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9. 9. 4. 선고 2018구합12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7. 12. 29. 원고에 대하여 한 공무직 근로자 퇴직처리 알림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0. 1. 18.부터 피고의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여 왔는바, 피고와 사이에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이 아닌 사람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공무직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제한속도를 초과하여 자동차를 운행한 과실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를 들이받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7. 5. 23.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으로 금고 1년을 선고받은 후(2017고단36) 항소하여 이 법원에서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2017노803), 이에 다시 상고하였으나 기각되어 그 무렵 판결이 확정되었다(2017도13898, 이하 '관련 판결'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17. 12. 29. 원고에 대하여 피고 공무직 근로자 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제55조 제6호에 따라 관련 판결의 확정일인 2017. 11. 1.자로 당연퇴직됨을 알려드린다는 취지의 알림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6호증, 을 제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의 요지

1)

대상적격의 흠결

피고의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는 사실행위에 불과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2)

피고적격의 흠결

행정소송법 제28조 제1항, 제13조 제1항에 따르면, 당해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 등을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는 특칙이 무효등 확인소송에도 준용되는바,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 소에서는 원고에게 당연퇴직 통보를 하였던 장수군수가 피고가 되어야 하고, 장수군은 피고적격이 없다는 점에서도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이 사건 규정(을 제3호증), B노동조합과 피고가 체결한 단체협약서(을 제1호증) 등에 의하면, 환경미화원은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이 아니어서 지방공무원법 기타 관계 법령상의 지방공무원의 자격, 임용, 복무, 신분보장 등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지 아니하고,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점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환경미화원으로의 채용은 피고(내지 장수군수)가 행정청으로서 공권력을 행사하여 행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 공법상 근무관계의 설정을 목적으로 하여 장수군과 환경미화원이 되고자 하는 자 사이에 대등한 지위에서 의사가 합치되어 성립하는 공법상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두7794 판결 등 참조), 그러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다투고 있는 이 사건 소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소가 항고소송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대상적격에 관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또한, 공법상의 법률관계를 다투는 당사자소송은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 제39조에 의하여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인 국가·공공단체 그 밖의 권리주체만이 피고적격을 가지는 것이지 행정청이 피고적격을 가지는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적격에 관한 본안 전 항변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에 해당하는바, 징계위원회의 심의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절차상 위법이 있고, 원고에게 정상참작의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 부당해고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의 성격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인 이상, 이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에 해당하고, 위 당연퇴직 통보에 관하여 피고가 내부규정인 이 사건 규정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하여 그 명칭과 절차를 다른 일반의 해고와 구분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에 따른 해고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원고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2)

절차적 위법성 여부에 관하여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다른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이는 당연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규정이나 단체협약상 당연퇴직의 절차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당연퇴직의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를 통하여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3)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를 통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규정에 따르면 원고에 대한 관련 판결이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를 통한 근로관계의 종료 역시 해고라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갑 제5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원고는 제한속도 60km/h인 편도 1차로의 도로를 약 94km/h로 진행하여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를 들이받는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 한다)를 일으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이전에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는 사실, 원고의 차량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6,500만 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하여 유족들이 원고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사실(이러한 점 등을 고려하여 항소심 재판부도 1심판결에 따른 형을 금고 1년에서 금고 6월 및 집행유예 1년으로 변경하였다), 퇴근 이후의 업무처리로 인하여 약속시간에 늦게 되어 과속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환경미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원고가 과실로 일으킨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고의 명예나 신용이 훼손된다거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실 및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당연퇴직 통보를 통한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일(재판장) 황윤정 김범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