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해자 B 관련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각 죄에 대하여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는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 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위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사기죄 부분)
주식회사 D(이하 회사 명칭에서 ‘주식회사’를 모두 생략한다)의 2018년도 매출이 1/3 미만으로 급감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 대출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피해자 회사에게 사무용 가구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지 처음 계약할 때부터 물품대금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E으로부터 가구 구매와 관련하여 개괄적인 보고만을 받았을 뿐 구체적인 업무진행은 E이 진행하여 물품대금이 9,000만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고의가 없는데도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2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피고인은 2011. 2. 17.경 전자부품 제조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D을 설립하여 사내이사이자 대표자로서 운영하여 오던 중 2017년경 D의 사옥을 시흥시 T[도로명 주소 시흥시 C] 공장용지 1,651.6㎡에 신축할 건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D은 2017. 12. 1.경 위 공장용지를 21억 9,000만 원에 매수하고, 위 공장용지에 관하여 H은행에게 2018. 5. 15.경 채권최고액을 25억 2,000만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2018. 8. 31. 채권최고액을 22억 8,000만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쳐주었다가 위 공장용지에 일반철골구조 샌드위치패널지붕 3층 공장이 신축되자 2019. 1. 28.경 위 신축사옥도 위 각 근저당권의 공동담보로 제공하였다.
피고인은 2016. 7. 4.경 E을 D의 부장으로 채용하여 인사, 영업, 자금관리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였는데, 2018. 11.경 E에게 신축사옥에 비치할 사무용 가구의 구입을 지시하였고, 이에 E은 위 신축공장 내 크린룸 공사를 시공한 회사가 소개한 피해자 회사와 위 신축사옥을 건축한 회사가 소개한 업체로부터 각 견적서를 받아보고 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피해자 회사의 카탈로그를 피고인에게 보여준 다음 피고인으로부터 동의를 받아 사무용 가구의 구입 업무를 진행하였다.
E은 2018. 11. 하순경부터 피해자 회사와 이메일로 위 신축사옥의 구조와 배치할 사무용 가구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여 오다가 2018. 12. 18.경 피해자 회사에게 90,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상당의 사무용 가구를 발주하였고, 그 후 2018. 12. 21.경 5,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 상당의 대회의실용 사무용 가구의 견적을, 2019. 1. 7.경 4,024,900원(부가가치세 포함) 상당의 접견실 외 추가분 사무용 가구의 견적을 각 받았고, 피해자 회사는 2019. 1. 7.경까지 위 신축사옥에 사무용 가구의 납품 및 설치를 완료하였다.
이 사건 당시 D은 적극재산으로 50억 원 상당의 위 신축사옥 및 그 공장용지를 보유한 반면 소극재산으로 앞에서 본 H은행에 대한 채무를 포함하여 금융권 채무 60억 원 상당, 위 신축사옥을 건축한 U에 대한 미지급 공사대금 채무 14억 1,600만 원 상당, D 직원들로부터 차용한 채무 중 변제하지 못한 2,700만 원 상당, 사채 3억 원 상당이 있었고, 피고인은 적극재산으로 V에게 채권최고액을 1억 2,000만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준 시흥시 W아파트 X호를 보유한 반면 소극재산으로 7억 원 상당의 개인채무가 있었다.
2018년경 삼성 휴대폰의 판매가 부진하고 D이 샘플링한 자재들이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되자 D의 매출이 전년도에 비하여 급격하게 감소하였고, 피고인과 H은행은 2018. 7.경부터 D에 대한 추가대출을 논의하여 왔는데, D이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자 H은행은 2019. 1.경 대출을 실행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D 직원들에게 2019. 1.분 내지 2019. 2.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직원들에게 알리지 아니한 채 2019. 2. 27.자로 D에 대한 폐업신고를 하고 한 달 이상 직원들의 연락을 받지 아니한 채 잠적하였다.
원심이 거시한 위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회사와 가구공급계약을 체결한 2018. 12. 18.에는 이미 D의 매출 급감이 현실화되어 예상하지 못한 사정변경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D의 실질적 운영자라고 인정하였던 점(증거기록 제503쪽)까지 보태어 보면,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사기죄와 관련하여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편취액이 9,900여만 원, 미지급 임금·퇴직금이 1억 3,900여만 원으로 비교적 다액인 점, 근로자 대부분과 합의하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미지급 임금·퇴직금과 관련하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이 법원에 이르러 사기죄 피해자 회사와 근로자 K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고,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다시 판결하는 이상 따로 주문에서 표시하지 아니한다).
【유죄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