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2018. 12. 1. 피해자 D, E에게 급여를 피해자 F 수준으로 감액하자고 요청하였고 위 피해자들이 이를 수용하였는데, 그날 저녁에 위 피해자들이 "월급 280만 원에 원할 때까지 근무하겠다."고 말하고 가버리고, 피해자 F 역시 2018. 12. 4. "피해자 D가 안나오면 자기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하여 고용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지,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해고한 것이 아니다.
피해자 D,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2018. 11. 30.까지를 시용(수습) 기간으로 정하였는데, 피고인은 시용기간이 끝난 후 위 피해자들에게 정식계약의 체결거부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2018. 12. 1.부터는 근로계약이 이미 종료된 상태였다. 따라서 피해자 D, E은 근로자가 아니거나,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로서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35조 제5호에 따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는바,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 D는 2018. 10. 15. 피해자 E은 2018. 10. 21., 피해자 F은 2018. 10. 26. 피고인이 운영하는 C에서 근무를 시작하였고, 2018. 11. 1. 피해자 D와 E은 피고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은 2018. 11. 1.부터 2019. 10. 30.까지 1년으로 하되, 최초 1개월은 시용기간으로 하며, 월급은 280만 원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피해자 F은 피고인과 사이에 월급을 250만 원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2018. 11. 30. D, E에게 휴대전화로 '오늘이 계약상 시용기한일이며 내일부터는 새로운 근로계약서 작성이 필요함을 알려드리오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혹시 내일 출근을 안하시면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피고인은 2018. 12. 1. 피해자들을 소집하여 피해자 D, E에게 '업무수준에 비해 월급이 높으니 월급을 피해자 F과 같이 250만 원으로 낮추는 것에 동의하면 계속 근무할 수 있고, 아니면 근무할 수 없다'고 말하였고, 당일 오후 피해자 D가 피고인에게 '나는 월 280만 원을 받겠다. 일은 할때까지 하겠다'라고 말하였다.
피고인은 2018. 12. 4. 피해자 D, E에게 "직급, 직무의 전문성 및 창의력 부족 및 책임감, 성실성, 발전가능성 부족"을 사유로 시용종료와 정식 채용거부를 통보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해고(시용종료) 통지서를 교부하였고, 피해자 F이 '피해자 D, E이 그 만두고 나가면 나 혼자 남아서 뭐하냐'는 취지로 말하자 당일 저녁 피해자 F에게 'F님은 위 두분과 합심하여 위화감을 조성하여 직장내 분위기를 크게 해쳤으므로 그만 나오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통지하는 것으로서, 근로자가 자의에 따라 사표를 낸 다음 사용자가 이를 수리하여 퇴직하는 '의원면직(의원사직)'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의 한 형태로서 해고와는 구별된다.
살피건대, 피고인이 2018. 12. 1. 피해자 D, E에게 월급을 250만 원으로 감액하자고 제안한데 대하여 위 피해자들이 동의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피해자 D가 2018. 12. 1. 피고인에 위 제안에 대하여 '나는 월 280만 원을 받겠다. 일은 할때까지 하겠다'라고 말하고, 피해자 F이 2018. 12. 4. 피고인에게 '피해자 D, E이 그만두고 나가면 나 혼자 남아서 뭐하냐'는 취지로 말한 것만으로는 위 피해자들이 자의로 피고인에게 사의를 표시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구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5조 제5호는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는 같은 법 제26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기는 하나(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50580 판결 참조), 사용자가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시용기간이 경과하면 시용근로관계는 해약권의 유보가 없는 통상의 근로관계로 전환된다[H, 노동법, 박영사(2015년) 293쪽 참조].
위 가.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D, E과 사이에 2018. 11. 1.부터 2018. 11. 30.까지를 시용기간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D, E의 시용기간 중에 본계약 체결 거부의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지 않은 이상 위 피해자들은 2018. 12. 1.부터는 피고인과 사이에 통상의 근로관계로 전환된다. 피고인이 2018. 11. 30. 피해자 D와 E에게 '오늘이 계약상 시용기한일이며 내일부터는 새로운 근로계약서 작성이 필요함을 알려드리오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혹시 내일 출근을 안하시면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만으로는 피고인이 2018. 11. 30. 이전에 피해자 D, E에게 본계약 체결 거부의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2018. 11. 30. 이전에 피해자 D, E에게 본계약 체결 거부의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위 피해자들은 2018. 12. 1.부터 정식 근로자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 D, E에게 해고통지를 할 당시 위 피해자들의 근로자가 아니라거나,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양형에 관한 직권판단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사실오인만을 이유로 항소한 경우에 직권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의 양형보다 가벼운 형을 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0. 9. 11. 선고 90도102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미지급한 해고예고수당의 합계액이 6,866,000원이고,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시용기간 중에 있던 피해자 D, E에게 위 피해자들의 시용기간이 종료한 바로 다음날인 2018. 12. 1. 근로관계의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해자들의 근로기간이 1달을 약간 초과한다.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는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내용,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