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각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들은 E노동조합 F지회 부산울산경남지역 소속 조합원으로, 피해자 G이 운영하는 H 대리점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H 본사 지원금 및 I 인센티브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통영시 일원에서 'J'을 목적으로 집회를 하며 현수막, 피켓을 설치하기로 모의하였다.
피고인 A, D, C
이에 피고인 A, D, C는, 2020. 8. 2. 일요일 10:15경 통영시 K에 있는 'L교회' 앞에서, "M", "N"라고 적힌 현수막과 "O"라고 적힌 피켓을 게시하고, 2020. 8. 9. 일요일10:25경 같은 장소에서, "P", "Q"라고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고, 2020. 8. 16. 일요일10:09경 같은 장소에서, "P"이라고 적힌 현수막과 "O", "R"라고 적힌 피켓을 게시하고,2020. 8. 23. 일요일 10:21경 같은 장소에서, "P", "Q"라고 적힌 현수막과 "R"고 적힌 피켓을 게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피고인 B
이에 피고인 B는 상피고인 A, D, C와 함께, 2020. 8. 9. 일요일 10:25경 제1항 기재 장소에서 제1항 해당일시 부분 기재와 같이 현수막을 게시하고, 2020. 8. 16. 일요일10:09경 제1항 기재 장소에서 제1항 해당일시 부분 기재와 같이 현수막, 피켓을 게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상피고인들과 공모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판단
이 법정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위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되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무죄판결의 요지를 각 공시한다.
피고인들은 피해자 운영 H 죽림대리점에서 자동차 판매원으로 근무하던 중 2020년경부터 자동차 판매·캐피탈이용 실적 등에 따라 H, I 등으로부터 대리점주에게 지급되는 경영지원금, 인센티브 등의 돈을 피해자가 지급받으면 피고인들 등 위 대리점 소속 자동차 판매원들에게 분배해주고 당직근무시 식비를 지급해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피해자에게 단체교섭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해자와의 단체교섭이 2020. 6.12.경부터 시작되어 같은 해 7. 31.경까지 5차에 걸쳐 진행되었으나 모두 결렬되었다. 그리고 2020. 8. 21.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달 31. 조정중지결정을 받았다. 이에 피고인들은 제5차 교섭이 결렬된 후인 2020. 8. 2.경부터 같은 달 23.경까지 4주 동안(피고인 B는 2020. 8. 2.경 및 같은 달 23.경만 참석) 일요일마다 피해자가 다니는 위 교회 앞에서 집회를 하면서 그곳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현수막, 피켓을 게시하였다. 피고인들의 위 행위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이라는 목적 하에 사용자인 피해자에게 노사 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한 노동조합의 단체활동으로서, 휴일인 일요일에 근무장소인 위 대리점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한 행위임을 고려할 때 위 대리점의 정상적인 업무 운영을 방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바, '조합활동'에 해당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 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 ·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바(노동조합법 제1조), 노동조합법 제4조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단체교섭 · 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규정이 적용된다. 위 규정은 조합활동에도 적용되는바, 조합활동이 정당하려면,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또는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고,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 또는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취업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며, 근무시간 외에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진 조합활동의 경우에도 근로자는 사용자의 이익을 배려해야 할 근로계약상의 성실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뚜렷한 근거가 없거나 허위인 사실을 외부에 공표하여 사용자의 명예 등을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도613 판결, 대법원 1990. 5. 15. 선고 90도357 판결, 대법원 1999. 9. 3. 선고 97누2528, 2535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의 행위는 근로조건 유지·개선 등을 위한 행위로서 취업시간 외인 일요일에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진 조합활동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피해자가 H로부터 경영지원금을 지급받고, I로부터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받은바 있으면서도, 다른 지역의 일부 H 대리점들과 달리, 자동차 판매원인 피고인들에게 이를 전혀 분배하지 않아왔고,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당직근무를 시키면서도 당직식비는 지급근거가 없다면서 이를 지급하지 않아온 사실은 피해자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인바, 적법하게 허가받은 집회장소에서 경영지원금, 인센티브를 자동차 판매원인 피고인들에게도 분배해주고 당직식비를 지급해달라는 내용으로 요구하면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현수막, 피켓을 게시한 것인 이상, 피해자와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이 예배를 위해 오가는 도중 이를 볼 수 있게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근로계약상의 성실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한 조합활동에 해당한다.
집회·시위의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조합활동의 일환으로서 이루어지는 현수막, 피켓의 게시의 경우 그 특성상 사용자에 대한 사실적시가 불가피한바, 그것이 위와 같이 정당한 조합활동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하거나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사실적시로 사용자의 사회적 평가를 일부 저해하는 것은 사용자로서 감수할 필요가 있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검사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기소하였을 뿐, 모욕죄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는 기소하지 않았다).
판사 류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