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노183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그들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였고, 그 효력이 상계적상 시로 소급하여 발생하므로 금품청산의무위반 및 임금정기지급의무위반에 따른 각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창원시 마산회원구 C에 있는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상시 근로자 50여명을 사용하여 시외버스운수업을 행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하는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1. 21.부터 2015. 11. 20.까지 및 2015. 12. 7.부터 2016. 12. 6.까지 운전기사로 근로하다 퇴직한 E의 2015년 2월분 주휴수당 차액 20,37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등 별지1 미지급금품내역(E) 기재와 같이 주휴수당 101,850원, 유 급휴일수당 1,203,363원 및 연차미사용수당 581,590원 등 금품합계 1,886,803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11. 20.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재직중인 F의 2015년 2월분 임금을 정기지급일인 2015. 3. 15.에 지급하면서 주휴수당차액 23,37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등 별지2 미지급금품내역(F)의 기재와 같이 주휴수당 426,944원 및 연차미사용수당 220,700원 금품합계 647,644원을 지급기일에 전액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또는 정기지급일 이전)에 상계의 의사표시가 이루어졌다거나 상계의 금액과 방법이 예고되는 등 상계가 허용되는 예외에 해당한다고 볼 충분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43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참조), 기타의 사정으로 사용자의 임금 등 부지급에 고의가 없거나 비난할 수 없는 경우에도 죄가 되지 않는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8도1260 판결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43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2011. 10. 27. 선고 2011도210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에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조정의 실질을 잃지 아니할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의 미지급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같은 기간 동안 법정수당의 초과지급 부분이 있음을 이유로 상계나 그 충당을 주장하는 것도 허용되므로(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다77290 판결 참조), 이 점도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하고, 단순히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또는 정기지급일 이전에 상계의 의사표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거나, 결과적으로 상계가 허용되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2101 판결, 2016. 9. 28. 선고 2016도991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① 이 사건 회사를 인수하기 이전부터 위 회사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통해 월 임금 총액을 정하고, 출근할 경우 실제 근무실적에 상관없이 10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2시간 연장근로 및 그 중 1시간 야간근로 간주 포함)하여 월 21일 근무를 기준으로 기본근로시간, 연장근로시간, 야간근로시간, 주휴근로의제시간을 계산한 후, 위 월 임금 총액을 이와 같이 계산한 시간 합계로 나누어 시급을 산정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월 근무일수 별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21일 초과 근로 시 그에 대한 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의 임금조견표를 만들어 임금을 지급해 왔다. ② 원래 월 21일 기준으로 기본근로 168시간(=21일×8시간), 연장근로 63시간(=21일×2시간×1.5), 야간근로 10.5시간(=21일×1시간×0.5), 주휴근로의제 35시간(≒8/7×365/12)이므로, 위 월 임금 총액을 합계 276.5시간으로 나누어 시급을 산정해야 하나, 착오로 274시간으로 나누어 시급을 산정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회사가 2013년경부터 2016년경까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초과 지급한 임금이 각 약 99만 원, 약 148만 원에 이른다. ③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채권과 상계하였다.

다.

살피건대, 시외버스 운전의 경우 정확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우므로 실제 근로시간에 상관없이 근로시간을 간주할 필요성이 있는 점, 이 사건 회사는 매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통해 임금조견표를 작성해 온 점, 이 사건 근로자들도 그러한 임금조견표를 토대로 미지급 임금을 계산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근무일수에 따라 근로시간을 간주하여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유효하다고 판단된다(대법원 2001. 1. 16. 선고 99다37924 판결,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등 참조). 그 과정에서 계산 착오로 시급을 잘못 산정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초과 지급한 임금이 있는 경우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고,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 수사과정에서의 피고인 및 이 사건 근로자들의 태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초과 지급한 임금이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으며, 그 액수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채권의 52%에 해당하거나(E) 미지급 임금을 초과한다(F). 그렇다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또는 정기지급일 이전에 상계의 의사표시가 이루어졌는지 여부 및 결과적으로 상계가 허용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고, 결국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43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라.

그러므로 그러한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공소사실의 요지는 '2. 공소사실의 요지' 기재와 같은바, '4. 당심의 판단'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김도영 이지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