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해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증권회사이다.
원고는 타 증권회사에 다니다가 2014. 11. 24. 피고 회사에 증권영업직(직급 1급을, 직위 차장)으로 채용된 근로자이다. 이후 원고는 2016. 1. 1. 지점장에 보임되었고, 같은 해 4. 1. 정기인사에서 '1급갑' 직급으로 승진되었다.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원고는 2016. 12. 29. '원고는 2013. 5. 16.경 공동으로 출자한 주식회사 C(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에 대한 출자금 등을 피해자 회사를 위해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13. 5. 28.경부터 2014. 2. 14.경에 이르기까지 총 7회에 걸쳐 피해자 회사 소유의 자금 합계 454,414,590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는 범죄 혐의로 기소되어(창원지방법원 2016고단4477호), 2018. 6. 8. 창원지방법원에서 업무상횡령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원고와 검사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창원지방법원 2018노1510호로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19. 1. 9. 원고의 양형부당 주장만 받아들여 위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보호관찰 및 240시간의 사회봉사명령 병과)을 선고하였다.
원고가 다시 위 2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 2019도1606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9. 4. 26.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원고에 대한 인사발령 내지 징계처분의 경과
피고는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실을 인지하고, 2018. 2. 7. 원고에 대하여 직위(직책)을 '지점장'에서 '부장'으로 변경하는 면보임 발령을 하였다.
피고는 항소심 법원에서도 원고에 대한 유죄 판결이 선고되자, 2019. 1. 23. 취업규칙 제33조 제1항을 근거로 원고의 보직을 해임하고 자택 대기를 명령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9. 5. 21.경 원고에게 '업무상횡령 사건 관련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른 취업규칙 위반'을 그 사유로 들며 취업규칙 제47조 제2호, 제6호, 제14호, 제16호에 근거로 2019. 6. 23.자로 당연퇴직 처리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9. 6. 23. 당연퇴직되었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조항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0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018. 2. 7.자 면보임 발령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의 2018. 2. 7.자 면보임처분은 원고에 대한 강등 및 감봉 조치의 성격을 가지므로 원고에게 인사상 불이익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를 채용할 당시 관련 형사사건은 문제삼지 않기로 확약하였고, 원고에게 그 징계사유를 고지하거나 징계절차를 밟은 사실도 없다.
따라서 위 면보임처분(강등 및 감봉 처분)은 위법한 징계로서 무효이다.
판단
갑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채용할 당시 관련 형사사건을 문제삼지 않기로 확약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이하 다른 무효 확인 청구의 경우에도 동일하므로 중복하여 설시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대법원 1989. 2. 28. 선고 86다카2567 판결, 법원 1997. 12. 12. 선고17다36316 판결 등 참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며(대법원 1991. 10. 25. 선고 90다20428 판결,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52928 판결 등 참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두2230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2018. 2. 7. 원고에 대하여 직위(직책)를 '지점장'에서 '부장'으로 변경하는 면보임 발령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사발령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원고의 급여가 일부 줄어든 사실은 피고도 다투지 아니하나,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면보임 발령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직급은 그대로 '1급갑'으로 유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위 면보임 발령은 직급은 유지하되 직책만 달리 정한 것이므로 이를 징계처분의 일종인 강 등으로 볼 수 없고, 원고의 급여가 일부 줄어든 것도 직책에 따른 수당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뿐 이를 징계처분인 감봉으로 평가할 수 없다. 결국 위 면보임 발령은 인사권자인 피고의 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달리 위면보임 발령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피고가 위 면보임 발령 과정에서 그 사유를 원고에게 고지하지 않았고, 설령 위 면보임 발령이 '원고 1인만을 대상으로 한 조치'라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도 아니다).
따라서 위 면보임 발령이 징계처분에 해당한다는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2019. 1. 23.자 대기발령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의 2019. 1. 23.자 대기발령으로 인해 원고는 근로제공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급여일체를 수령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는 사실상의 해고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이다.
그러나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할 사유가 부존재한다. 즉, 원고는 입사 전에 피고에게 관련 형사사건에 대해 고지하여 피고도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더구나 이를 문제삼지 않기로 확약하였다),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으로 인해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실적이 저하된 사실이 없다. 따라서 피고 취업규칙 제33조에서 대기발령 사유로 정한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는 위 대기발령을 함에 있어 징계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따라서 위 대기발령은 무효이다.
판단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있어서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의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한다. 이는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대기발령에 관한 절차 규정의 위반 여부 및 그 정도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4226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또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514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취업규칙상 보직해임 내지 대기명령이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가 2019. 1. 23. 원고의 보직을 해임하고 자택 대기를 명령함으로 인해 원고가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징계처분이라 볼 수 없고, 오히려 이는 인사권자인 피고의 고유권한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가 위 대기명령 기간 동안 급여를 지급받지 못한 것은 피고 취업규칙 제103조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위 대기명령이 징계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2019. 1. 23.자 대기발령의 정당성(대기발령 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취업규칙 제33조 제1항은 "직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보직해임하여 대기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5호에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그 직무를 수행 할 수 없을 때"를 그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그 직무를 수행 할 수 없을 때"라 함은 취업규칙 제33조 제1항 제2호, 제8호 등과의 관계상-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그 직무를 현실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뿐만 아니라 위 기소로 인해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되거나 직무를 계속 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때도 포함된다고 풀이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대기발령 무렵 원고는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되어 항소심(창원지방법원 2018노1510호)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호관찰과 240시간의 사회봉사명령까지 병과받았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는 적어도 원고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곤란하거나 직무를 계속 부여하는 것이 부적절한 때에 해당한다고 못볼바 아니므로 피고 취업규칙 제33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어 그 직무를 수행 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결국 위 대기명령은 피고의 취업규칙에 근거한 것으로서 그 사유가 존재하고 그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볼 것이므로 정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2019. 6. 23.자 당연퇴직(해고) 처분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에 대한 2019. 6. 23.자 당연퇴직처분은 당연퇴직 사유가 부존재한다. 즉, 피고 취업규칙 제47조 제2호는 "금고이상의 형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경우"를 당연퇴직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나, 여기서 "형"이란 실명만을 가리키는 것이지 집행유예를 받은 형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았을 뿐이다.
위 당연퇴직처분은 사실상 '징계해고'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것인데, 피고는 위 당연퇴직 처분을 함에 있어 징계절차를 밟은 사실도 없다.
위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인데, 피고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관련 형사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입사 후 단기간에 뛰어난 업무실적을 쌓고 우수사원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상당한 사유가 없는 부당한 해고라고 할 것이다.
결국 2019. 6. 23.자 당연퇴직 처분(해고처분)은 무효이다.
판단
먼저, 원고에 대한 2019. 6. 23.자 당연퇴직처분이 피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47조 제2호는 그 본문에서 "금고 이상의 형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경우"를 당연퇴직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금고 이상의 형"에는 실명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유예를 받은 형까지도 포함하는 의미라고 풀이함이 타당하다(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등은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할 것이 못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취업규칙 제47조 제2호 단서는 "교통사고와 관련하여서는 사고발생의 정황을 판단하여 예외로 할 수 있음."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만일 "금고 이상의 형"이 '실형'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대부분의 교통사고의 경우 벌금 또는 집행유예의 형이 선고된다는 점에서- 위 단서가 적용될 여지가 거의 없게 된다(즉, 단서 규정이 별 의미 없는 조항으로 전락해버린다). 따라서 위 단서와의 관계에서 본문의 "금고 이상의 형"이란 실명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집행유예를 받은 형까지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자연스럽다.
취업규칙 제47조 제6호는 "체용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당연퇴직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제26조 제3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채용결격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의 의미도 뒤의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와의 관계상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자연스럽다. 취업규칙 제47조 제2호에서 규정한 "금고 이상의 형"과 취업규칙 제26조 제3호에서 규정한 "금고 이상의 형"은 통일적으로(= 동일한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위 당연퇴직처분이 피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당연퇴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2019. 6. 23.자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 징계절차를 밟지 아니한 것이 위법한지에 관하여 본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대하여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등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여 그것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이처럼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 처분을 하면서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으며, 이는 당연퇴직 사유가 실질적으로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87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취업규칙에서 당연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당연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또 위 당연퇴직 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경우"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게 2019. 6. 23.자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끝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2019. 6. 23.자 당연퇴직처분이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당연퇴직 처분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기는 하나 성질상 '해고'라 할 것이므로 그 퇴직 처분이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76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일단 당연퇴직 처분이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도 당연퇴직 처리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처분이 되기 위해서는 위 당연퇴직처분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어야 할 것이며(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43351 판결, 2002. 8. 23. 선고 2000두9113 판결, 2004. 10. 28. 선고 2003두6665 판결 등 참조),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등 참조). 다만 비록 인사규정 등에 규정된 당연퇴직 사유에 의한 퇴직처리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고의 정당성 판단에 있어서는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들의 취지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대법원 2015. 12. 4.자 2014마2060 결정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원고에 대한 2019. 6. 23.자 당연퇴직처분은 피고의 사망이나 정년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가 아니라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므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처분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위 당연퇴직처분에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른 '정당한 이유', 즉 위 당연퇴직처분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5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는 투자매매업 및 투자중개업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고, 원고는 피고의 영업직으로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는 점, ②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금고 이상의 형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경우"를 당연퇴직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업무상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확정판결을 선고받은 점, ③ 위 업무상횡령죄의 범죄사실은 원·피고 간의 신뢰관계를 파괴하기에 충분하고, 이로 인해 피고의 명예 또는 신용을 훼손할 우려도 있는 점, ④ 2018. 1. 3.경 피고의 창원지점에서 위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소란이 발생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위 당연퇴직처분은 사회통념상 피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에 근거한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위 2018. 2. 7.자 면보임발령, 2019. 1. 23.자 대기발령, 2019. 6. 23.자 당연퇴직처분이 모두 무효임을 전제로 청구취지 기재 차액 상당의 임금의 지급을 구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위 각 인사발령 내지 퇴직처분이 모두 유효한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상제(재판장) 김효정 윤정
각주1) 같은 직급(1급갑) 안에서 다른 직책으로 보임한 것에 불과하므로 오히려 전보처분의 일종이라 할 것이다. 한편, 피고 취업규칙 제52조에서 정한 징계의 종류에는 '강등'이 규정되어 있지도 않다.
각주2) 이에 대해, 원고는 위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거가 된 피고 취업규칙 제103조와 관련하여, 과거 "보직해임된 자의 급여는 별도로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한 것을 현행의 "보직해임된 자의 급여는 무급으로 한다."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동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각주3) 즉,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당연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그 당연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35350 판결, 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두4235 판결 등 참조).
각주4) 즉,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여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다31172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