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2020. 2. 4.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을 본안판결 확정일 또는 2024. 5. 31.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유지한다.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는 전국의 C조합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가입대상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그 산하에 제주지역본부 D지회(이하 'D지회'라고 한다)를 두고 있다. 채무자는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지역별, 품목별 C조합이다.
채권자와 채무자는 2020. 2. 4. 2017년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부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채무자는 2022. 5. 27. 채권자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이후 개정 없이 자동갱신되어 왔으나 사회적, 경제적 여건의 변화나 법률 개정, 경영환경의 변환 등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개정(갱신)을 요구한다'고 통보하면서 단체협약의 개정(갱신)안을 송부하였고, 채무자는 2022. 5. 30. 이를 수령하였다.
채권자는 2022. 6. 2. 채무자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그 유효기간이 2020. 5. 31.까지였으나, 자동 갱신되어 그 유효기간이 2022. 5. 31.까지로 연장되었는데, 그 유효기간 만료 3개월 전까지 노사 쌍방 중 어느 일방도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갱신을 요구한 적이 없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은 이 사건 단체협약 부칙 제3조에 따라 자동 갱신되어 그 유효기간이 2024. 5. 31.까지 다시 연장되었고, 이에 채권자의 이 사건 단체협약 개정(갱신) 요구는 효력이 없다'고 회신하였다.
채무자는 2022. 6. 3. 채권자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보문(이하 '이 사건 해지통보'라고 한다)을 발송하였고, 채무자는 2022. 6. 7. 이를 수령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한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1. 1. 5. 법률 제17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의 조항은 아래와 같다.
(생략)
당사자 주장의 요지
채권자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그 유효기간이 2020. 5. 31.까지였으나, 이 사건 단체협약 부칙 제3조에 따라 자동 갱신되어 그 유효기간이 2022. 5. 31.까지로 연장되었다. 그런데 그 유효기간 만료 3개월 전까지 채권자와 채무자가 단체협약 갱신요구안을 제출하지 않아 이 사건 단체협약은 이 사건 단체협약 부칙 제3조에 따라 다시 자동 갱신되어 그 유효기간이 2024. 5. 31.까지로 연장되었다.
그런데도 채무자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이 해지되었다며 그 효력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을 유지하는 가처분을 구한다.
채무자
채권자와 채무자는 자동 갱신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2022. 5. 31.)이 만료되기 3개월 이전부터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계속하여 왔음에도 위 유효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부칙 제3조에 따른 자동갱신조항은 적용되지 않고, 같은 부칙 제4조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이 지속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채무자는 구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 따라 이 사건 해지통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은 채무자의 이 사건 해지통보가 채권자에게 도달한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22. 12. 7. 그 효력을 상실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구 노동조합법 제32조 제1, 2항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제한한 것은 실정에 맞지 아니하게 된 단체협약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장기간 그 효력이 지속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므로, 당사자가 단체협약의 만료 시에 그 협약의 연장이나 갱신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종전 단체협약과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을 다시 체결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서 당연히 유효하고, 단체협약의 만료 시 일정한 기간 내에 협약의 개정이나 폐기의 통고가 없으면 자동 갱신되는 것으로 미리 규정하는 것도 당사자의 유효기간만료 후의 단체협약체결권을 미리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것이 아니므로 유효하며, 다만 그 새로운 유효기간은 노동조합법 제35조 제1, 2항의 제한을 받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2. 9. 선고 92다271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 제3조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 3개월 전에 갱신요구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이 사건 단체협약이 자동 갱신되는 것으로 간주하는 취지의 규정으로서 유효하고, 이와 같이 자동 갱신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구 노동조합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자동 갱신일로부터 2년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구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은 본문에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때를 전후하여 당사자 쌍방이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 종전의 단체협약은 그 효력만료일부터 3월까지 계속 효력을 갖는다고 정하고 있고, 단서에서 다만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 경과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이 6월 전의 해지 통고로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채무자가 구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채권자와 채무자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때를 전후하여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제4조에 따라 그 효력이 자동 연장된 경우여야 하고, 채권자와 채무자가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 3개월 전에 갱신요구안을 제출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이 자동 갱신된 경우에는 구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 따른 해지통보는 할 수 없다.
이를 전제로 이 사건 해지통보가 유효한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채권자가 2020. 8. 3. 채무자를 포함한 제주지역 12개 E조합·F조합에 '2020년 제주지역 단체교섭 요구 및 창구단일화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여 2020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제주지역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2020년 제주지역 공동 단체협약 및 각 사업장의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권은 채권자 산하 제주지역본부에 위임되었다고 통지한 사실, ② 채권자가 2020. 9. 8. 채무자를 포함한 제주지역 12개 E조합·F조합에 '2020년 제주지역 단체협약 요구안 송부'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여 2020년 제주지역 단체협약 요구안을 첨부하여 제출하면서 이와 별도로 E조합·F조합별 경영상황과 근로조건에 따른 임금, 복리후생 등 사항은 지회(부)별 요구안으로 제출될 예정이라고 통지한 사실, ③ 채권자 산하 D지회가 2021. 7. 22. 채무자에게 2020년 제주지역 공동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및 D지회 실무교섭을 요구한 사실, ④ 채권자가 2021. 12. 17. 채무자를 상대로 제주특별자치도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당사자 간 의견조율이 어려워 조정이 종료된 사실, ⑤ 채권자가 2022. 4. 8. 채무자에게 제주지역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채권자 측의 단체협약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채무자가 2022. 4. 13. 채권자에게 단체협약 공동교섭안을 제출한 사실은 소명된다.
그러나 채권자가 2020. 8. 3. 이래로 채무자를 포함한 제주지역 12개 E조합·F조합에게 체결을 요구한 '2020년 제주지역 단체협약'은 이 사건 단체협약과 별개로 위 제주지역 12개 E조합·F조합에 공동으로 적용할 제주지역 공동 단체협약으로 보이고(제주특별자치도 지방노동위원회의 관련 결정서에 위와 같은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채무자가 2022. 4. 13. 채권자에게 제출한 단체협약 공동교섭안도 이 사건 단체협약의 조항을 변경하는 내용이 아니라 제1조부터 제4조까지 별도의 협약을 체결하는 내용으로서 채권자가 다른 제주지역 E조합·F조합들과 체결한 제주지역 공동 단체협약과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다), 위 제주지역 공동 단체협약을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단체협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이므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이 사건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이 진행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채권자와 채무자 중 어느 일방이 이 사건 단체협약 유효기간(2022. 5. 31.) 만료일 3개월 전에 이 사건 단체협약에 대하여 개정(갱신)요구안을 제출하였다거나 상호 간에 이 사건 단체협약을 개정하기 위한 교섭을 진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그 부칙 제3조에 따라 자동 갱신되어 그 유효기간이 2024. 5. 31.까지로 2년 연장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러한 경우 채무자는 구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 단서를 근거로 이 사건 단체계약을 해지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지통보는 부적법하여 효력이 없다.
소결
결국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있다고 인정된다. 또한, 이 사건 해지통보로 인하여 단체협약의 공백 상태가 초래되는 등 채권자가 입을 불이익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채무자가 이 사건 해지통보의 유효성을 주장하며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에 대해 다투고 있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신청의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다만, 이 사건 단체협약이 자동 갱신되었다고 보더라도 그 유효기간은 2024. 5. 31.까지로서 그 때까지 본안판결이 확정되지 않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의 기한을 주문 제1항과 같이 제한하기로 한다.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의 신청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김정숙(재판장) 박종웅 민양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