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계약인 이 사건 확인서의 각 사항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8조 제2호의 ‘제재’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확인서의 각 사항을 위반할 경우 위약벌로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각 사항은 비밀유지나 각종 비위행위, 횡령 등 근로자가 재직 중에 준수해야 할 사항의 위반에 관한 것으로 사용자가 이에 더하여 의무근로기간이나 근로자의 이탈을 방지하려는 조치를 설정한 것이 아니고, 의사에 반하는 계속근로를 강제하는 것과는 무관한 점, 이 사건 각 사항을 위반하였을 경우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위 약벌로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정보누설이나 진료기록부 조작, 횡령이나 금전 분실 등 그 내용 자체로 근로자가 지급 또는 반환해야 할 대상인 금전이 임금이나 근로의 대가 반환과는 무관한 것인 데다가 지급 대상인 금전의 규모와 액수도 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강제하거나 직장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한 점,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금지하는 것에 관하여 그 근로계약을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소정의 근로조건의 각 사항 모두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에 관한 대부분 사항에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어 사적자치의 원칙에 반하고 사용자가 영업비밀 보호, 인재유출 방지 등의 정당한 사업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들조차 모두 이에 저촉되는 것이 되어버려 매우 부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사항이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에서 설시한 사정들과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사항을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8조 제2호의 ‘제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사항이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위 규정의 취지가 있다. 즉, 근로자가 무단결근이나 무단조퇴를 하는 등의 상황에 대하여 제재를 가함으로써 근로자에게 계속 근로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각 사항의 주된 내용으로 제1항은 근로자에게 근무 중 알게 된 정보누설 금지 및 취득한 정보를 타 사업장에서 활용 금지, 제2항은 퇴사 후 직원 유인금지, 제3항은 이직 후 환자 유인금지, 제4항은 진료기록부 조작 등 비위행위 금지, 제5항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 제6항은 위 위반행위에 대한 위약벌지급, 제7항은 제4항 위반시 당연퇴사, 제8항은 부당한 요양급여 청구 금지 및 보험급여청구와 관련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 제9항은 분쟁 시관할이다. 이 사건 각 사항은 주로 근로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제재 시 불이익에 관한 내용에 해당할 뿐 그 자체로 근로자에게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요하는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각 조항 중 제2항에서 규정한 퇴사 후 직원 유인금지가 근로자들의 퇴사를 어느 정도 억지하여 계속 근로를 강요하는 효과가 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그 기간은 ‘퇴사 후 1년’으로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훈(재판장) 황방모 이황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