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0. 11. 12. 선고 2019구합53806 판결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피고에 대한 청구 및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 경위

가.

당사자 지위 원고는 피고 B시장으로부터 시내버스 운송사업면허를 받아 B시 관내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운송사업자이다.

나.

대중교통체계 개편 및 표준운송원가 책정

1)

피고 B시장은 대중교통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2014. 9.경부터 2015. 12.경까지 B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방안 수립 용역을 실시하고[이하 ‘이 사건 용역’, 용역 결과 작성된 보고서(갑 11, 을 12)를 ‘이 사건 용역보고서’], 2016. 1.경 B시 내 4개 시내버스 회사(원고, C 주식회사, D 주식회사, E 주식회사, 이하 ‘4개 회사’)에 1 시내버스 노선개편 및 공동배차제 시행, 2 시내버스 대수 감차, 3 표준운송원가제도<1>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시내버스 교통체계 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4개 회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하였다.

2)

4개 회사는 2016. 4. 22. 이 사건 용역 결과에 따라 버스 11대(원고 4대, C 4대, E 3대)를 감차하여 운행하고, 노선을 공동배차제로 운행하는 데 합의하였으나, 표준운송원가에 대하여는 피고 B시와 협의하여 결정하기로 하였다(을2).

3)

피고 B시장은 이 사건 용역 결과를 기초로 4개 회사에 2016년 표준운송원가(1일, 버스 1대당 운송원가이다. 이하 같다.)를 500,000원으로 제안하고 4개 회사로부터 의견을 수렴하였다. 피고 B시장은 2016. 11. 22. 4개 회사와 한 회의에서 원고를 제외한 3개 회사의 제안(2016년 표준운송원가를 535,000원으로 하고, 2017년 이후로는 인건비 중 급여 항목의 경우 최근 5년간 평균 공무원 임금 변동률을 적용하여 인상한다는 등의 내용이다)은 수용하지만, 표준운송원가를 590,000원으로 해달라는 원고 의견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검토 결과를 밝히고, 원고에게 2016. 11. 23.까지 참여의사를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개편안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재정지원금 지원에 불이익이 있음을 고지하였다(갑 2-20). 원고는 2016. 12. 2.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를 피고 B시장에게 통보하였다(갑 2-27).

다.

2017년 B시 시내버스 노선 개편 시행계획 통보

1)

피고 B시장은 2017. 2. 7. 아래와 같이 4개 회사에 B시 2017년 시내버스 노선개편 시행계획을 통보하면서 B시 시내버스 2016년 표준운송원가는 535,000원으로, 2017년 표준운송원가는 임금 및 물가 인상률을 반영하여 557,200원으로 산정하였음을 통보하는 한편, 원고에게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밝힐 것을 요구하였다(갑 2-48).

2)

원고는 2017. 2. 13. 피고 B시장에게 “책정된 표준운송원가를 전적으로 수용한다. 시내버스 감차는 관련 판결(대법원 2015두41203) 결과에 따라 추진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으로 회신하였다(갑 2-49).

라.

이 사건 거부처분

1)

피고 B시장은 2018년 표준운송원가를 아래와 같이 평일 기준 567,101원으로 책정하였다(갑 14).

2)

원고는 2018. 3. 8. 피고 B시장에게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하여 2018년 재정지원금을 산정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그에 미달하는 재정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차액 1,211,446,778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하였다(갑 1-1).

3)

피고 B시장은 2019. 10. 4. 원고의 위 요청을 거부하면서 아래와 같이 회신하였다(갑 1-3, 이하 ‘이 사건 처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11, 을 2∼11(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 취지 2. 피고 B시장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 1)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피고 B시장은 원고 등 운송업체들에게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준운송원가 산정에 있어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한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피고 B시장의 견해 표명을 믿고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피고 B시장은 2018년도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원고는 심각한 적자, 임금체불로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원고의 재정지원금 지급 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가)

피고 B시장이 2017. 7. 1. 시행한 표준운송원가제도는 이 사건 용역 결과에 따른 것인데, 이 사건 용역 보고서에는 ‘원고의 인건비를 기준으로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며, 인건비가 최저임금에 미달할 경우 증가율에 이를 반영하여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나)

B시 교통과장 F은 2017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저시급이 6,700원에서 1만 원으로 오르면, 법률적 검토를 해서 그 부분이 꼭 적용되어야 되면 표준운송원가에 적용해야 되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다)

피고 B시장은 2017. 6.경 표준운송원가제도를 실시한 후 2017. 12.경 4개 회사의 경영평가 및 서비스평가에 관한 용역을 실시하였는데, 용역을 수행한 회계법인은 현 표준운송원가가 2018년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검토의견을 개진한 바 있고, 위 회계법인이 발표회에서 배포한 자료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라)

B시와 4개 회사 사이에는 표준운송원가제도 도입 당시 ‘최저임금 이상의 인건비가 표준운송원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논의와 공감대가 있었고, 피고 B시장 역시 이를 전제로 표준운송원가제도를 포함한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추진하였다.

2)

표준운송원가에 따른 재정지원금은 은혜적 성격의 보조금이 아니라 공익적 차원에서 비수익노선 운행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는 성격의 돈이다. 2018년도 재정지원금은 표준운송원가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정된 노선을 운행하는 데 대한 사실상 보수 성격의 지원금이므로, 종전 지원금과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 피고 B시장이 표준운송원가를 책정함에 있어 최저시급에 미달하는 인건비를 산정하는 것은 원고에게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도록 강요하는 결과가 되므로 위법하다.

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 B시장의 주장 원고는 피고 B시장에게 운송원가 최저시급 미달분을 청구할 신청권이 없다. 이 사건 처분은, 피고 B시장이 원고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사실의 통지 또는 관념의 통지를 한 것일 뿐이다. 이는 원고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므로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판단

가)

국민의 적극적 신청행위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부처분의 처분성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요건이 되는 신청권 존부는 구체적 사건에서 신청인이 누구인가를 고려하지 않고 관계 법규 해석에 의하여 일반 국민에게 그러한 신청권을 인정하고 있는 가를 살펴 추상적으로 결정되는 것이고, 신청인이 그 신청에 따른 단순한 응답을 받을 권리를 넘어서 신청 인용이라는 만족적 결과를 얻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국민이 어떤 신청을 한 경우에 그 신청 근거가 된 조항의 해석상 행정발동에 대한 개인의 신청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보이면 그 거부행위는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보아야 하고, 구체적으로 그 신청이 인용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은 본안에서 판단하여야 할 사항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20638 판결 등 참조).

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0조 제2항에 따르면, 시.도는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에게 필요한 자금 일부를 보조할 수 있고, 보조 대상과 방법 및 보조금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해당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B시여객자동차운송사업보조금지원조례는 “재정지원 대상자가 재정지원을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별지서식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적은 신청서를 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제2조 제1항), “시장은 재정지원 신청서를 접수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그 지원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제3조 제1항)라고 정하고 있다.

다)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2018. 3. 8. 피고 B시장에게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하여 재정지원금을 산정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그에 미달하는 재정지원금만을 지급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차액 1,211,446,778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하였고, 피고 B시장은 이를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원고 청구는 실질적으로 재정지원금(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0조 제2항에 정한 보조금에 해당한다)을 추가로 지급해달라는 신청에 해당한다. 그리고 앞서 본 법령 규정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 B시장에 대하여 재정지원금 지급을 신청할 신청권이 있다. 따라서 이를 거부한 피고 B시장의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 피고 B시장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본안에 관한 판단

1)

관계 법령 및 법리

가)

보조금 교부는 수익적 행정행위로서 교부대상 선정과 취소, 기준과 범위 등에 관하여 교부기관에 상당히 폭넓은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50조 제2항에 따르면 시.도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에게 필요한 자금 일부를 보조할 수 있는데, 위 조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B시여객자동차운송사업보조금지원조례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시장은 사업의 타당성, 신청 자금의 적정성, 보조 가능한 자금의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조 여부와 보조금액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위 보조금에 관해서도 행정청에 상당히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두56193 판결,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7두47137 판결 등 참조).

나)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공익판단에 관한 재량 여지를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그 판단 기준은 사실오인과 비례.평등 원칙 위반 여부 등이 된다. 이러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하여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두48956 판결 등 참조).

다)

행정상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등 참조).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반드시 행정조직상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 경위 및 그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누18380 판결 등 참조).

라)

구 최저임금법(2018. 6. 12. 법률 제156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따르면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제6조 제1항). 제6조 제1항에 따른 임금(이하 ‘비교대상임금’)에는 1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것, 2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것, 3 그 밖에 최저임금액에 산입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따로 정하는 것은 산입하지 않는다(제6조 제4항). 구 최저임금법 시행규칙(2018. 12. 31. 고용노동부령 제2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별표 1]에 따르면, 1개월을 초과하는 일정기간 계속근무에 대하여 지급하는 근속수당,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걸친 해당 사유에 따라 산정하는 상여금 등은 비교대상임금에 산입하지 않는다.

마)

통상임금은 법정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임금으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해 인정되는 것이다. 반면 비교대상임금은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매월 1회 이상 소정 근로에 대한 대가로 정기적으로 지급되면 족하고 통상 임금과 달리 고정적 임금일 것을 요하지 않으며, 그 구체적인 범위는 구 최저임금법과 구 최저임금법 시행규칙에 따라 정해진다. 이처럼 통상임금과 비교대상임금은 그 취지와 기능 및 산정방법이 다른 별개 개념이다.

바)

사용자는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 임금수준을 낮추어서는 안 된다(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2항). 하지만 사용자가 최저임금이 아닌 다른 이유로 종전 임금수준을 낮추거나, 임금 총액 변동 없이 임금체계를 변경하여 종전에 비교대상임금 임금에 포함되지 않던 항목을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도록 변경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없다(2018. 6. 12. 법률 제15666호 최저임금법 개정법률로 신설된 제6조의2의 규정 내용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사)

그 밖의 관계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다.

2)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앞서 든 증거, 갑 5∼10, 12∼14, 19∼23, 을 1, 12∼19, 23, 증인 G, H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 원칙에 반한다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 주장 요지는 다음과 같다. 원고의 급여 형태는 시급제로, 단체협약에 정한 기본급과 주휴수당만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각종 법정수당과 정액으로 정해진 기타 수당(근속수당, 상여금, 교통비 등)을 추가로 지급하는 형태이다. 원고 주장은 결국 위와 같은 원고의 임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기본급과 주휴수당 합계액을 2018년도 최저시급 7,530원으로 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임금을 산정하여 보면 2018년 표준운송원가에 따라 산정한 인건비를 초과하므로, 1 2018년 표준운송원가는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거나 원고에게 최저임금법 위반을 강요하는 것이고, 2 표준운송원가 산정시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하겠다는 피고 B시장의 약속(원고 단체협약에 따른 운전직 근로자들의 기본급과 주휴수당 합계액이 인상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또는 공적 견해표명에도 반한다는 취지이다.

나)

그러나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 B시장이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할 때 원고 주장과 같은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하겠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렇지 않더라도 행정청의 견해 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 B시장이 산정한 2018년 표준운송원가가 최저임금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다).

(1)

피고 B시장은 2017. 6.부터 표준운송원가제도를 도입하였는데, 그 내용은 1일 버스 1대당 표준운송원가를 정하여 이에 따라 각 회사의 월간, 연간 운송원가를 총액으로 산정하고, 그와 같이 산정한 운송원가에 운행수익이 미달하는 경우에는 피고 B시장이 부족한 금액을 시내버스 회사에 보조하며, 회사는 총 운송원가를 수입으로 하여 자율적으로 경영하는 것이다.

(2)

원고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서울 등과 달리 피고 B시장이 시행한 표준운송 원가제도는 ‘각 항목별 표준단가’를 지원 기준으로 하여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항목의 표준단가를 합산한 총액’을 지원 기준으로 하여 운송수입과 차액을 정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표준운송원가제 하에서 인건비, 보험료, 연료비 등 각 항목별 금액은 표준운송원가 총액을 산정하는 기초자료가 될 뿐이고, 피고 B시장이 각 항목별 표준원가 또는 이를 기초로 산정된 각 항목별 보조금 액수를 일정 금액 이상으로 해줄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주장은, 피고 B시장이 표준운송원가 중 인건비 또는 급여 항목을 일정액 이상으로 해주겠다는 견해를 표명하였다는 것이나, 이는 피고 B시장이 시행한 표준운송원가제도 취지나 내용에는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3)

원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표준운송원가 산정에서 인건비 결정, 특히 최저임금법 위반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표준운송원가제도 시행 당시까지 피고들이 작성한 문서 어디에서도 원고의 임금체계를 그대로 인정하겠다거나, 원고 주장과 같은 방식으로 표준운송원가 산정시 최저임금 인상률을 반영하겠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용역보고서에서도 표준운송원가 산정시 4개 회사의 운전직 급여 액수를 고려하였을 뿐(갑 11-2, 88면 이하), 원고의 임금체계에 관한 내용을 기초로 산정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용역 당시 4개 회사의 임금 구조와 수당 체계가 모두 달랐던 탓에, 표준운송원가 중 인건비 부분은 급여, 복리후생비를 일정한 금액으로 표준화하여 산정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4)

오히려 피고 B시장은 2016. 11. 22. 4개 회사와 한 회의에서 원고를 제외한 3개 회사의 제안은 수용하지만, 원고 제안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고지하였다. 그런데 위 3개 회사의 제안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7년 이후 표준운송원가 산정시 급여 항목은 최근 5년간 평균 공무원 임금 변동률을 적용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그와 같은 내용은 이 사건 용역보고서에도 명시된 내용이다(갑 11-2, 102면).

(5)

실제로 2016. 11.경 원고를 제외한 3개 회사와 피고 B시장이 합의한 표준운송원가 중 운전직 급여 133,347원 역시 원고의 2014년 월급액 2,954,939원을 월 근로일수인 23.7일로 나눈 금액에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이 아닌 최근 5년간 공무원 임금 인상률 6.8%(3.4% × 2년)를 적용해 산정한 금액이다.<2> (6) 원고는 이 사건 용역 결과에 관한 보고와 여러 차례에 걸친 피고 측과 회의를 통해 표준운송원가의 인건비 산정 및 인상률 기준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고, 이 사건 용역 결과에 기초하여 피고 B시장이 제안한 표준운송원가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거나 재산정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후 원고는 피고 B시장이 제안한 표준운송원가를 받아들여, 피고 B시장에게 2017. 1. 3. ‘B시가 제시하고 있는 운송원가 총액을 수용합니다.’라고 통보하고, 2017. 2. 14.에도 ‘책정된 표준운송원가를 전적으로 수용합니다.’라고 회신하였다(갑 2-49).

(7)

원고 주장과 같은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표준운송원가에 반영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시 전체 임금 중 비교대상임금 비율이 낮고 비교대상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여러 수당 비율이 높은 회사가 그렇지 못한 회사에 비해 버스 1대당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받게 되어 형평에 반한다. 그런데 표준운송원가제도 도입 당시나 그 이후에 4개 회사 사이에 위와 같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8)

이 사건 용역보고서에는 운송업체가 지적한 최저임금법 위반 가능성과 관련하여 ‘인상률에 관한 부분은 중간보고서의 2017년 이후 표준운송원가 증가율 부분을 반영하여 최저임금에 위반되지 않도록 하겠음’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을 12). 그러나 이는 용역업체의 의견을 기재한 것이어서, 이를 두고 피고 B시장의 공적 견해표명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용역보고서에는 위와 같은 기재 바로 앞에 ‘통상임금<3>인지 문제되는 임금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인데, 이는 고려하지 않고 각종 수당은 모두 제외하고 통상임금을 산정하여 시급을 계산하는 것은 추가 검토가 필요한 부분임’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 용역보고서의 전체적인 취지는 ‘표준운송원가가 2017년 이후 최저임금법 위반 문제를 야기하는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나, 만약 그와 같은 문제가 있다면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에 불과해 보인다. 원고 주장과 같이 2017년 이후 최저임금법 위반 문제가 발생함을 인정하고, 원고가 그 임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최저임금법 위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9)

원고 주장과 같이 B시 교통과장 F이 2017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저시급이 6,700원에서 1만 원으로 오르면, 법률적 검토를 해서 그 부분이 꼭 적용되어야 되면 표준운송원가에 적용해야 되겠다.”라는 의견을 밝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법률적 검토를 통해 표준운송원가가 최저임금법 위반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취지이지, 원고 주장과 같은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표준운송원가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다. 증인 H의 증언에 따르더라도 교통과장 F이 “최저임금이 오르면 우리 시가 안 맞춰주겠냐”는 정도의 발언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10)

설령 피고 B시장 측이 원고 주장과 같은 방법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의견표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그와는 상반되는 피고 B시장의 명시적인 의사표명[위 (4)항 등]이 있었음에도 자신의 주장에 들어맞는 단편적인 발언이나 보고서 내용만을 선택적으로 신뢰한 이상,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

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2018년 표준운송원가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것이라거나 원고에게 최저임금법 위반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1)

최저임금법 위반 여부는 임금 중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되는 비교대상임금을 가려내어 이를 시간급 임금으로 환산한 후 고시된 최저시급과 비교하여 판단한다. 그런데 원고는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 중 단체협약에 통상임금으로 정한 기본급과 주휴수당만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됨을 전제로, 2018년 표준운송원가에 따라 산정한 운전직 급여를 원고의 임금체계에 대입하면 비교대상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기본급과 주휴수당 외에 매월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상여금만 50만 원에 달하고, 그것이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제1호, 구 최저임금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에 정한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중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걸친 해당 사유에 따라 산정하는 상여금’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도 없다. 따라서 위 상여금은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하고, 이를 비교대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원고 임금체계에 따르더라도 최저임금법 위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

설령 위 상여금이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원고로서는 임금체계를 변경하여 상여금 등 종전에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던 항목을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도록 함으로써 얼마든지 임금 총액 변동 없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지 않을 수 있다(원고가 지급하는 상여금, 하기휴가수당, 김장보너스, 교통비, 무사고 수당 등 각종 수당은 연간 800만 원이다).

(3)

이와 달리 원고는 위 상여금을 제외한 기본급과 주휴수당만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고 임금체계를 변경해서는 안 되므로 기본급 인상을 통해서만 2018년 인상된 최저시급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 아래 2018년 운전직 기본급을 12% 인상하였고, 이에 따라 수당을 합친 인건비 총액이 약 18% 인상되면서 나머지 3개 회사와 달리 운전직 순급여 항목에 대한 실적운송원가가 표준운송원가를 초과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을 23, 63∼66면).

(4)

더구나 피고 B시장이 시행한 표준운송원가제도는 ‘각 항목별 표준단가’를 지원 기준으로 하여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항목의 표준단가를 합산한 총액’을 지원 기준으로 하여 운송수입과 차액을 정산하는 것이다. 이러한 표준운송원가제도 하에서는 표준운송원가를 구성하는 인건비, 보험료, 연료비 등 각 항목별 금액이 운송업체가 실제 지출하는 수준에 미달한다거나, 그 중 인건비가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것만으로는 관련 보조금 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연료비가 유가 수준에 비해 낮게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감가상각비나 기타 원가 등이 높게 결정되었다면 보조금 총액은 운송업체가 실제 지출하는 비용을 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표준운송원가 구성 항목 중 급여 부분만을 떼어 놓고 볼 것이 아니라, 표준운송원가에 따라 산정한 보조금 총액 중 연료비 등 다른 비용을 지출하고 남은 금액이 근로자들에게 최저 임금을 지급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점을 증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라)

그 밖에 다음과 같은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1)

원고 주장처럼 시내버스 운송사업은 강한 공익성을 가지고, 이에 따라 피고 B시장이 표준운송원가제도를 도입하여 노선 및 배차 등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게 됨으로써 원고 등 운송업체들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 액수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관해 정해진 답은 있을 수 없으므로, 이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인 운송업체와 공익을 대변하는 피고 B시장 사이의 합의가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피고 B시장은 4개 회사와 오랜 협의를 거쳐 표준운송원가제도를 시행하였고, 원고를 제외한 3개 회사와 합의에 따라 그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였으며, 경위야 어떠하건 원고 역시 이를 수용하였다.

(2)

당시 표준운송원가 산정 기초가 된 운전직 급여는 가장 임금 수준이 높은 원고의 급여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3)

감사원은 2011. 8. 23. B시 시내버스 재정지원 사업에 관하여 ‘도시 규모에 비해 많은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고, 운송업체들 자본구조가 불량하며, 도심지역 중복노선 과다로 수송효율 및 이용자 편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피고 B시장에게 ‘감사기간 수행한 용역 결과에 따르면 피고 B시장이 수립한 개선계획대로 2010년부터 168대로 운행 대수를 줄였다면 관내 운송업체들은 매년 약 48.7억 원의 흑자를 내고, 피고 B시장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67.36억 원의 재정지원금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운송업체들의 자발적인 감차 및 노선폐지를 유도하되,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정지원을 대폭 삭감 또는 중단하는 등으로 시내버스 노선체계 개편, 준공영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위 개선계획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라’는 취지의 감사결과를 통보하였다. 이는 피고 B시장이 2017년 표준운송원가제도를 시행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4개 회사로서도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 임금체계 개선, 경영합리화 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4개 회사가 2016. 4. 22. 11대 감차에 합의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4)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에 관한 질서를 확립하고 여객의 원활한 운송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종합적인 발달을 도모하여 공공복리를 증진하고자 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운송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특히 운전직 근로자)들에게 적정한 임금을 보장하고 근로일수나 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피고 B시장은 위와 같은 요청과 B시의 대중교통 정책, 재정 사정,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 시민들 편의와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조금 지급 여부와 액수를 결정할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3)

소결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 원칙에 반하는 등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B시장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3.

피고 B시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

1)

피고 B시는 표준운송원가제도를 도입할 당시부터 인건비가 최저임금에 미달할 경우 별도로 이를 보전해주기로 묵시적 약정을 하였다. 피고 B시가 2018년경 파업을 예고한 데 대해 B시의회가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피고 B시는 최저임금 미달분에 대한 보전을 약정하였다.

2)

피고 B시는 교통정책을 수립.집행하는 주체로서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여 원고에게 최저임금에 따른 표준운송원가 기준 재정지원금과 현재 표준운송원가 기준 재정지원금과의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3)

따라서 피고 B시는 원고에게 약정금 또는 손해배상금으로 청구취지 기재 금액의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 B시 주장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의하여 재정지원금을 받을 권리는 법령에 의하여 직접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이 운수사업자로부터 신청서를 제출받아 이를 검토한 뒤 재정지원금 금액을 정하여 지급을 결정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민사소송 또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피고 B시를 상대로 곧바로 금전 지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판단 원고는 피고 B시에 대하여 약정금 또는 손해배상금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손해배상금 청구는 민법상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것으로서 행정소송이 아닌 민사소송에 해당한다. 약정금 청구 역시 보조금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 B시가 사경제주체로서 한 사법상 약정을 청구원인으로 하는 것으로서 민사소송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민사상 금전 지급을 구하는 이행소송에서 원고에게 이행청구권이 있는지는 본안에서 판단할 사항이다. 따라서 피고 B시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본안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B시가 표준운송원가를 기초로 산정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외에 별도로 원고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인건비를 보전해주기로 약정하였다거나, 재정지원금이나 표준운송원가 산정 등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라.

소결론 원고의 피고 B시에 대한 청구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시장

. 그리고 민사상 금전 지급을 구하는 이행소송에서 원고에게 이행청구권이 있는지는 본안에서 판단할 사항이다. 따라서 피고 B시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본안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B시가 표준운송원가를 기초로 산정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외에 별도로 원고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인건비를 보전해주기로 약정하였다거나, 재정지원금이나 표준운송원가 산정 등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라. 소결론 원고의 피고 B시에 대한 청구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시장에 대한 청구 및 피고 B시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서아람(재판장) 구경모 이병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