때에는 당해 운전자로 하여금 다음 각호의 사항을 준수하도록 하여야 한다.

2.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

②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의 운전자는 운전위치에서 이탈하는 때에는 제1항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다.

조치의무위반 여부

검사는 I의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인 B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 4항에 의하여 사업주가 해야 할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81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같은 법 제67조 제1호에 의하여, 피고인 A 주식회사는 같은 법 제71조에 의하여 처벌을 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81조 제1항 제2호가 위 공소사실과 같은 상황에서 사업주가 해야 할 구체적인 안전조치를 규정한 것이고, 피고인들이 이러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우선,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운송 등 기타 작업에 있어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가능한데도 이를 취하지 아니하여 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하여 형사적 책임을 사업주 등에게 부과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로부터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81조 제2항 제2호에서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운전자에게 운전자가 운전위치에서 이탈하는 때에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사업주에게는 위 운전자로 하여금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을 준수하도록 규정하여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것은 그 운전자가 취하여야 할 안전조치사항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만약 운전자가 하역운반기계의 브레이크를 거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사업주 등에게 책임을 지운다면 운전자의 안전조치의무위반에 경우에도 사업주 등으로 하여금 형사상 무과실 책임을 지우는 것이 되어 심히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다음으로, I가 사망하게 된 위 사고는 I가 약간 경사진 도로에서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지 아니함으로써 운전자로서 취하여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안전사고로서 피고인 B에게 위 안전사고의 방지를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결국, 위 안전사고의 발생원인은 전적으로 운전자인 I에게 있었다고 보인다.

결론적으로, 피고인 B이 I로 하여금 운전위치를 이탈함에 있어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게 하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운전자에게 이러한 조치를 취하도록 교육을 하여 운전자에게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환기시키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에 있어서 운전자에 대한 교육불이행과 사고발생 또는 사고발생의 가능성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서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것이라고는 볼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 B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위반이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박범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