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노1589 판결

2023

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2019고단1362, 2019고단1750 사건의 판시 각 죄에 관하여 징역 6개월에, 나머지 각 죄에 관하여 징역 2년에 각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제2원심판결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와 인력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해자에게 인력공급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충분히 있었고, 피해자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해금액이 1,400만 원에 불과하며, 피고인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피해자에게 이행각서를 작성해주는 등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했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각 원심판결에 관하여)

각 원심의 형(제1원심: 징역 6개월 및 징역 1년 6개월, 제2원심: 징역 10개월, 제3원심: 징역 1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제2원심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 제1심 공판절차에 관한 특례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2022. 12. 21.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사실, 피고인은 제2원심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면서 상소권회복청구와 함께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에 원심은 2023. 2. 10.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 내에 항소하지 못한 것으로 인정하여 제2원심판결에 관한 상소권회복결정을 하였으며, 그 무렵 위 상소권회복결정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 귀책사유가 없어 위 사건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 제1항에 따라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으므로, 이 법원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제2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

또한, 피고인에 대하여 원심판결들이 각 선고되어 피고인이 원심판결들 모두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위 각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는바, 피고인에 대한 제1원심판결 중 2020고단197, 2020고단409, 2020고단1806 사건의 각 죄, 제2, 3원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들은 이 점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라.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인건비를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일주일 단위로 인건비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2019. 4. 23.부터 2020. 5. 25.까지 합계 22,072,000원 상당의 노동용역을 공급받았다는 내용이고, 원심은 판시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살피건대,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도 2019. 4. 23.부터 2020. 5. 25.까지 피해자로부터 일주일 단위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합계 22,072,000원 상당의 노동용역을 공급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데, 피고인이 범행을 자인하고 있는 제1, 3원심 판결의 범죄사실에는 위 기간을 범행기간으로 하는 임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2020고단197 사건: 2019. 1. 24.부터 2019. 4. 11.까지, 2020고단1806 사건: 2020. 3. 27.부터 2020. 4. 7.까지, 2023고단1128 사건: 2019. 9. 22.부터 2019. 11. 1.까지) 및 채무초과 상태에서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인공토양(2020고단409 사건의 2019. 5. 29.부터 2019. 9. 25.까지의 사기 범행), 화분 등(2023고단1509 사건의 2019. 4. 10.자 및 2019. 5. 18.자 각 사기 범행)을 공급받았다는 내용의 사기의 범죄사실이 포함되어 있는 점, ② 피해자도 2019. 5. 3.경부터 2020. 4. 16.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용역대금 중 합계 6,197,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위 금원은 용역대금 합계액의 30%에 미치지 못하는 금원이고, 현재까지 피고인이 남은 금원을 변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채무초과 상태에서 다수의 금전 채무의 이행을 지체하고 있었고, 적어도 피고인은 미필적 고의 즉, 피해자에게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음에도, 이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가지고 제때에 인건비를 지급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소사실과 같이 노동용역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피고인이 일부 대금을 지급하였다고 해도 이는 범행 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여 사기 범죄의 인정 여부에는 영향을 줄 수 없고, 양형에 고려할 사정에 불과하다).

3)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주장의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들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