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3. 5. 24. 선고 2023노14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구제명령에 따라 근로계약을 갱신하도록 하는 것은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에게 초과적인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근로계약 갱신은 원상회복을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나.

피고인은 근로자들을 복직시켜 남은 계약기간 만큼 근무하게 할 수 있었음에도 부당한 요구사항을 들며 근로자들을 복직시키지 아니하였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다.

결국 원심 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과 근로자 B, C, D, E, F, G, H, I, J(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 사이에 체결된 자동차판매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에 따른 계약기간은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되기 이전에 이미 모두 종료된 점, ② 관련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상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할 경우 금전적인 손해에 대한 보전을 구하는 것 외에 원직에 복직하는 것은 불가능한 점, ③ 구제명령이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원상회복 이상의 조치를 포함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 대한 구제명령으로써 이 사건 용역계약이 갱신되었다거나, 원상회복을 넘어서 갱신까지 강제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위와 같이 피고인이 근로자들을 원직으로 복직시킬 수 없게 된 이상 피고인이 구제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⑤ 구제명령이 확정되는 기간 동안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확정된 구제명령에 따른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면 구제명령제도의 목적달성에 있어 미흡하다는 의문이 들 수 있으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의 이행강제명령제도 및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현행법령의 해석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구제명령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이 불가능한지 여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 즉 이 사건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스스로도 구제명령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려고 하였으나 근로자들이 자의로 복직을 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②

원심은 대법원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어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는 금전적인 손해에 대한 보전을 구하는 것 외에 원직에 복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 위 대법원 판결은 근로기준법상의 부당해고 구제명령에 관한 것인데 반하여 이 사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상의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에 관련된 것인 점, ㉡ 노동조합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 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노동조합법 제1조)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과는 목적과 규율 내용이 다른 점(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두33712 판결 참조), ㉢ 이 사건 근로자들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도 없는 점(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1두60687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대법원 2019두52386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그대로 이 사건에 원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용역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였고 그 행위가 노동조합법상의 부당노동행위로 사법절차를 통해 확인되었다.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은 노동3권에 대한 사용자의 침해를 배제하고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던 상태로 회복한다는 원상회복주의를 원칙적인 내용으로 하고 있고, 비록사법(私法)적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공법(公法)적으로는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상실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계약상 지위나 권리가 소급적으로 다시 회복되게 하려는 것이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의 내용인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를 취소하고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라'는 것은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 당시의 상태 즉, 이 사건 용역계약이 존속 중이었던 상태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의 지위를 돌려놓으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 확정 당시에 이 사건 용역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이 그 정한 내용에 따라 만료일에 갱신되지 아니한 채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함을 이유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서 명한 원직 복직이 불가능하다고 볼 것은 아니고, 이 사건 구제명령이 원상회복을 넘어서는 조치를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

④

한편,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되기 전인 2019. 3. 29. 피고인을 상대로 '용역계약 해지일부터 원직 복직일까지의 일실수입'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해당 민사소송 판결에 따라 피고인으로부터 '용역계약 해지일부터 계약기간 만료일까지의 일실수입' 등을 배상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 민사소송 판결은 피고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것이어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피고인이 부담하는 공법상 의무와는 명확히 구분되고, 나아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복직시킨다고 하여 피고인이 부당노동행위에 따른 책임을 이중으로 부담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2)

피고인에게 구제명령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인은 구제명령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려고 하였으나 근로자들이 채용에 필요한 신원보증서, 보증보험증서, 사업자등록증(이하 통틀어 '이 사건 담보서류 등'이라 한다)을 제출하지 아니한 탓에 근로자들을 복직시키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할 때, 피고인에게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다는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된 이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담보서류 등의 제출과 함께 복직 절차를 밟으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3회에 걸쳐 송부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보증보험증서를 제외한 나머지 요구는 부당함을 주장하며 그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수사기관과 원심 및 당심에서까지 담보서류 등의 제출은 자동차 판매원(이하 '카마스터'라 한다)에 의한 사고발생에 대비하고 이 사건 구제명령 확정 당시 피고인 운영 자동차판매점에서 일하는 카마스터들과의 형평상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인은 이 사건 담보서류 등의 제출을 복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고 볼 수 있다.

②

그런데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명령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구제명령 불이행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가 확정된 구제명령의 이행에 어떠한 조건을 결부시키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 구제명령은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를 취소하고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라'는 것이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새로운 용역계약을 체결하라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에도 카마스터의 담보제공의무가 규정되어 있었다거나 이 사건 구제명령 당시 피고인 운영의 자동차판매점에서 일하는 카마스터들에게 이 사건 담보서류 등이 공통적으로 요구되었다고 하더라도 법률상 의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제출을 복직의 조건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 이전에 피고인이 요구하는 담보서류를 제출하고, 사업자등록증을 제출하거나 각자 사업소득을 신고하는 방법으로 용역계약을 수행하여 왔다. 그런데 피고인이 부당노동행위로서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하였고, 그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명령으로 원직 복직이 명해졌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당초 제출한 신원보증서가 보증기간 경과로 그 효용이 상실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당노동행위를 행하고 그에 대한 구제명령의 당부를 다툰 피고인이 감수하여야 할 부분이지 이 사건 근로자들이 구제명령에 따른 구제를 받기 위해서 새로이 부담을 져야 한다고는 보는 것은 부당하다.

④

한편, 피고인으로서는 담보서류 등의 제출 이전이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을 복직시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보증보험증서 제출에는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만연히 자신의 요구만을 고집하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정으로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그 밖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변호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구제명령은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즉시 계약해지를 취소하고 복직을 시키라'는 것인데 노동조합법상 구제명령은 이행기간을 제한하도록 허용하는 명시적인 법조항이 없으므로, '즉시' 이행할 것을 명한 이 사건 구제명령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노동위원회가 행정처분적 성격을 가진 구제명령에 관하여 일정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구제명령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구제명령의 이행 기간을 정할 수 있고, 다만 그 재량권 행사의 일탈 · 남용만이 문제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변호인이 주장하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구제명령은 쟁송절차를 거쳐 확정되기까지 하였으므로 변호인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