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김해시 D 일원에서 E 주식회사가 시행하는 F 조성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시공자이고, 원고는 G 25.5톤 덤프트럭(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99%의 지분을 보유한 공유자이다.
피고는 2014. 10. 10.경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에 이 사건 공사 중 토석 채취 및 반출 업무를 대금 3,816,202,500원으로 하여 위탁하면서(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 같은 날 H과 '건설운영위탁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차량의 운전기사 I이 2015. 8. 27. 07:00경 그 차량을 운전하여 토석 채취 및 반출 업무를 하던 중 이 사건 차량이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통행로 우측 아래로 추락하여 전복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 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 등을 방지하여 수급인의 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하여야 할 산업안전보건법상 또는 신의칙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한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차량의 교환가치 감소액 77,250,000원(=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차량의 시가 135,000,000원 - 위 차량의 매도이익 57,750,000원), 원고가 지급한 운전기사 치료비 및 합의금 2,900,000원 및 이 사건 차량을 17개월 동안 운행하지 못함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도시일용노임 기준 휴업손해 5,385,903원[= (1,970,452원 × 2개월) + (1,970,452원 × 22일/30일)] 등 합계 85,535,903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령
이 사건 사고 당시 시행 중이던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관련 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업주는 굴착, 채석, 운송, 운반 등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 중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을 제외한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5호, 제5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위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사업주는 덤프트럭 등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에는 그 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떨어짐으로써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고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갓길의 붕괴 방지 및 도로 폭의 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 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99조, 제196조, 별표 6).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인정 사실에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20호증, 을 제4, 5,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증인 J, K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과실의 존재나 피고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위탁계약 당시 작성된 '건설위탁운영계약서'에는 E 주식회사는 발주자, 피고는 원사업자, H은 수급사업자로 기재되어 있고, 위 위탁계약서 5항 계약금액 중 공급가액란에는 위 공급가액이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에 의한 노무비임이 기재되어 있으며, 이 사건 위탁계약은 H이 위 공사에 관하여 토석을 채취하여 반출하는 일을 완성하고, 피고가 그 대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위탁계약은 도급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그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의 근로자인 I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H은 다시 원고와 같은 차주 또는 운반업체와 반출토 운반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토석 채취 및 상차 지점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입구까지 내려가는 방향으로 차량의 교행이 가능한 노폭 10미터 정도의 차량 임시 통행로를 개설한 뒤 반출토 운반 차량의 통행을 관리하여 왔는데, 이 사건 사고 현장은 H이 개설한 임시 통행로 중 90°로 꺾이는 커브 구간을 지난 지점(이하 '이 사건 통행로'라 한다)이다.
원고는 이 사건 통행로는 90°로 꺾이는 커브 구간을 막 지난 지점이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유도수·신호수를 배치하고, 차량 유도시설, 위험 등 안내표지, 차량 전복을 방지할 가드레일, 지반의 부동침하 또는 갓길 붕괴 방지물 등을 설치하며, 이 사건 차량 운전기사 I 등 토석 채취 및 운반 작업을 하였던 운전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였어야 함에도 피고가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고, 피고의 그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른 대금 정산 등을 위하여 임시 통행로를 통한 토석 반출 횟수 및 수량을 확인하는 이외에 이 사건 통행로를 왕래하는 차량에 대하여 직접적인 관리 및 통제를 하지는 아니하였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통행로에 위와 같은 안전조치 또는 안전교육을 하지는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가 토사를 실은 이 사건 차량이 이 사건 통행로의 커브 구간을 내려가다 우측으로 전복, 추락한 사고라는 것 이외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이 사건 사고 경위에 관하여 제출된 자료 중 갑 제1, 2호증은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약 1년 6개월이 지난 뒤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한 데 대하여 피고가 그러한 책임이 없다는 취지를 표시한 내용증명이고, 갑 제12호증의 각 영상, 갑 제16, 17호증, 을 제6, 7, 9호증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자료가 아니며, 갑 제22호증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차량을 곧바로 뒤따라 내려갔다는 덤프트럭 운전기사 L의 진술이기는 하나 그 진술에 의하더라도 L은 이 사건 사고 후 비로소 이 사건 차량이 전복된 상태만을 목격하였다는 것에 불과하고, 을 제2호증의 영상은 이 사건 사고 후 이 사건 차량의 상태를 촬영한 것이어서 사고의 경위를 추단하기에 부족하며, 이 법원의 증인 J. K 역시 이 사건 사고를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어 그 증언만으로 사고 발생의 명확한 경위를 알 수 없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원인이 명확하지 아니한데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통행로의 노폭이 10m로 상당히 넓은 점, 이 사건 통행로에는 25톤 덤프트럭이 1일 왕복 300대 정도(1일 8시간 기준 1시간당 40대 가량)가 왕래하는데, 이 사건 사고를 전후하여 이 사건 통행로에서 그와 같은 차량 전복이나 추락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전혀 없는 점, 이 사건 사고는 교행 중 발생한 사고도 아닌 점, I이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여 반출토 운반을 시작한 첫날 오전 7시에 발생하는 등 이 사건 사고가 운전기사인 I의 운전미숙 또는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상 또는 신의칙상 안전조치의무 위반이 있었다거나 이 사건 사고가 그러한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상익(재판장) 강진명 이병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