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18. 12. 5. 선고 2017나1144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의하여 2012. 3. 6.부터 2014. 3. 5.까지 제주특별자치도립 E단(이하 'E단'이라 한다) F로 위촉되었다가 재위촉되어 2014. 3. 6.부터 2016. 3. 5.까지 근무하던 중 2016. 3. 5. 위촉 기간 만료를 사유로 재위촉 되지 않았다. 피고 B, C은 2016. 1. 13.경까지 제주시 G과 주무관과 과장으로 각각 근무하던 사람으로서 원고에 대한 실적평가 등의 재위촉 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제주특별자치도립 H단(이하 'H단'이라 한다)에는 I단과 E단이 있는데,「제주특별자치도립H단 설치 및 운영조례」(이하 '도립H단 설치조례'라 한다) 제11조 제2항에 따르면 도지사는 F에 대하여 위촉기간 만료 3개월 전 위촉기간 동안의 실적평가를 실시하고, 운영위원회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위촉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피고 제주특별자치도는 2011. 9. 27. 제주시에서 운영을 맡고 있는 H단(I단과 E단)에 재직 중인 F 위촉 기간 만료 시 재위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위 제주특별자치도립H단 설치 및 운영조례에 따라 'H단 F 실적평가지침'(이하 '실적평가지침'이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2015. 2. 1. 위 실적평가지침을 개정하였다. 개정의 주요 내용은 음악평가에서 연주회 관람평가를 별도로 구분하고, 전문음악인이 평가하도록 하는 것 등이다. 개정 전 후 평가기준은 별지 1과 같고, 개정된 실적평가지침(이하 '개정 실적평가지침'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별지 2와 같다.

다.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위임을 받은 제주시는 원고의 위촉 기간 만료에 따른 재위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위촉 기간 동안의 실적평가를 실시하고자 하였고, 2015. 9. 2. 원고에게 2015. 9. 4.까지 실적평가 서류 등을 제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처리하였는데, 별지 3과 같이 개정 실적평가지침을 요약한 내용을 첨부하였다.

라.

개정 실적평가지침에 따라 원고를 심사한 결과는 별지 4와 같고 점수는 64점이었다. 개정 실적평가지침에 의하면 70점 이하일 경우 제주특별자치도립 H단 운영위원회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재위촉을 배제하여 본인에게 통보하고, 70점 이상인 경우에는 제주특별자치도립 H단 운영위원회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장이 재위촉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2015. 11. 30. 개최된 제주특별자치도립 H단 운영위원회 제2 분과위원회(이하 '이 사건 분과위원회'라 한다)에서는 원고에 대한 실적평가에 대해 심의를 하였다. 2016. 1. 28. 개최된 이 사건 분과위원회에서는 원고의 재위촉 여부를 심의하였는데, 원고에게 위촉기간 만료를 통보하고 후임 F를 공개 전형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하였다(원고의 점수가 70점이 되지 않았으나 심의를 거쳤는바, 이는 바로 재위촉을 배제할 경우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위 조례 위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 공개 전형의 결과 2016. 4. 11. E단의 새로운 F가 위촉되었다.

마.

제주시장으로부터 2016. 3. 4. 위촉기간 만료 통보를 받은 원고는 2016. 3. 21. 피고 제주특별자치도를 상대로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6. 15.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여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에게 부당해고 판정 및 원직복직 등의 구제명령을 하였다.

바.

이에 피고 제주특별자치도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을 하였으나 2016. 9. 20. 재심기각 판정을 받았고, 서울행정법원에 위 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2016구합19861)을 제기하였으나 2017. 4. 19. 위 법원으로부터 청구기각 판결을 받았으며, 이후 항소 및 상고하였으나 항소기각판결과 2018. 4. 12. 대법원으로부터 상고기각판결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

한편 제주시장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재심기각 판정을 받고 2016. 8. 16. 원고를 E단 N위원으로 위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16, 17, 21, 67, 121, 1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6 내지 9호증, 을다 제2, 5, 6,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피고 B, C은 개정 실적평가지침을 원고에게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고, 실적평가심사 과정에서 행정평가 점수를 잘못 산정하였으며, 음악평가 중 '기획·특별연주회 연주수준 평가'를 함에 있어서 평가자들에게 영상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채 평가하도록 하고, 음악평가 배점사유가 기재되지 아니하였음에도 이를 그대로 인정하는 등 평가지침을 위배하였다. 그 밖에 피고 B, C은 2015. 11.과 2015. 12.에 원고를 만나 "시장이 재위촉을 원하지 않으신다"는 등의 허위의 이유를 제시하며 E단에서 나가라고 말하는 행동을 반복하였고, 피고 B는 E단 F에 대한 평가기간을 훨씬 앞둔 2015. 5.에 E단 M 단원 등에게 "원고를 재위촉하지 않을 것이고 징계할 것이다"라는 등의 말을 하여 명예를 훼손하였다. 피고 B, C은 원고를 재위촉 하지 않을 의도를 가지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위와 같은 행위들로 인하여 원고의 실적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며, 그 결과 2016. 1. 28. 재위촉 심사에서 재위촉이 거부되었다. 이는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 B, 피고 C은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1,00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B, C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집행행위였는바, 피고 제주특별자치도도 피고 B, C과 함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한편, 원고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제주특별자치도 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라고 하였으나, 피고 제주특별자치도는 'E단 N위원'이라는 직을 신설하여, 원고를 그 N위원으로 발령하였는바, 이는 원직복직명령을 불이행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 제주특별자치도는 피고 B, C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1,00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부당해고 등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등 참조).

기간제로 위촉되어 위촉기간이 만료된 국·공립 예술단체의 단원도 단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받아 기준에 부합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위촉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재위촉 여부에 관하여 심사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을 가진다고 할 것인데, 이러한 국·공립 예술단체의 단원에 대한 재위촉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그것이 불법행위가 됨을 이유로 국·공립 예술단체 단원 위촉권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당해 재위촉거부가 국·공립 예술단체 단원 위촉권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고의·과실이 인정되려면 국·공립 예술단체 단원 위촉권자가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재위촉거부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국·공립대학 교원의 재임용거부처분에 관한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다30946 판결 등 취지 참조).

2)

원고에 대한 의도적인 재위촉 배제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 B, C의 원고에 대한 의도적인 재위촉 배제행위가 있었다면 그에 따른 재위촉거부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불법행위로 평가된다고 할 것이므로 먼저 이에 관하여 본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과 관련하여, 갑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 B가 E단의 M 단원 등에게 "원고를 재위촉하지 않을 것이고 징계할 것이다"라는 등의 언행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오히려 을가 6호증의 11, 12 기재에 의하면, M은 피고 B로부터 '징계로서 그만두게 할 것'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들은 적이 없고, 다만 'F나 단원이나 똑같은 게약직으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정도의 얘기를 들었다고 하고 있다), 한편 피고 B, C이 2015. 11. 30.과 12. 24. 및 12. 30. 각 원고와 만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지만, 을가 제6호증의 2, 3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는 2015. 11. 30. 개최된 이 사건 분과위원회 회의 결과 원고에 대한 실적평가 점수가 낮아 재위촉이 어렵다는 내용 등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위 만남 과정에서 위 피고들이 설령 원고에게 의원면직의 형식으로 사직할 것을 권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분과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위원장 및 위원들의 의견을 전달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갑 제100호증 등 원고가 제출하고 있는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 C이 애초부터 원고를 재위촉 되지 않도록 할 어떤 악의 내지 의도를 가지고서 원고에 대한 실적평가 등 재위촉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일단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실적평가 업무처리과정에서의 업무상 과실 여부

가)

논의의 전제

원고는 이와 관련하여 피고 B, C의 직무상 잘못이라고 볼 만한 여러 가지 행위들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원고에 대한 재위촉거부처분이라는 종국적인 행위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의 행위들로서, 결국 재위촉거분처분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이라고 평가되어 그것이 불법행위로 성립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재위촉거부처분과 관련하여 원고가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피고 B, C의 업무상 행위들이 불법행위 성립을 위한 고의·과실로서 인정되려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여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재위촉거부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관련 행정소송의 확정판결에서 원고에 대한 재위촉거부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되었으나, 이것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평가되어 불법행위로 성립하는지 여부는 다른 문제이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피고 B, C의 직무상 위법한 과실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개정 실적평가지침 사전 통보 누락 내지 지연 주장 부분

앞서 본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B, C이 2015. 9.경 원고로부터 재위촉 여부 심사를 위한 실적평가 서류 등을 제출받기에 앞서 원고에게 개정 실적평가지침 자체를 송부하거나 이를 고지하는 등으로 사전에 알려주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 더하여 갑 제4, 19, 122호증, 을가 제1, 7, 8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제주시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개정 실적평가지침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여기에 피고 B, C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①

실적평가지침은, 도립H단 설치조례가 2011. 8. 개정되면서 F에 대하여 위촉기간 만료 3개월 전에 실적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되었는데, 그 구체적인 평가절차 및 방법에 관하여 위 조례에서 따로 규정하지 않음에 따라 객관적이고 통일된 절차와 방법으로 실적평가를 실시하기 위한 목적에서 피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내부적인 업무처리기준에 불과한바, 이를 평가대상자에게 공개 내지 고지하여야 할 법령상 또는 계약상의 근거가 없다.

원고는 실적평가지침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14조 제1항에 따라 이를 근로자인 원고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취업규칙은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한 기준을 집단적이고 통일적으로 설정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준칙인 반면, 실적평가지침은 인사고과표나 평정기준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그 고유의 재량권한에 속하는 인사권에 따라 근로자를 전인격적·복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정한 내부적인 업무처리기준에 불과한바, 이를 취업규칙으로 보기도 어렵다.

②

원고에 대한 재위촉 여부 결정을 위한 실적평가는 기본적으로 위촉기간 중 수행한 원고의 F로서의 업무 수행 전반을 평가하는 것이다. E단 F로서의 원고의 업무는 E연주회 일정 및 주제 등 연주회 개최 전반을 기획하고, 이를 위한 E단원의 연습과 공연을 지도하며, 단원에 대한 근무상황 및 복무를 점검·관리하고 그 근무실적을 평정하는 것인바, 원고에 대한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실적평가는 결국 이와 같은 원고의 단원 관리 등 행정 업무 수행 및 연주회 기획·개최 등 F로서 수행하여야 하는 지극히 당연한 행정 업무 및 연주 활동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실적평가지침을 사전에 알지 못한다고 하여 그 평가에 충실히 대비하지 못한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실적평가지침은 행정평가영역 및 음악평가영역으로 구분하여 평가하도록 되어있는데, 각 구체적인 평가항목을 보더라도 행정평가는 '본인 출결상황', '규정준수', '지시사항 이행', '단원관리' 등으로, 음악평가는 대체로 보아 '연주회 프로그램 기획', '연주회 실적', '연주수준' 등으로 각 평가항목을 나누어 배점을정하여 평가하도록 하고 있을 뿐인바, 연주회 횟수 실적에 따라 배점을 달리한다거나, 특정한 주제·방식 혹은 대상에 대한 연주회에 대하여 가점을 부여한다는 등 원고가 이를 미리 알지 못하고서는 대비할 수 없는 평가기준을 정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개정 실적평가지침이 종전의 것에 비하여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음악평가에서 '연주회 관람평가'와 '연주회 기획 및 운영평가'를 별도로 구분한 다음, 종전 이 사건 분과위원회 위원들이 평가하던 것을 연주회 관람평가는 전문음악인이 평가하도록 하고, 연주회 기획 및 운영평가는 별도로 초빙된 심사위원으로 하여금 평가하도록 한 것 정도뿐인바, 원고가 개정 실적평가지침을 미리 알았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무엇을 달리 대비할 수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

그렇다면 개정 실적평가지침이 원고가 이를 미리 알지 못하고서는 실적평가에 충실히 대비할 수 없는, 그러한 중요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 B와 C이 이를 사전에 원고에게 알려야 할 조리상의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③

설령 개정 실적평가지침의 내용을 원고에게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더라도, 피고 B, C이 2015. 3. 24. H단 사무국을 수신자로 하여 I단 F에 대한 실적평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여기에 원고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개정 실적평가지침에 대한 요약 내용을 첨부한 사실, 2015. 9. 2. 위 사무국을 수신자로 하여 원고에 대한 실적평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개정 실적평가지침에 대한 요약 내용을 다시 한 번 첨부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요약서면에는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략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한편 피고들의 위와 같은 고지의무가 반드시 원고에게 개인적으로 직접 알려야 할 의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책임 내지 지배영역이라고 평가되는 H단 사무국으로 위 요약 내용을 첨부한 공문을 발송 처리한 이상 피고 B, C으로서는 그 직무상의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평가되고, 이렇게 송부한 개정 실적평가지침 요약 내용이 원고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하여 이러한 사정을 피고 B, C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④

원고는 피고 B, C이 I단 F에 대하여 2015. 3. 24. 실적평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개정 실적평가지침에 대한 요약 내용을 보내었던 것에 반하여 원고에 대하여는 2015. 9. 2. 위와 같은 공문을 보낸 사실을 지적하면서, I단 F와 사이에서 형평에 반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으나, 원고와 위 I단 F가 서로 위촉기간 만료일이 같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에서 피고 B, C의 위와 같은 조치가 형평에 반한다고 볼 근거도 없다.

다)

실적평가 심사과정에서의 업무상 잘못에 관한 주장 부분

⑴ 행정평가 부분

갑 제67호증의 2, 을다 제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행정평가는 피고 B, C이 2015. 11. 26. 실시하였는데, 위 피고들이 단원근태 실적을 평가하면서 개정 실적평가지침에 따라 원고의 위촉기간 동안 단원들의 지각·조퇴 일수에 재직기간 월수(20개월)를 나누어 지각·조퇴율 5.14%를 적용한 평가점수 14.3점을 부여하였어야 함에도 재직기간 월수를 나누지 않은 채 지각·조퇴율을 46.8%로 산정하여 평가점수 0점을 부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피고 B, C의 잘못은 평가점수 산출과정에서 원고의 재직기간 월수를 나누는 것을 누락한 단순한 계산상의 착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뿐인바, 위 피고들이 위와 같은 계산방식이나 결과가 개정 실적평가지침에 어긋나는 잘못된 것임을 스스로 알면서도 그렇게 한 것이라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간과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위와 같은 피고 B, C의 평가점수 산정의 잘못만을 들어 원고에 대한 재위촉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바, 피고 B, C이 그 업무 수행 과정에서 객관적인 주의의무를 중대하게 결여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⑵ 음악평가 부분

갑 제16호증, 을가 제3호증, 을다 제5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당심 증인 R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음악평가 중 '연주회 관람평가'는심사위원 2명이 2015. 10. 6. 및 2015. 11. 10. 직접 연주회를 관람하여 실시하였고, '연주회 기획 및 운영평가'는 외부로부터 초빙된 전문가 심사위원 3명이 2015. 11. 26. 실시하였는데, 개정 실적평가지침상 '연주회 기획 및 운영평가'는 '정기연주'와 '기획·특별연주'로 나누어 별도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당시 그 심사위원들이 정기연주회 동영상만을 시청한 채 기획·특별연주까지 모두 평가한 사실, 그리고 개정 실적평가지침상 심사표에는 항목별 배점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위 심사위원들이 점수만을 매긴 채 구체적인 배점사유를 기재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더하여 갑 제66호증, 을가 제10호증, 을다 제3, 4,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연주회 기획 및 운영평가' 심사과정에서 개정 실적평가지침에 정한 절차 및 방법에 다소 어긋나는 심사가 이루어진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피고 B, C의 업무상 잘못이 개입되어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①

피고 B, C은 2015. 11. 26. 연주회 기획 및 운영평가 심사회의 당시 회의장에 정기연주회 뿐만 아니라 기획·특별연주회 영상자료까지 모두 준비하여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하였다. 그러나 당시 심사위원들은 평가를 위하여 제공된 자료가 너무 많았을 뿐만 아니라, 각자 전문가로서 정기연주회 동영상에 나오는 원고 및 E단 단원의 연주력과 F능력만을 보고서도 다른 기획·특별연주회의 연주 수준 또한 충분히 가늠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기에 서로 합의하에 기획·특별연주회 영상자료는 별도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②

또한 피고 B, C은 심사위원들에게 구체적인 배점사유를 기재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당시 심사위원들은 배점항목이 세분화되어 있고, 점수로써 이미 평가하는 이상 구태여 사유를 부연하여 기재하는 것이 지나치게 형식적이어서 부적절하다는 등의 이유로 심사위원들이 서로 합의하에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③

심사위원은 그 고유의 권한으로 전문지식을 가지고서 독립적이고 재량적으로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자인바, 음악평가 심사와 관련하여 단지 행정적인 보조업무만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음악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피고 B, C이 위 심사과정에 개입하여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반드시 기획·특별연주회 동영상을 보고서 평가하게 하거나, 구체적인 배점사유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지시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사실상 이를 기대할 수도 없다.

라)

소결론

결국 원고에 대한 실적평가 업무처리와 관련하여 피고 B, C에게 객관적인 주의의무를 결여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복직명령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11면 제14행 '한편'부터 제17행 '없다'까지의 부분을 삭제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제3의 나. 2)항 기재내용과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을 적용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원고가 피고 B, C을 상대로도 복직명령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인지 그 주장 취지가 불분명하나, 원고가 위 피고들을 상대로도 청구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을가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피고들은 2016. 1. 13.자 인사발령으로 더 이상 원고에 대한 재위촉 업무를 담당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복직명령 위반행위와는 관련이 없는바, 원고의 위 피고들에 대한 이 부분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역시 이유 없다).

다.

소결론

1)

피고 B, C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재위촉거부처분과 관련하여 위 피고들에게 업무상 객관적인 주의의무를 결여하였다고 볼만한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피고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의 행위를 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여'라고 함은 엄격하게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명시적으로 공무원의 행위의무가 정하여져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는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비롯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다204587 판결 참조).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 C이 원고에 대한 의도적인 재위촉배제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거니와, 원고에 대한 실적평가 등 재위촉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주의의무를 결여한 과실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는 이상, 그 직무집행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곤란하므로, 이와 관련한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의 원고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고를 E단 F로 복직시키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에 따른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의 국가배상책임 역시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이는 재위촉 심사과정의 불법행위와 별개의 소송물로 보아야 할 것임에도 원고가 이를 별개의 소송물로 취급하여 청구금액을 구분하여 주장하지 않았는바, 원고의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청구를 모두 배척하는 이상 위와 같이 판단함에 그친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부대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영(재판장) 김봉준 이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