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0. 1. 9. 선고 2019가합677 판결

주문

1.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4,510,180원과 이에 대하여 2019.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5,910,180원과 이에 대하여 2019.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1)

원고는 2016. 12. 1. 피고와, 계약기간을 2016. 12. 1.부터 2016. 12. 31.까지 1개월, 임금은 일당 5만 원으로 정하여 피고의 SNS 운영 보조요원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2)

이후 원고는 2016. 12.경 피고와, 계약기간을 2017. 1. 1.부터 2017. 12. 31.까지 1년, 임금은 일당 52,000원으로 정하여 피고의 SNS 운영 보조요원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3)

원고는 위 각 근로계약(이하 위 각 근로계약 및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와 2017. 12.경 및 2018. 1.경 체결한 근로계약 전부를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그 계약기간 동안 피고의 군정홍보팀에 소속되어 SNS 운영 보조요원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의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을 운영하였다(이하 '이 사건 업무'라 한다).

나.

기간제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 절차 및 원고의 전환 제외

1)

피고는 2017. 8. 3. 정부의 2017. 7. 20.자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하 '이 사건 가이드라인'이라 한다)'에 따라 '비정규직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이하 '이 사건 전환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였는데, 이에 따라 피고는 위 2017. 7. 20. 당시 소속기관에 재직 중인 기간제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기관 내·외부 인사로 구성되는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였다.

2)

이 사건 가이드라인 및 전환계획에 의하면, 연중 9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로서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시·지속적 업무'는 원칙적으로 정규직 전환 대상이나, 예외적으로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가 있어 불가피한 경우에는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3)

또한 이 사건 가이드라인은 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른 채용방식에 관하여, 현재 근무 중인 전환 채용 대상자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최소한의 평가절차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되, 예외적으로 공정채용이 보다 요구되는 업무에 관하여는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고, 이 사건 가이드라인에 바탕을 둔 이 사건 전환계획 역시 유사한 취지로 정하면서 채용방식에 관하여 '고용승계와 공정채용의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기관별 이해관계자와의 협의 등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4)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 가이드라인의 발표에 따라 2017. 8. 10.경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계약기간 만료 도래자에 대한 조치요령'을 마련하였다. 위 조치요령은 계약만료 기간제근로자의 근무기간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에 의한 정규직 전환의 요건인 2년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2년의 범위 내에서 계약기간을 잠정적으로 연장한 후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의 최종결정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었다.

5)

그 무렵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7. 12. 31.의 근로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으나, 원고와 피고는 2017. 12.경 위 조치요령에 따라 계약기간을 2018. 1. 1.부터 2018. 1. 31.까지 1개월, 임금을 일당 61,000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6)

피고의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이하 '이 사건 심의위원회'라 한다)는 2018. 1. 29. 이 사건 업무의 채용목적과 업무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평가하면서, 'SNS채널 운영활성화, 군정 홍보 및 군민소통 강화를 위해 필요한 업무로서 기간제근로자 (정규직)전환보다는 위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SNS 홍보·마케팅분야 전문인력이 필요(임기제)'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업무를 담당하던 원고에 대하여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비전환결정'이라 한다).

7)

피고는 2018. 1. 31. 소속 실·과·소·읍면장 등 각 부서에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심의결과 확정통보 및 기간제근로자 조치 안내'라는 공문(이하 '이 사건 공문'이라 한다)을 보내는 방법으로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비전환 대상자 중 고령자 및 종료될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제외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2018. 6. 30. 또는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근로계약을 연장하도록 조치하였다. 위 공문에는 비전환 대상자에 대한 조치사항에 관하여 '이의신청 접수(2018. 2. 1. ~ 2. 7.)에 따라 재심의결과 반영 후 조정(이의신청은 해당부서에서 취합하여 제출)'이라고 기재되어 있었고, 이 사건 심의위원회를 수신인으로 하는 이의신청서 양식 및 정규직 전환 포기 동의서 양식이 첨부되어 있었다.

8)

피고는 2018. 1.경 원고와, 계약기간을 2018. 2. 1.부터 2018. 2. 28.까지 1개월 연장하면서 임금을 일당 61,000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고, 원고는 이러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2018. 2. 28.까지 근무하였다.

다.

2018. 2. 14. 임기제 공무원 신규 임용공고

1)

피고는 위와 같이 갱신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중인 2018. 2. 14. 'SNS 홍보·마케팅' 분야에 관하여 1명의 임기제 공무원(이하 '이 사건 임기제 공무원'이라 한다)을 임기 2년으로 정하여 채용할 계획이라는 '임기제 공무원 채용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였다. 위 공고에 따르면, 위 분야의 직무내용 및 자격요건은 아래와 같고, 응시원서 접수기간은 2018. 2. 26.부터 2018. 2. 28.까지 평일 근무시간(09:00 ~ 18:00) 내였으며, 접수방법은 방문접수였고, 응시자가 제출하여야 하는 서류에는 근무기간·담당업무·직위 및 비정규직 등의 경우 주당 근무시간이 명시된 '관련분야 경력증명서 또는 재직증명서 1부(원본)'가 포함되어 있었다.

2)

원고는 이 사건 임기제 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하지 않았고, 위 채용시험 결과 다른 사람이 채용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기제 공무원의 2018. 4. 9.자 인사발령에 따라 2018. 4. 10. 이 사건 임기제 공무원에게 위 1항 기재 직무내용에 기재된 것과 같은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 을 제2, 3호증, 을 제4호증의 4, 을 제5, 6,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의 주장

1)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해당하는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던 원고에게는 이 사건 가이드라인 및 전환계획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는 객관적·합리적인 사유 없이 부당하게 원고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을 거절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았고, 이러한 거절은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최종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8. 2. 28.이 지난 2018. 3. 이후에도 여전히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으므로, 그 지위의 확인을 구한다.

2)

피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는 원고에게 2018. 1. 1.부터 2018. 12. 31.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임금 29,833,000원<1>[= 기본급 15,372,000원(= 일당 61,000원 × 252일) + 상여금 5,124,000원(= 기본급 ÷ 12월 × 4회) + 시간외수당 915,000원 + 명절휴가비 60만 원(= 30만 원 × 2회) + 교통비 120만 원(= 10만 원 × 12월) + 유급휴일수당 3,172,000원(= 일당 61,000원 × 52일) + 연차수당 61만 원(= 일당 61,000원 × 10일) + 4대 보험료 144만 원(= 12만 원 × 12일) + 퇴직금 122만 원(= 일당 61,000원 × 20일)에서 이미 지급된 2018. 1. 급여 1,898,910원, 2018. 2. 급여 2,023,910원을 공제한 나머지 25,910,180원(= 29,833,000원 - 1,898,910원 - 2,023,910원)과 이에 대하여 최종 지급일이 지난 후인 2019.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심의위원회는 향후 전문적인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여 SNS 홍보·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임기제 공무원과 별도로 피고의 SNS 운영을 보조하는 데에 불과한 업무로서 원고가 수행하던 이 사건 업무에 관하여는 근로계약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비전환결정을 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비전환결정에 따라 원고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거나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업무는 이 사건 가이드라인 및 전환계획에서 정한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해당하지 않고, 이에 따라 원고에게 무기계약직 전환 또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가 이 사건 업무와 같이 정규직 전환에서 배제된 비전환 대상자에 대하여도 최초 계약일로부터 2년이 도래하기 전 또는 2018. 6. 30.까지는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음에도 원고 스스로 2018. 2. 28.까지의 근무만을 희망하거나 2018. 6. 30.까지의 갱신을 원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8. 2. 28.경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비전환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을 두고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3.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여기에 기간제법 제5조,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내용 및 입법 취지 등을 더하여 보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참조).

2)

한편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이와 같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특히 사용자가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보유한 기간제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거나 가점 부여 등의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재계약 절차가 아닌 신규채용절차를 통하여 선발되어야만 계약 갱신을 해주겠다고 주장하면서 대규모로 갱신 거절을 한 경우, 이는 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것이므로, 사용자로서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될 경영상 또는 운영상의 필요가 있는지, 그에 관한 근거 규정이 있는지, 이를 회피하거나 갱신 거절의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는지, 그 대상자를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는지, 그 과정에서 차별적 대우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 그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나.

원고에게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는지

제1항의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가이드라인 및 전환계획에서 정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해당하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가이드라인 및 전환계획에 따라 피고가 자신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심의위원회가 당시 이 사건 업무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고, 피고가 이러한 판단에 따라 이 사건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였으나,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수행해 오던 이 사건 업무와 이후 피고가 채용한 이 사건 임기제 공무원이 실제 수행한 SNS 홍보·마케팅업무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②

원고는 2016. 12. 1.부터 2018. 2. 28.까지 1년 3개월 동안 계속하여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해 왔는데, 그 업무가 이 사건 가이드라인의 적용시점인 2017. 7. 20.을 기준으로 향후 2년간 중단될 예정이었다는 등의 사정은 없었다. 오히려 피고는 이 사건 업무를 새로 수행하게 된 이 사건 임기제 공무원의 임기를 2년으로 하여 채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9. 7. 20. 이전에 이 사건 업무가 중단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업무는 이 사건 가이드라인에서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정한 '연 중 9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로서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시·지속적 업무'에 충분히 해당한다.

③

이 사건 가이드라인 및 전환계획은 예외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원고 또는 원고가 수행한 이 사건 업무는 위 제외사유 중 '이에 준하는 사유로서 이 사건 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정한 경우' 외의 다른 제외사유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음은 분명하고, 나아가 '이에 준하는 사유로서 이 사건 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정한 경우'라는 제외사유라는 것도 그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고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원고 또는 이 사건 업무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구체적인 사정이나 자료도 없다.

다.

무기계약직 전환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는지

1)

제1항의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증인 C의 증언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피고가 원고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거절할 나름대로의 유리한 사정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①

이 사건 심의위원회에서는 나름대로 이 사건 업무의 내용과 성격을 고려하여, 이 사건 업무를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 맡기기보다 전문인력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여 맡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비전환결정을 하였고,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을 하지 않았다.

②

이 사건 가이드라인 및 전환계획에 따르면, 이 사건 심의위원회는 업무특성, 기관특성 등을 고려하여 다른 전환제외 사유에 준하는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정할 수 있어,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③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처음 체결할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업무의 수행과 관련하여 전문적인 자격이나 조건을 요구하지 않은 채 원고를 채용함에 있어서도 경쟁채용 등의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고, 단지 'D센터'로부터 원고를 추천받아 면접을 거쳐 채용하였을 뿐이었다.

④

이 사건 심의위원회에서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는데 전문적인 능력이나 자격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거나, 근로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직보다 2년의 임기를 둔 임기제 공무원으로 새롭게 경쟁절차를 통해 채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은 이 사건 업무의 내용이나 성격 등을 충분히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

그러나 제1항의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무기계약직 전환 및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 든 사유나 그 과정에서 취한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라거나 공정하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앞서 든 사정들이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무기계약직의 전환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가 어떠한 특수한 자격 또는 조건을 갖추었다거나 경쟁절차를 통해 채용되어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나, 원고가 그동안 이 사건 업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였다거나 그 업무수행 결과 등이 현저히 불만족스러웠다고 볼 뚜렷한 사정이 없다.

②

원고와 같은 부서에 근무한 C은 이 법정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공문을 보여주기는 하였으나, 원고에게 이 사건 공문을 교부하였거나 구두로 직접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증언하였는데, 이 사건 공문의 기재 및 형식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증인 C의 증언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비전환결정에 대하여 이의할 수 있다는 사실 및 이의기간과 방법 등을 고지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즉, 피고는 피고 소속의 다른 비전환대상자들과 달리 원고에게 이 사건 비전환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부여하지 않았다.

③

원고가 이 사건 공문에 기재된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기간을 2018. 6. 30.까지 연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 이 사건 비전환결정을 통보받고 이의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원고가 2018. 6. 30.까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발적으로 사직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④

비록 이 사건 심의위원회 또는 피고가 이 사건 업무를 '공정채용이 보다 요구되는 업무'로 파악하여 경쟁채용을 통해 임기제 공무원으로 새로이 채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에게는 기존의 근로자로서 무기계약직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보유한 원고를 보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즉, 이 사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경쟁채용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에도 기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기존 근로자에게 가점을 부여하는 형태의 공개 경쟁방식이 권고되고, 피고가 스스로 수립한 이 사건 전환계획 역시 '고용승계'와 '공정 채용'의 조화를 지향하면서 경쟁채용을 하는 경우에도 제한경쟁, 가점부여방식 등을 채택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기존에 사실상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오던 원고에게 당시 별도의 채용계획이 있다거나 이를 위한 채용공고가 이루어졌다는 등의 사실 정도는 고지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함에도 피고는 이러한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의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을 거절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결국 원고는 여전히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4.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여전히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은데, 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2018년도의 임금 항목이나 금액, 지급 시기에 관하여 다투지 않고 있으므로 이를 자백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8. 1. 1.부터 2018. 12. 31.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원고의 임금 28,433,000원(= 기본급 15,372,000원 + 상여금 5,124,000원 + 시간외수당 915,000원 + 명절휴가비 60만 원 + 교통비 120만 원 + 유급휴일수당 3,172,000원 + 연차수당 61만 원 + 4대 보험료 144만 원)에서 이미 지급된 2018. 1. 급여 1,898,910원, 2018. 2. 급여 2,023,910원을 공제한 나머지 24,510,180원(= 28,433,000원 - 1,898,910원 - 2,023,910원)과 이에 대하여 그 최종 지급일이 지난 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9.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퇴직금 122만 원을 추가로 구하나, 원고가 현재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피고에게 위와 같은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고 있음이 분명한 이상, 원고의 근로자 지위가 종료되어야만 지급받을 수 있는 퇴직금 청구는 그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는 이유 있어 받아들이는 한편, 임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치봉(재판장) 최미영 신태광

각주1) 실제 구성항목 금액의 합계는 29,653,000원으로 이는 계산상 착오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