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남 진주시 B에 있는 C(주)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27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여객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로서 사업경영담당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10.8.부터 2020.12.11까지 근로한 D의 견습기간 동안의 임금 922,31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 내지 사정들이 인정된다.
위 공소사실 기재 사업장(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채용과정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그 이후 도로주행평가를 대체로 실시한 다음 합격한 사람에 한하여 노선견습 및 실기견습을 하는데, 실시노선견습은 운행버스에 탑승하여 버스 노선을 숙지하는 것이고, 실기견습의 내용은 지도기사를 동승하도록 하여 견습기사의 승무태도, 안전운전 등을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D는 이 사건 회사의 채용에 지원하여 면접 및 도로주행평가를 거친 뒤 합격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D에게 노선견습 및 실기견습 일정표 및 노선을 제시하였으며 D는 그 일정표에 따라 2020. 10. 8.부터 2020. 10. 29.까지 사이에 약 16일간 노선견습 및 실기견습을 하였다.
D는 위 견습기간 동안 이 사건 회사의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받았고, D는 견습을 마친 이후 별다른 평가를 거치지 않고 견습 종료 다음 날인 2020. 10. 30. 임명장을 받아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제7조는 채용에 관하여 “회사가 실시하는 시험 또는 면접과 서류전형에 합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2조에서 “회사는 종업원으로서의 적격 여부를 시험하기 위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일로부터 3개월(90일간)까지를 수습 시용기간으로 한다.”고 규정하였을 뿐, 달리 노선견습이나 실기견습에 관하여 규정하거나, 채용과정에서 견습이 필요하다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D에 대한 견습기간은 이 사건 회사의 채용절차의 한 단계이거나 적어도 피고인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앞서 본 인정사실 및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견습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금품청산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회사가 D에게 견습일정, 시간, 장소 등을 지정하여 통지한 사실은 있으나, 피고인 측은 견습기사가 기존 재직 회사의 관광버스 운행일정 등을 이유로 견습일정 변경을 요청하면 변경하여 주는 경우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사건 회사에서 근로한 근로자들 중 견습 당시 다른 회사에 재직중이던 근로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증거기록 162쪽), 견습일정의 변경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노선견습 및 실기견습 모두 이 사건 회사의 기존 근로자가 동승하였고, 피고인이 단독으로 이 사건 회사의 버스를 운행하지는 아니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는 동승한 기존 근로자에게 평가의 대가로 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회사 직원이 D의 견습과정에서 노선의 과속방지턱 다수 구간을 묻는 등 견습에 관한 질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견습 중인 사람의 채용을 위한 평가로 볼 여지도 있는 점, D는 실기견습기간 1일 5시간 정도의 견습을 하고 귀가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견습기간 동안 D에 대하여 그 업무수행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거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D가 이에 구속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D와 피고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는 그 일자가 2020. 10. 8.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 부분은 D 스스로 기재한 것이고 당시 피고인이나 이 사건 회사의 직인은 날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 이후에 위 근로계약서상 근로기간은 2020. 10. 30.부터로 기재되었고,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도 2020. 10. 30.자로 자격취득이 신고된 점, D는 견습을 마친 뒤 특별한 추가 시험이나 평가 없이 채용되었으나, 이는 D에 대한 실기견습 평가가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D에 대한 견습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이기는 하나, 이는 D가 이 사건 회사의 버스 운행지역인 진주지역 거주자가 아니어서 지리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D에 대한 견습과정이 채용이후의 시용기간이거나 이미 채용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교육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설령 피고인이 D의 견습기간에 대하여도 임금지급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①, ②항에 기재된 각 사정 및 진주지역의 다른 버스회사 중 견습기간에 대해 근로시간에 따라 계산한 임금이 아니라 소정의 교육비나 일비를 지급하는 회사가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D의 견습기간에 대하여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채용절차라고 인식하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바, 사후적으로 지급책임이 인정된다는 사정만으로는 금품청산의무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재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