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사실관계
피고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제주도에서의 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법인으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지정한 준시장형 공기업에 해당하는 공공기관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일반직 1급 직급으로 근무하던 중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다 퇴직한 근로자이다.
피고는 2015. 9. 17. 노사협의회의 의결 및 2015. 9. 18.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이하 ‘이 사건 운영지침’이라 한다)을 제정한 후, 이 사건 운영지침을 2016. 1. 1.부터 시행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정년퇴직일 3년 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되 정년퇴직 3년 전인 직원은 적용시기 직전 1년간 연봉 총액의 10%, 정년퇴직 2년 전인 직원은 위 연봉 총액의 15%, 정년퇴직 1년 전인 직원은 위 연봉 총액의 25%를 각 삭감하는 것이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적용 대상 연령자의 성과나 생산성이 하락한다는 근거가 없으며, 원고들의 불이익에 대한 대상조치가 미흡하고, 감액된 재원을 활용할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없는 등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했던 임금과 퇴직연금부담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서 무효인지 - 부정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는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 무효인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代償)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3년 이전의 시점에 도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3, 5, 6, 17호증, 을 제3 내지 5, 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를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도부터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고 이에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의 발생에 대비하기 위하여,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고령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만들어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경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자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공공기관인 피고는 위 권고에 따라 이 사건 운영지침을 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였다.
피고는 기존 정년이 61세인 1~2급 직원에 대해서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기존 정년이 58세인 3급 이하 직원들에 대해서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및 기획재정부의 권고에 따라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아울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에 비추어 볼 때, 위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일부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직 1급 직원이었던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정년연장의 이익을 누리지 못하나, 이는 이미 아래 직급 근로자와 비교해 유리한 정년규정을 적용받고 있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참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피고는 신규채용 규모를 확대하였고, 그 결과 일반 정규직 현원은 2017년 257.13명, 2018년 298.13명, 2019년 317.06명, 2020년 332.56명, 2021년 334.25명, 2022년 2/4분기 339.19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되었으며, 2018~2022년간 신규 채용자 113명 중 연령이 34세 이하인 자가 102명에 이르게 되었다. 이와 같이 총액인건비 제도를 적용받는 공공기관인 피고는 실제로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의 목적에 맞게 절감된 재원으로 상당한 숫자의 청년층 인원을 새로 채용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차별 금지의 예외가 되는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1>)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피고의 일반직 1급 직원으로서 부서장 등을 역임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그로부터 축적한 경험과 지식, 이를 통한 피고의 성장에 대한 기여가 상당함에도 일정 연령에 도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있는 직위에서 배제되고 자문관 직무를 부여받아 근무하게 됨으로써 많은 상실감과 어려움이 있었을 것임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피고는 공공기관으로서 개정 고령자고용법의 시행과 기획재정부의 권고에 따라 고령자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 완화 및 청년일자리의 창출을 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불가피하게 도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정년퇴직이 임박한 3년의 기간에 한정하여 적용하였고, 임금 삭감률도 1년차 10%, 2년차 15%, 3년차 25%로 정하였는데, 이러한 적용기간과 임금 삭감률은 2016년경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다른 공공기관의 평균치인 적용기간 2.5년, 임금 지급률 1년차 82.9%, 2년차 76.8%, 3년차 70.2%에 비하여 과다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 적용대상 근로자에 대하여 보다 경이한 직무로의 전환배치, 근무시간 감소, 퇴직에 대비한 교육기회 제공 등 임금삭감에 대한 대상조치를 도입하였다. 즉,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에게 직무급 지급 대상인 부서장 등의 직무를 부여하지 않고 전문직으로서 자문관 직무를 부여하여 보유한 지식과 경험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였고, 정년퇴직 이후 생활을 위한 교양교육, 전직‧재취업‧창업 지원을 위한 교육 등을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실제로 원고 A은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 C팀, D부서, E팀의 자문관 직무를 수행하면서 2018. 1.부터 2020. 12.까지 월 3~10회 가량 F대 평생교육원, G, 도민정보센터 등에서 교육을 받기 위한 목적의 출장을 다녀왔다. 또한 원고 B은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 D부서, H부서의 자문관 직무를 수행하면서 2017년 상반기에 총 12회 정도이던 출장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2017. 7.부터 2020. 6.까지는 월 3~9회 가량으로 증가하였으며, 리더십 개발 등의 교육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원고들의 근무 내용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이전보다 직무 자체가 경이해지고, 실근무시간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할 것이고, 이러한 대상조치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초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돌릴 만큼 그 위법성이 무겁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경위, 내용 및 대상조치의 상당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같은 2급 이상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피크제를 포함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여 그 내용상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거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중간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고진흥
각주1)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차별금지의 예외)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 1.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2.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3.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4.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