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제주시 C 소재 D라는 게스트하우스 리모델링 건축공사 및 서귀포시 E소 재F 화장지 제조공장 리모델링 건축 공사(이하 위 두 공사를 '이 사건 각 공사'라 한다)를 34,636,000원에 G에게 하도급을 준 직상수급인이다.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은 직상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도급계약에 의한 하도급 기성금 14,436,000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 지급일인 2013. 10. 24.에 지급하지 아니하여 G이 고용한 H의 2013년 9월 임금 400,000원을 비롯하여 H 등 3명에게 임금 도합 7,970,000원을 퇴사 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이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44조는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위 법 제109조 제1항은 위 제44조를 위반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의 직상수급인에 해당하여야 하고,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하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어야 하는데, 피고인이 직상수급인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를 G에게 하도급을 주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증인 G, I의 각 진술 및 수사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공사의 건축주로서 이 사건 각 공사를 G 등에게 맡기고 G에게 자재비 및 일당으로 계산한 인부들의 보수 등을 지급하여 G이 인부들인 I, J, H에게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보수를 분배한 사실이 인정되고, G은 이 법정에서 자신도 I, J, H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으로부터 일당을 지급받고 공사를 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이 사건 각 공사의 건축주로서 G에게 공사를 하도급준 것이 아니고, 다만 도급을 주었는지가 문제되는데,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이므로 피고인이 별도의 계약서 없이 G에게 일당으로 계산한 보수와 자재비 등을 수시로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G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의 도급인이고 G을 수급인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을 직상수급인으로 볼 수 없다.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는바(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4230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44조의 입법취지가 근로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고, 도급이 1차에 거쳐 이루어진 경우에 도급인도 위 규정에서 정한 직상수급인으로 보는 것이 입법취지에 아무리 합치된다고 하더라도 도급인이 직상수급인이라고 하는 개념의 가능한 의미 속에 들어올 수는 없는 것이므로 도급인을 직상수급인으로 보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해 처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사의 직상수급인에 해당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윤현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