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0. 1. 23. 선고 2019가합5095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폐기물 수집 운반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이다.나.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취업규칙, 급여지침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다.

피고는 취업규칙 및 급여지침에 따른 상여금(이하 '이 사건 상여금'이라 한다)을 제외한 채 통상임금을 산정한 후 이를 기초로 원고들에게 법정수당(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였다.

[사실인정의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상여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이 사건 상여금을 제외한 채 통상임금을 산정한 후 이를 기초로 원고들에게 법정수당(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표와 같이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이미 지급한 법정수당의 차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취업규칙과 급여지침에는 지급기준일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 대하여서만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이하 '재직자 조건'이라 한다)이 있으나, 실제 임금이 지급된 관행을 보면 재직자 조건은 사문화되었고 피고는 지급기준일 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도 급여지침 제7조에 따라 이 사건 상여금을 포함한 급여를 일할계산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여금은 실질적으로 기본급과 마찬가지로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또한, 재직자 조건은 이미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아야 할 임금을 사전에 포기하게 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 위약예정의 금지, 제43조 제1항 임금 전액지급원칙에 위반되고, 임금 지급을 담보로 근로자들이 퇴직 여부 및 그 시기를 결정할 자유를 제한하여 계속 근로를 강제하며,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원칙, 헌법상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이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연차휴가수당 등의 산정기준 및 평균임금의 최저한으로 규정하고 있는 통상임금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인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말한다. 여기서 고정적인 임금이라 함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을 말하므로,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은 고정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급일 기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은 그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일 것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된다. 그러한 임금은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하는 반면, 그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는 기왕의 근로제공 내용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이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와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그 임금은 이른바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그 특정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퇴직하면 당해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여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그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므로, 고정성도 결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94643 전 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취업규칙과 급여지침에는 지급기준일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으므로,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여금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고정성도 갖추지 못하여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원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재직자 조건을 적용하지 않는 상여금 지급 관행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급여지침에서 정한 지급기준일은 매월 25일인데 피고의 근로자였던 T은 지급기준일 이전인 2016. 4. 24. 퇴직한 사실, 피고는 2016. 5. 10. T에게 2016년 4월분 급여를 지급하면서 상여금은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들은 피고가 상여금을 시간외수당 항목에 합산하여 작성하는 방식으로 T의 2016년 4월분 급여명세서를 위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이유로 T의 입사일이 2014. 5. 11.임에도 2015. 5. 11.로 잘못 기재되어 있는 점, 학자금, 명절상여, 명절위로금 등은 실제로 지급할 때만 급여명세서에 표시되는데 T의 급여명세서에는 지급금액이 없음에도 위 항목이 표시된 점, 가족수당, 조정수당, 식대는 일할계산하여 지급되어야 하는데 위조 과정에서 이 부분도 시간외수당 항목에 합산한 것으로 보이는 점, T의 급여명세서에 기재된 시간외수당은 근무시간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인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갑 제3·4호증, 을 제2부터 5호증까지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피고는 T이 2016년 4월에 실제로 근무한 시간에 따라 시간외수당을 산정한 것으로 보이고 T의 2016년 3월분 급여 중 시간외수당과 비교하여 보아도 금액 차이가 크지 않은 점, 다른 근로자들의 급여명세서에도 지급금액이 없는 항목이 표시되어 있는 점, 급여명세서에 표시되는 형식적인 기재사항인 '입사일'에 오기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급여지급내역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피고는 지급기간 중에 입사한 근로자들에게도 가족수당, 조정수당, 식대 등을 일할계산하여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T의 급여명세서에 가족수당, 조정수당, 식대 등을 일할계산하여 지급한 내역이 표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그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T의 급여명세서가 위조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원고들이 변론종결 후 제출한 참고서면에서 주장한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이나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재직자 조건을 적용하지 않고 퇴직자에게도 상여금을 일할계산하여 지급하는 실무가 장기간 계속되어 이미 관행으로 정착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임금 지급 관행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재직자 조건의 효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은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고(근로기준법 제3조),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며, 이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15조). 이는 노사의 합의에 의하여 임금을 정하도록 하되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하여 이를 강제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임금 결정에 관하여 노사자율을 존중하는 한편 거기에 일정한 한계를 긋는 규율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은 '직접지급의 원칙', '전액지급의 원칙', '통화지급의 원칙', '정기지급의 원칙' 등 임금 지급의 방법(근로기준법 제43조)과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의 지급(근로기준법 제56조) 등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임금 지급과 관련된 기타의 사항에 대해서는 나아가 규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이와 같은 규율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업의 재정 상태와 경영실적, 미래의 경영전망, 근로자의 노동생산성과 기여도, 물가상승률, 동종 업계의 임금수준이나 임금 인상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임금의 지급액이나 지급 항목, 지급조건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모든 임금이 반드시 근로일수에 비례하여 지급되어야 할 필연성이나 당위성을 인정할 근거는 없다.

기본급은 기본적인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일단 근로계약 등에서 기본급의 액수가 정해진 이상 그 이외의 지급에 관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근로계약의 본질상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지급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급일 당시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기본급을 지급하고, 중도 퇴직하는 근로자에게는 기본급을 전혀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은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여 기본급에 대한 지급청구권을 이미 취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이미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것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나 기본적인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기본급과는 달리, 부가적인 임금으로 볼 수 있는 상여금은 근로 제공 그 자체만으로 상여금 지급청구권이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그 지급액과 지급조건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정한 경우에 한하여 근로자에게 지급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이는 휴가비 등과 같은 복리후생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상여금의 지급액이나 지급조건 등을 정하는 것이 이미 제공한 근로에 대한 임금을 사전에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 또는 최저임금법 등 기타 강행법규나 공서양속에 위반되지 않는 이상 유효하다.

피고가 이 사건 상여금을 지급일 당시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은 '지급대상기간 계속 근무'를 상여금 지급조건으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지급조건은 근로자가 해당 기준기간에 지급받은 나머지 임금 총액이 최저임금법상의 기준에 미달한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며, 근로기준법상의 위약예정금지원칙 및 임금 전액지급원칙, 동일노동가치 동일임금 원칙, 헌법상 평등의 원칙 및 비례의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대법원은 2013. 12. 18. 통상임금에 관하여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한 이후 정기상여금에 재직자 조건이 붙은 경우 그것이 유효함을 전제로 고정성을 부정하여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다수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와 같이 확립된 법리에 기초해 다수의 집단적·개별적 근로관계가 성립하여 존속하고 있으므로, 법령의 개정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한 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자 조건을 무효라고 보는 것은 근로관계의 법적 안정성을 지나치게 해치는 것으로서 채택하기 어렵다. 결국 피고가 이 사건 상여금에 대하여 재직자 조건을 부가한 것을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법정수당 차액 청구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최웅영(재판장) 박신영 김재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