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이다.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은 2014. 2. 27. 피고와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원고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풀타임 근로시간 면제자(2,000시간의 근로시간 면제)로 지정되었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8. 5. 3.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에 관한 해지통보를 하였고, 2018. 11. 12. 원고에게 ‘근로시간 면제자 원직복직 인사명령’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11. 12.경부터 피고의 코스관리부 코스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가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2014. 2. 27. 이후에도 원고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분에 관하여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하였으나(전년도 7월부터 당해연도 6월까지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분에 관하여 당해연도 7월 5일에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하였다), 2018. 6. 2.경 고용노동부로부터 근로시간 면제자에게는 연차유급휴가가 발생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민원 회신을 받은 후 2017. 7. 1.부터 2018. 6. 30.까지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분에 관한 연차유급휴가수당 2,185,76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연차유급휴가의 부여 및 연차유급휴가수당의 지급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1, 12, 13, 2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노동관행에 근거한 약정에 따라 연차유급휴가수당 2,185,760원(이하 ‘이 사건 연차수당’이라고 한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으로 피고의 연차유급휴가수당 미지급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81조 제1호,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차유급휴가수당 상당의 손해배상금 2,185,7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근로시간 면제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않는데,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한다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그와 같은 내용의 노동관행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연차유급휴가수당 지급 약정에 기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는 고용노동부에 ’근로시간 면제자의 연차유급휴가 발생 및 부여 여부‘에 대하여 질의하여 고용노동부로부터 “근로시간 면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가 발생하지 않는다.”라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받고 원고에게 이 사건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 및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도 이유 없다.
판단
관련법리
노동조합법 제24조 제2항, 제4항에 의하면, 노동조합 업무에만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노조전임자’라고 한다)는 전임기간 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 되지만, 근로시간 면제 대상으로 지정된 근로자(이하 ‘근로시간 면제자’라고 한다)는 고시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의 일정한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의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 위 규정은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막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행위를 금지하는 대신,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를 대행하는 노조전임자제도의 순기능도 고려하여 일정한 한도 내에서 근로시간 면제 방식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4. 5. 29. 선고 2010헌마606 전원재판부 결정 등).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규정 내용, 취지, 관련 규정 등을 고려하면,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급여는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되지 아니하고 일반 근로자로 근로하였다면 해당 사업장에서 동종 혹은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동일 또는 유사 직급·호봉의 일반 근로자의 통상 근로시간과 근로조건 등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 수준이나 지급 기준과 비교하여 사회통념상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할 정도로 과다하지 않은 한 근로시간 면제에 따라 사용자에 대한 관계에서 제공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의 대가로서, 그 성질상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2다8239 판결).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연차휴가에 관하여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서 근로자가 1년간 8할 이상 출근하였는지는 1년간의 총 역일에서 법령,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근로의무가 없는 날로 정하여진 날을 제외한 나머지 일수, 즉 연간 근로의무가 있는 일수(이하 ‘연간 소정근로일수’라고 한다)를 기준으로 그중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일수(이하 ‘출근일수’라고 한다)가 얼마인지를 비율적으로 따져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노조전임자는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적 노사관계는 유지되고 근로자로서의 신분도 그대로 가지는 것이지만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고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도 면제된다는 점에서 휴직상태에 있는 근로자와 유사하다. 이러한 노조전임자 제도가 단체협약 또는 사용자의 동의에 근거한 것으로 근로자의 단결권 유지·강화를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노무관리업무를 대행하는 성격 역시 일부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노조전임기간 동안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결근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다른 한편 노동조합법 등 관련 법령에서 출근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 역시 두고 있지 않으므로 출근한 것으로 의제할 수도 없다. 결국,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는 노조전임기간은 연차휴가일수 산정을 위한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함이 타당하다. 다만 노조전임기간이 연차휴가 취득 기준이 되는 연간 총근로일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라면, 단체협약 등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이러한 노조전임기간에 대하여는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66052 판결 참조).
나아가 위와 같은 법리는 노조전임자 중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하여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근로시간 면제자인 노조전임자는 근로제공의무는 면제받으면서도 사용자로부터 임금 성격의 금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근로시간 면제 대상이 아닌 노조전임자에 비해 더 두텁게 보호되는 측면이 있으나, 노조전임기간 동안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결근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노동조합법 등 관련 법령에서 출근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 역시 두고 있지 않으므로 출근한 것으로 의제할 수도 없다는 점<1> 등에서는 양자에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근로시간 면제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하더라도 연차유급휴가일수 산정이나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권리의 보장 여부에 관하여 근로시간 면제자인 노조전임자와 근로시간 면제 대상이 아닌 노조전임자를 달리 취급하여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약정에 기한 청구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같은 풀타임 근로시간 면제자, 즉 노조전임기간이 연차유급휴가의 취득 기준이 되는 연간 총근로일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60조에서 정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3항에 의하면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불이익한 처우가 금지되나, 다른 한편 이 사건 단체협약 제58조에 의하면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보장된다. 원고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60조에서 정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일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실제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 근로기준법 제60조 제4항에 따라 미사용 연차일수에 상응하는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었음에도 노조전임자로서 근로시간을 면제받게 되어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원고에 대한 ‘불이익 처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밖에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연차휴가를 보장하거나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거나 그러한 내용의 노동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명백한 증거가 없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이후에도 수년간 원고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분에 관한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하였으나, 피고가 위와 같이 연차유급휴가수당을 지급할 당시 근로시간 면제자에게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권리가 보장되는지 여부를 명백히 알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고용노동부의 민원 회신 등을 통해 원고와 같은 풀타임 근로시간 면제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전까지 원고에게 연차유급 휴가수당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풀타임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기간 전부에 관하여 원고에게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권리를 확정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묵시적 약정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연차수당의 지급을 구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연차수당의 미지급 행위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거나 어떠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상익(재판장) 전보경 김희수
각주1) 근로기준법 제60조 제6항에는 근로자가 출근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1. 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 2. 임신 중의 여성이 제74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로 휴업한 기간, 3.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으로 휴업한 기간”으로 열거되어 있는바, 노조전임자의 경우 위 규정에 따라 출근이 간주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