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2. 1. 20. 선고 2021가합137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 조합은 거제시 일원을 구역으로 활동하는 지역 C조합이고, 원고는 1995. 9. 25. 피고 조합에 입사한 후 2007. 5. 1.부터 피고 조합의 1급 직원(간부직원)으로 근무하면서 2015. 3.경부터는 지도상무, 2019. 4.경부터는 거제지점 지점장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원고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범행에 대한 형사처벌

원고는 2018. 5. 30.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공소사실로 기소(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8고합60)되어 2019. 10. 10.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고, 이에 대하여 원고와 검사가 항소[부산고등법원(창원) 2019노293]하여 2020. 6. 8. 항소심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대법원 2020도8162)하였으나 2020. 9. 24. 그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위와 같이 확정된 항소심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원고의 범죄사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다.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대기 발령처분

피고 조합은 2019. 9. 4.자로 원고가 형사사건으로 구속 또는 기소되었다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61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대기 발령처분(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 등’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변상 및 직권면직 처분

1)

피고 조합은 2020. 4. 2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1억 6,000만 원의 변상처분을 의결하고, 2020. 4. 27.경 원고에게 위 나.항 범죄사실의 요지 제2항 기재 행위로 인한 피고 조합의 손실 중 1억 6,000만 원을 변상하라고 통지(이하 ‘이 사건 변상처분’이라 한다)하였다.

2)

피고 조합은 2020. 10. 15.자로 위 나.항과 같이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배임)의 형이 확정되고 원고가 이 사건 변상처분에 따른 변상책임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59조 제1항 제9호, 제11호에 의하여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처분(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고, 이 사건 직위해제 등과 이 사건 직권면직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피고 조합의 관련 규정

피고 조합의 정관, 단체협약, 인사규정 등 관련 규정 중 이 사건 각 처분과 관련된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 7, 8, 24호증, 을 제1, 2, 3, 4,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처분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위법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그 무효의 확인과 함께 원고의 복직 시까지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가.

이 사건 각 처분의 근거인 인사규정의 무효

이 사건 각 처분의 근거인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은 정관 또는 규약의 위임 없이 제정된 것이어서 제규정관리규약 제4조 제2항에 반하여 무효이고, 따라서 인사규정을 근거로 행하여진 이 사건 각 처분 역시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직위해제 등에 관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의 존재

1)

상임이사 소관사업부문 직원인 원고에 대한 대기 발령 권한은 상임이사에 있으므로, 조합장에 의하여 이루어진 대기 발령처분은 권한 없는 자에 의한 것이다.

2)

직위해제는 대기 발령이나 직무정지와는 구분되는 별개의 처분이므로 반드시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피고 조합은 이사회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원고에 대하여 직위해제 처분을 하였다.

다.

이 사건 직권면직의 단체협약 위반

피고 조합의 단체협약 제48조는 소속 조합원에 대해 면직이 가능한 경우를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제2조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이 피고 조합의 취업규칙이나 제 규정 등에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직권면직은 단체협약 제48조에서 면직을 허용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단체협약에 반한다.

라.

이 사건 직권면직의 징계절차 위반과 이중징계

1)

이 사건 직권면직은 실질적으로 징계해고에 해당하고, 설령 징계해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피고 조합이 징계와 같이 인사위원회의 의결절차를 거친 이상 다른 징계절차도 모두 준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 조합은, 인사위원회 개최 전 원고에게 인사규정 제74조에 규정된 출석통보를 하지 아니하고, 인사위원회에 징계 사유와 관계 있어 적격이 없는 위원을 포함시켰으며, 이사회 의결 시 정관 제49조, 제63조에 따른 원고의 참석 요청을 묵살하여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재심청구에도 응하지 아니하여 징계절차를 위반하였다.

2)

원고는 형사사건의 배경이 된 임대차계약 업무 부적정의 사유로 2017. 4. 30. 이미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 직권면직은 그 사유가 선행 징계처분과 기본적으로 동일하여 이중징계에 해당한다.

마.

이 사건 직권면직에 관한 해고의 정당한 사유 부존재

1)

이 사건 변상처분은 재심 절차에서 원고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무효이고,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 중 변상처분 불이행은 그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2)

원고에 대하여 형사재판의 형이 확정되기는 하였으나 원고의 가담 정도, 다른 가담자와 유사 사례에서의 직원들에 대한 처분 정도, 원고의 근무기간과 공적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직권면직은 비례성과 평등의 원칙에 위반하여 지나치게 과중하다.

3.

판 단

가.

인사규정의 무효 여부

피고 조합의 제규정관리규약 제4조 제2항은 정관 또는 규약에서 위임한 사항뿐 아니라 ‘그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도 ‘규정’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는 사실, 피고 조합의 정관 제63조 제2항이 조합장에게 간부직원에 대한 임면권을 부여하고, 제49조 제5항 제11호가 이사회로 하여금 간부직원 임면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각 처분과 관련된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은 위와 같이 정관에 규정된 간부직원의 임면 등에 관한 사항을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제규정관리규약 제4조 제2항에 따라 제정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이 제규정관리규약 제4조 제2항에 반하여 무효이라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직위해제 등에 관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의 존부

위 인정사실 및 위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조합장에게 간부직원에 대한 대기 발령 권한이 인정되고, 또한 조합장의 간부직원에 대한 직위해제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요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 조합의 직제규약 제11조는 피고 조합의 직원을 1급인 간부직원과 2급 이하 4급인 일반직원으로 구분하고 있고, 인사규정 제4조는 피고 조합과 같이 조합장을 상임으로 하는 조합에서 상임이사를 두는 경우의 임용권에 관하여, 제1항에서 조합의 직원은 조합장이 임용하되, 상임이사 소관사업부문 직원에 대한 승진 및 전보는 상임이사가 전담하여 행하도록 하면서도, 제2항에서 간부직원인 상무는 조합장이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 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인사규정 제3조 제2호에 의하면. “임용”은 전보, 전직, 직무정지, 직위해제 등을 포함하는 인사운용상의 총괄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규정내용을 종합하면, 상임이사 소관사업부문에 소속된 간부직원에 대한 대기 발령 등의 임용권은 일반직원에 대한 경우와 달리 인사규정 제4조 제2항에 따라 조합장에게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제4조 제2항은 조합장이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 간부직원을 임용하도록 하면서, 다만 대기, 직무정지 등의 경우에는 이사회의 동의를 거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인사규정 제61조 제1항 제1호는 형사사건으로 구속 또는 기소된 직원에 대하여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대기 발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비록 직위해제는 근로자의 종전 직위를 해제한다는 측면을 강조하는 용어이고, 대기 발령은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채 대기 상태에 둔다는 점을 강조한 용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직위해제나 대기 발령은 모두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라는 점,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제61조 제1항 역시 대기 발령의 전제로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규정하여 양자를 명확히 구분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간부직원에 대한 대기 발령뿐 아니라 직위해제도 인사규정 제4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이사회의 동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직권면직의 단체협약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 제4호 단서 (가)목에 의하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와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는 노동조합 참가가 금지되는데, 그 취지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여기서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 결정 또는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하고,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란 근로자에 대한 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근로관계 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계획과 방침에 관한 기밀사항 업무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등과 같이 직무상 의무와 책임이 조합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위치에 있는 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자에 해당하는지는 일정한 직급이나 직책 등에 의하여 일률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되고, 업무 내용이 단순히 보조적·조언적인 것에 불과하여 업무 수행과 조합원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자도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8두13873 판결 등 참조).

또한 노동조합법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는바, 이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한편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4도110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위 증거와 을 제5, 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등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간부직 원인 원고가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노동조합의 조합원 또는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원고에게 단체협약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이 사건 직권면직 당시 단체협약 제5조 제1항은 ‘이 협약은 C조합과 노동조합 및 조합원에게 적용된다.’라고 규정하고, 제7조 제1항은 ‘노동조합가입 대상자는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이 된다. 단 총무과장은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조합원의 자격에 해당하는 노동조합가입 대상자에 대하여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원고가 노동조합가입 대상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위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②

피고 조합의 직제규약은 피고 조합의 직원을 1급 간부직원과 2급 이하의 일반직원으로 구분하고(제11조), 간부직원의 명칭을 상무로 하며 조합장 또는 상임이사를 보좌하여 조합업무를 분장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제12조). 또한 피고 조합의 정관에서는 간부직원의 경우, 그 임면에 이사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조합장과 상임이사를 보좌하여 소관 업무를 처리하며, 총회 및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제63조), 경영책임을 지는 상임이사가 일정한 사유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이사회가 정한 순서에 따라 그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2조). 나아가, 1급 지사무소장은 위임전결규약 등에 근거하여 부서 경영방침과 기본운용계획의 추진 및 시행 등에 관한 권한, 소속 직원에 대한 취업관리 및 인사고과, 교육훈련, 보직부여 및 업무조정, 휴가, 조퇴 및 외출허가, 시간외 근무명령 등 지사무소 직원들의 제반 인사노무관리에 대한 전결권한과 지사무소의 직원에 대한 평정권한도 보유하고 있다.

③

피고 조합의 1급 간부직원들은 실제 조합비도 내지 않고 조합 활동에도 참여하지 아니하여 왔다. 피고 조합은 2021. 7.경 간부직원이 노동조합에 가입신청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는 내용으로 단체협약을 개정하였는데, 위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보면, 위 단체협약의 개정은 간부직원들에게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아니하여 온 관행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④

위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조합의 간부직원은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로서 노동조합에의 참가가 금지되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위와 같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없는 간부직원은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노동조합법에 근거한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라.

이 사건 직권면직의 징계절차 위반, 이중징계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 등에 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이는 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두4235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위 증거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등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조합이 이 사건 직권면직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이 사건 직권면직이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제53조는 면직을 의원면직, 자연면직, 정년면직, 명예면직, 징계면직, 직권면직으로 구분하고, 제69조는 징계의 종류를 견책, 감봉, 정직, 징계면직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징계에 해당하는 징계면직과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 직권면직을 구별하고 있다.

②

회원조합 감사 규정 제27조 제2항 제1호는 징계면직 사유로 ‘횡령, 배임, 절도 및 금품수수 행위 등 범죄행위를 한 경우’, ‘고의 또는 중과실로 조합에 중대한 손해를 끼치게 하거나 질서를 심히 문란케 한 경우’ 등을 규정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직권면직의 근거인 인사규정 제59조 제1항 제9호, 제11호는 횡령, 배임 등 범죄행위를 하거나 조합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것뿐만 아니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변상책임을 불이행’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에 관한 사유가 징계면직 사유와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③

인사규정 제59조 제2항은 직권면직의 경우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한 반면, 제58조는 징계면직에 있어 인사위원회의 의결뿐만 아니라 제9장(제63조부터 제83조까지)에 규정된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직권면직과 구별되는 별도의 절차규정을 두고 있다. 나아가 피고 조합이 직권면직에 관한 절차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쳤다는 사정만으로 일반 징계면직에 관한 제9장의 절차도 모두 거쳐야 한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④

피고 조합이 2017. 4. 20. ‘임대차 계약업무 부적정, 담보물 가격조사 부적정’을 사유로 원고에 대한 정직 3월의 징계를 의결하고 그 무렵 원고에 통지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직권면직은 ‘금고 이상의 형의 확정’, ‘변상책임 불이행’을 그 사유로 하고, 징계면직과는 그 근거규정과 절차를 달리하는 다른 종류의 처분이므로,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마.

이 사건 직권면직에 관한 해고의 정당한 사유의 존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해고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단체협약 등에 해고사유로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가 금고 이상의 형의 판결을 받았을 때'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 취지는 통상 그러한 유죄판결로 인하여 ①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되어 근로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② 기업 내의 다른 종업원과의 신뢰관계나 인간관계가 손상되어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하거나, ③ 당해 근로자의 지위나 범죄행위의 내용 여하에 따라서는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히 훼손하거나 거래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 등 참조), 정관 등에 규정된 당연퇴직사유에 의한 퇴직처리도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들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등 참조).

한편,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2)

판단

위 관련 법리는 당연퇴직이나 징계처분뿐만 아니라 직권면직에 의한 해고의 경우에도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위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권면직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해고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 조합은 여·수신 등 금융업을 영위하는 금융기관이므로, 그 소속 직원들에게는 일반 사기업의 직원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또한 업무상 배임과 같은 직무 관련 재산범죄는 피고 조합의 정상적인 업무 운영이나 신뢰성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제18조 제3호는 ’업무상 배임죄 등을 범한 사람으로서 벌금 3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할 수도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업무상 배임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아 확정‘된 경우 등을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한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는 아니하고, 따라서 위 규정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

②

원고에 대한 처벌이 확정된 형사사건의 수사는 피고 조합의 조합원인 어민들의 고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에 대한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이미 피고 조합과 조합원들 간의 신뢰관계가 크게 훼손되고, 이로 인해 피고 조합의 기본적인 운영이나 거래관계에도 큰 어려움을 야기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범죄행위로 인한 피고 조합의 재산상 손해액이 15억 원을 초과하고, 현재까지 그 재산상 손해가 거의 회복되지도 아니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와 피고 조합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근로관계의 계속은 어렵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하여 보더라도 피고 조합에게 원고로 하여금 계속하여 관련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③

앞서 본 이유로 원고가 업무상 배임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직권면직은 해고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따라서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변상처분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까지 무효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바.

소결

따라서 피고 조합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이 위법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범(재판장) 차선영 정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