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을 벌금 10,000,000원에 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C]
피고인을 징역 10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D]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E]
피고인을 벌금 100,000,000원에 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판결
사건
2024고단587
판결선고
2025. 4. 2.
범죄사실
[피고인 등의 지위]
피고인 주식회사 E은 부산 연제구 F, 10층에서 상시근로자 29명을 사용하여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창원시 마산합포구 G에 위치한 ‘H건물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를 공사금액 56,188,000,000원에 2020. 2. 11.경 착공하여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소속 근로자와 관계 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가 있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D은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로서 그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 종사자의 안전ㆍ보건상의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이행에 관한 조치 의무가 있는 경영책임자이다.
피고인 C은 주식회사 E 소속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와 관계 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B은 부산 북구 I에서 상시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주식회사 E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금속 및 금속창호공사, PL창호공사를 2,747,690,000원에 도급받아 공사현장에서 사용하는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가 있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A은 주식회사 B 소속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지고 관리ㆍ감독하는 사람이다.
피해자 J(남, 57세)는 주식회사 B 소속 근로자이다.
[범죄사실]
피고인 A, 피고인 C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 A
피고인은 2022. 11. 29.경 창원시 마산합포구 G에 있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인 피해자에게 공사 중인 건물의 지상 21층 외벽에 설치된 SWC<1> 작업발판에서 건물 창호 틀 설치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
그곳은 건물 21층 높이로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이고 피해자는 작업발판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게 되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사업주 또는 사업주를 위하여 근로자의 안전ㆍ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관리하는 사람에게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는 등 근로자의 추락할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안전대걸이에 안전대를 연결한 채 안전하게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관리ㆍ감독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하여 ① 위 작업 장소에 안전난간 등 추락 방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② 피해자가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 수 있도록 하는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지 않았으며, ③ 근로자가 안전대를 연결하지 않은 채 작업하지 않도록 관리ㆍ감독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2022. 11. 29. 09:15경 21층 높이 작업발판의 개구부(폭 22cm × 높이 80cm × 길이 7m)를 통해 약 21m 아래 14층 테라스로 추락하여 같은 날 10:21경 창원시 마산회원구 K에 있는 L병원 응급실에서 중증 흉부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C
관계수급인인 주식회사 B의 근로자인 피해자가 피고인의 사업장인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가.항 기재와 같이 건물 21층 외벽에 설치된 작업발판에서 창호 틀 설치 작업을 하게 되었고,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인은 이전부터 근로자들이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아니한 작업발판에서 작업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는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추락할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안전대걸이에 안전대를 연결한 채 안전하게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관리ㆍ감독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하여 ① 위 작업 장소에 안전난간 등 추락 방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② 피해자가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 수 있도록 하는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지 않았으며, ③ 근로자가 안전대를 연결하지 않은 채 작업하지 않도록 관리ㆍ감독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로, 가.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관계수급인 근로자인 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D의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경영책임자는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ㆍ보건 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ㆍ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한 뒤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ㆍ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다만,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에 따른 위험성평가를 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그 절차에 따라 위험성 평가를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하도록 하여 실시 결과를 보고받은 경우에는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ㆍ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대한 점검을 한 것으로 본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및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업무를 각 사업장에서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여 그 기준에 따라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을 반기 1회 이상 평가ㆍ관리하여야 하며, 사업 또는 사업장의 안전ㆍ보건에 관한 사항에 대해 종사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마련하고 그 절차에 따라 의견을 들어 재해 예방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이행하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작업 중지, 근로자 대피,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조치에 관한 매뉴얼을 마련한 다음 해당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하여야 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인력을 배치하거나 예산을 추가로 편성ㆍ집행하도록 하는 등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④ 유해ㆍ위험요인 확인 및 개선을 위해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였으나,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는 경우 그 결과까지 보고받아야 점검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볼 수 있음에도 실시 결과는 따로 보고받지 아니하여 추락 위험에 대한 대책 등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방치하였고, ⑤ ‘업무평가 매뉴얼’을 마련하기는 하였으나 해당 매뉴얼에는 법령상 의무 또는 업무 내용만 단순히 나열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평가기준 및 평가결과에 상응하는 조치 등의 관리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며, ⑥ 이로 인해 외부기관의 현장점검 결과 안전난간 미설치 등으로 지적받았음에도 이를 방치한 안전관리책임자에 대하여 만연히 ‘적격’ 평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실한 평가가 이루어져 안전관리책임자 등이 법령상 방호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음에도 이를 예방하지 못하고 방치하였으며, ⑦ 근로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마련하지 아니하여 추락 위험과 예방대책 등에 대한 근로자의 의견을 듣지 못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추락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난간 설치 등의 대책이 수립ㆍ시행되지 않도록 하고, ⑧ 비상대응 매뉴얼 마련 및 점검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안전난간 등 미설치 상태로 작업하고 있음에도 대응조치 없이 이를 방치하고, ⑨ 안전난간 미설치 등 추락방지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 상 조치의무 미이행 사실이 확인됨에도 이를 조치하지 않은 채 방치하여 안전난간 등 추락 방호조치가 설치되지 아니하도록 하여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종사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E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사용인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안전상의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피고인은 경영책임자인 D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항 기재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사용인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안전상의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M의 법정진술
N, O에 대한 각 일부 경찰 진술조서
재해조사의견서
사망진단서
중대산업재해발생보고(건설업), 현장 안전보건 매뉴얼, 안전보건업무평가 매뉴얼,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업무수행평가표, 작업일보(22. 9. 1.~11. 29.), 위험성평가자료(주식회사 B), 업무수행평가 후 경영자 지시사항, 작업중지해제 심의위원회 사고개요 및 개선대책(부산고용노동청 창원지청), 출장복명서(부산고용노동청 창원지청)
현장 사진(과수팀)
피고인 C, D, 주식회사 E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의 주장
검사는 피해자가 SWC에서 이동하던 중 용접방화포를 밟아 건물 외벽과 작업발판 사이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개구부의 폭(22cm), 피해자의 추락 전 위치(SWC의 최하단으로, 21층과 22층 사이에 발판이 있었음), 21층에 창호 등이 설치되지 않아 개방되어 있었던 점, 피해자의 발견 당시 자세(하늘을 보고 누워 있었음)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피해자가 스스로 건물 21층으로 뛰어 내리다가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면서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피고인 C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적시된 것들은 ① 안전난간 등 추락 방호조치 미이행, ② 안전대 부착설비 미설치, ③ 안전대 미연결 작업의 방지를 위한 관리ㆍ감독소홀인데, ① 건물 외벽과 마주보는 SWC 개구부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방되어 있을 수밖에 없어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것이 매우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고, ② 안전대의 고리는 SWC의 강관에 걸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안전대 부착설비가 필요하지 않으며, ③ 안전대 고리를 걸고 작업을 하도록 교육을 실시하였으므로 관리ㆍ감독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 D의 주의의무 위반 내용으로 적시된 부분인 ④ 위험성 평가 결과를 따로 보고받지 않은 점, ⑤ 업무평가 매뉴얼 관리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 ⑥ 안전관리책임자에 대하여 만연히 ‘적격’ 평가를 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실한 평가를 한 점, ⑦ 근로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는 점은 대체로 인정하나,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이 예측할 수 없었던 피해자의 비정상적인 일탈행위로 인한 것으로 일부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의 미흡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판단
피해자의 추락 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사고 직전에 피해자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던 M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사고 직전의 상황에서 대해서 ‘피해자는 21층과 22층 사이에 작업발판이 위치하고 있던 SWC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자신은 22층 건물 안쪽에서 부품을 찾아서 피해자에게 건네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피해자가 자신을 향해서 말을 했는데 알아듣지 못해서 “뭐요? 형님.”이라고 하니까 피해자가 다가와서 “앵커 한 개 줘.”라고 했다. 그때서야 알아듣고 알았다고 한 후 뒤돌아서 공구 통에서 앵커를 꺼내고 있는데, 피해자가 “악”하는 비명소리가 들렸고, 돌아보니 피해자가 14층으로 추락해 있었다. 당시에 건물 21층 안에 앵커를 비롯한 부품이 있지는 않았다. 피해자가 그 전에 SWC에서 건물의 아래층 쪽으로 뛰어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SWC의 최하단에는 낙하물 방지를 위하여 작업발판과 건물외벽 사이의 공간에 용접방화포가 덮이도록 해 두는데, 플라스틱인지 부직포 같은 재질이어서 밟으면 안 되는데 피해자가 실수로 그걸 밟아서 추락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M의 위와 같은 진술에 따라 알 수 있는 사고 전후의 정황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안전대의 고리를 푼 채 M로부터 부품을 건네받기 위하여 개구부 쪽으로 다가가다가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추락하였던 것으로 보이고(개구부의 폭, SWC 작업발판의 위치, 피해자가 발견된 자세 등을 모두 고려해 보더라도 그러하다), 피해자가 당시에 찾고 있던 부품이 있지도 않은 21층으로 뛰어내렸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 C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사실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 C의 ①, ②, ③ 부분 안전조치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제1호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장 제1절에서는 추락에 의한 위험 방지를 위하여 사업주가 취해야 할 조치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하거나 크게 다치는 등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SWC는 건물 외벽에 대한 창호 등 마감시공을 하기 위하여 설치하는 가설구조물로, 그 설치 목적에 비추어 건물 외벽과 마주한 방향의 개구부는 개방되어 있고 건물 외벽과는 일정한 간격(20-25cm 정도)이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추락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장소에 해당한다. 특히 작업발판과 건물의 층수가 일치시키지 않고 이 사건 당시와 같이 단차가 생긴 채로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더욱 크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3조 제1항은 ‘작업발판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 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는 ‘이를 설치하는 것이 매우 곤란하거나 작업상 임시로 해체해야 하는 경우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해야 한다. 다만,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사업주는 추락 위험이 높은 작업발판의 끝이나 개구부에 관하여는 어떠한 돌발 상황이 생기더라도 근로자가 방호조치 없이 추락하는 일이 없도록 겹겹이 여러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안전대는 안전난간과 추락방호망의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에 사용해야 하는 최후의 조치이다.
SWC의 설치 목적에 비추어 개구부에 안전난간을 설치하면 작업효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M가 ‘안전난간을 설치하면 작업이 조금 까다롭기는 하지만, 상당히 어렵다고 할 수는 없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②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실제로 SWC 개구부에 안전난간과 수직방호망을 설치하였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SWC의 개구부가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것이 매우 곤란한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 작업의 효율이 상당 부분 떨어지더라도 추락 위험이 높은 장소에 그 방지조치를 취하여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작업효율을 위하여 근로자의 안전을 포기하는 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
이 사건 공사현장의 SWC 개구부에는 안전난간과 추락방호망이 없어 피해자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안전대를 착용하고 안전 고리를 SWC의 개구부 반대쪽에 있는 강관에 걸고 작업을 하였는데, 이 강관은 가로ㆍ세로가 교차하고 있어 안전 고리를 체결한 상태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운 구조이고, 안전 고리의 길이도 SWC 내에서 이동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근로자들은 안전 고리를 수시로 풀었다가 체결하면서 이동을 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안전 고리를 푼 채 움직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도록 하면서 별도의 안전대 부착설비조차 설치하지 않아 아무런 추락 방지조치 없이 근로자들이 이동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음에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관리ㆍ감독도 부족했던 이상, 피고인 C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D의 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추락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추락을 한 구체적인 원인은 알기 어려우나, 피해자가 스스로 21층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작업 현장에 안전난간과 별도의 안전대 부착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근로자들이 안전 고리를 풀고 이동하도록 방치하였던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추락하여 사망하였음이 인정된다. 그리고 피고인 D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경영책임자로서의 의무 위반의 구체적인 내용(특히 외부기관의 현장점검 결과 안전난간 미설치 등으로 지적을 받았던 적이 있었음에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이나 근로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던 점 등의 의무 위반 내용)에 비추어 보면, 그 의무 위반이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 불이행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D의 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추락 및 사망 사이에도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A, 주식회사 B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의 주장
피고인들은 주의의무 위반 내용으로 적시된 ①, ②, ③ 중 ③은 인정하나, ② 안전대부착설비는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미설치 사실이 없고, ①은 SWC를 설치한 시공사인 주식회사 E이 해야 하는 것으로 피고인들에게 권한과 의무가 없어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② 안전대 부착설비는 별도로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SWC의 강관에 안전 고리를 걸 수 있었다고 해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들도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① 부분에 관하여 실제 작업을 하는 사업주로서 시공사인 주식회사 E에 적극적으로 안전난간 설치를 요구했어야 하는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았으므로, 이 부분에 관하여도 피고인들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제1호(안전조치 미이행 치사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제1호
피고인 C: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63조(안전조치 미이행 치사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D: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4호(징역형 선택)
피고인 주식회사 E: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C, D: 각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 A, C, D: 각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 A, C, D: 각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B, 주식회사 E: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7년
양형기준의 미적용: 상상적 경합범에 대하여 별도의 처리방식을 제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아래 권고형의 범위를 참고사항으로만 제시한다.
[유형의 결정] 과실치사상 > 02. 산업안전보건법 범죄 > [제3유형] 안전·보건조치의 무위반치사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6개월~1년6개월
선고형의 결정: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불리한 정상: 피고인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특히 피고인이 잘못을 시인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안전 고리연결에 관한 관리ㆍ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한 부분이 피해자의 사망에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일부 잘못을 시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 아무런 형사처벌전력이 없다. 안전 고리를 풀었던 피해자의 잘못도 사고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50,000원~100,000,000원
선고형의 결정: 벌금 10,000,000원
[피고인 C]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7년
양형기준의 미적용: 상상적 경합범에 대하여 별도의 처리방식을 제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아래 권고형의 범위를 참고사항으로만 제시한다.
[유형의 결정] 과실치사상 > 02. 산업안전보건법 범죄 > [제3유형] 안전·보건조치의 무위반치사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6개월~1년6개월
선고형의 결정: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5회 있다(2005년, 2012년, 2014년, 2017년, 2023년). 특히 피고인은 2022. 1.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관한 감독 과정에서 ‘옥상층 전면 2단 비계의 작업발판 측면, 옥상층 엘리베이터실과 덕트실 사이 가설통로, 지하 5층 전기실 입구’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락방지조치 미이행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적발되어 2023. 4.경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유사한 내용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을 계속하였고, 그 결과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이 없다. 안전 고리를 풀었던 피해자의 잘못도 사고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D]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30년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오래 전이지만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2회 있다(1988년). 경영책임자로서 피고인의 법령상 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결국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이 없다. 안전 고리를 풀었던 피해자의 잘못도 사고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주식회사 E]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10,000원~10,000,000,000원
선고형의 결정: 벌금 100,000,000원
불리한 정상: 피고인 회사는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수십 차례 있다.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사 현장과 관련해서도 2023. 4.경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다.
판사 전아람
각주1) SWC(Safety Working Cage) : 건물 벽체에 고정하여 인양장치로 상승시키며, 골조공사와 함께 외벽 마감공사를 한 층씩 올라가며 시공하는 공법에 이용되는 작업발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