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2. 22. 원고에 대하여 한 지역고용촉진지원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거제시 B에서 조선기자재 제조업과 그에 부대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장관이 2018. 4. 5. 지역고용촉진의 일환으로 통영시, 거제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고시하자, 원고는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에 따라 피고로부터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이하 ‘이 사건 지원금’이라 한다.)을 지급받기 위하여 같은 해 7. 12. 피고에게 사업 증설계획을 ‘크레인 200톤 1대, 정반(작업대) 2EA’로, 예상소요비용을 1억 원으로, 조업시작예정일을 2018. 8. 1.로, 고용예정인원을 50 ~ 100명으로 하여 지역고용계획 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8. 8. 23. 피고에게 증설내용에 ‘크레인, 작업대’, 고용인원 현재 8명으로 기재한 지역고용 조업시작 신고서를 제출하였고, 그 신고서에 근로자 명부 8명, 월 예상지급 입금액 23,159,000원으로 기재하였다.
원고는 2022. 2. 8. 피고에게 지역고용근로자 고용인원을 20명으로, 지급 임금액을 432,969,100원, 지원금 신청액을 216,298,550원으로 하여 2019년(지급대상기간 2018년 8월) 지역고용촉진 지원금 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22. 원고에 대하여 사업주인 원고가 아래와 같이 조업시작일 전 3개월부터 조업시작일 후 1년까지 고용조정으로 근로자를 이직시켰다는 이유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4조 제6항 제2호(이하 ‘이 사건 근거규정’이라 한다.)에 따라 위 신청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거부하는 내용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소외 D은 원고 회사의 생산관리이사였고, 선박부품의 생산, 제조에 대한 관리업무를 맡았던 자인데, 무자격 용접사 등을 투입하는 등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 부회장이었던 E와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졌고, 그로 인한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D 스스로 회사를 그만 두었던 것일 뿐, 원고 회사가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D을 퇴사시킨 것은 아니고, 경기침체 등으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서 고용인원수의 조정 차원에서 이른바 고용조정을 한 것도 아니다.
D은 당장의 생계문제로 실업급여를 받기 위하여 마치 해고를 당한 것처럼 신고를 하였을 뿐이다.
원고는 이와 같이 고용노동법 시행령 제24조 제6항 제2호에 규정된 고용조정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감원방지기간 내 고용조정을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상실신고 등에 관한 사항은 고용보험법 제7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 제1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근로복지공단에 이를 위임하고 있다.
원고는 2018. 12. 3. 사업장에 고용된 근로자였던 D의 피보험자격 상실일을 ‘2018. 10. 10.’ 상실사유를 ‘계약만료’로 신고하였으나, 소외 근로복지공단 통영지사는 2018. 12. 12. D로부터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받고 이를 조사한 후 권고사직이 인정된다며 2019. 1. 17. 직권으로 D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를 ‘계약만료’에서 ‘권고사직’(전산상 상실사유: 경영상 필요 및 회사불황으로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으로 정정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는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상실신고 등에 관한 사항의 권한을 위임받은 소외 근로복지공단 통영지사의 조사결과에 따라 D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를 상실코드 23 ‘권고사직’으로 통보받았고, 이에 따라 그대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을 뿐이고, 만약 원고가 위 피보험자격 상실사유의 정정이 필요하다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정정신청을 하여야 하고, 이에 달리 판단할 권한이 없는 피고를 상대로 피보험자격의 상실사유에 관하여 다툴 수는 없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 근거규정의 ‘고용조정’과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격 상실사유의 관계
이 사건 근거규정과 구직급여 지급과 관련된 피보험자격 상실사유에 관한 규정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입법취지가 서로 다르고, 문언 자체도 일치하지 아니하는바, 피고로서는 고용보험법 제2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에서 정한 이 사건 지원금 제도의 취지에 따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지급제한 요건을 판단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고용보험법 제22조에 의하면, 고용노동부장관은 고용기회가 뚜렷이 부족하거나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고용사정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는 지역으로 사업을 이전하거나 그러한 지역에서 사업을 신설 또는 증설하여 그 지역의 실업 예방과 재취업 촉진에 기여한 사업주, 그 밖에 그 지역의 고용기회 확대에 필요한 조치를 한 사업주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률의 위임을 받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2조에 따라 지정지역으로 사업을 이전하거나 지정지역에서 사업을 신설 또는 증설하는 경우로서 일정한 요건을 모두 갖추어 사업을 이전, 신설 또는 증설하는 사업주에게 지역고용촉진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같은 시행령 제24조 제6항에서는 고용된 피보험자의 고용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제1호), 사업주가 조업시작일 전 3개월부터 조업시작일 후 1년까지 고용조정으로 근로자를 이직시킨 경우(제2호) 등의 경우 등을 지급제한사유로 열거하고 있다. 이는 고용사정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는 지역의 사업주로 하여금 그 지역의 실업 예방과 재취업 촉진, 고용기회 확대 등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지역고용촉진지원금 제도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
이 사건 처분의 근거규정인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2호는 ‘고용조정’의 의미에 대하여 별도의 정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지만, 고용보험법 제21조 등 관계 규정을 종합하여 볼 때, ‘경기의 변동, 산업구조의 변화 등에 따른 사업 규모의 축소, 사업의 폐업 또는 전환 등 경영상의 사유로 근로자를 퇴직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고용보험법 제37조 이하에서는 근로자가 실직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를 구직급여와 취업촉진 수당으로 구분하고 있고, 제40조 이하에서 구집수급 요건을 규정하면서, 제58조 이하에서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직사유별로 수급자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하는 ‘실업’ 및 재취업을 위하려 노력한다는 ‘구직’이라는 개념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와 같은 관련 규정들에 의하면, 근로자가 임금이나 연장근로 등의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자진퇴사를 할 경우 구직급여의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반면, 사업주로부터 경영의 악화 등으로 퇴직을 권고받아 사직한 경우에는 이직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구직급여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고용노동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사유(구직급여 지급대상)를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피보험자격 상실사유를 상실코드별로 구분하고 소개하고 있고, 이중 상실코드 23은 ‘경영상 필요 및 회사불황으로 인원감축 등에 의한 퇴사(해고․권고사직․명예퇴직 포함)’의 제목으로 되어 있으나, 근로자의 업무상 중대한 과실이나 업무능력 미달 등의 사유가 없고 경영상 필요에 의한 불가피한 인원감축 등에 해당하지 않지만 사업주가 해고한 경우, 예술인․노무제공자의 귀책사유가 없는 사유로 사업주의 요구에 따라 계약이 해지된 경우와 같은 사유까지도 이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일부 사유들은 ‘경영상의 필요’와 무관한 것이므로, 앞서 본 고용보험법상의 ‘고용조정’ 개념에 그대로 포섭된다고 보기 어렵다. 가령 ‘직원과의 불화’로 인한 권고사직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에서 정한 상실코드 23. 중 ‘권고사직’에 해당할 수는 있겠으나, 고용보험법상 ‘고용조정’에는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이 사건 근거규정에 정한 지원금 부지급사유인 ‘고용조정’ 해당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3 내지 7호증,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소외 D의 이직사유가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4조 제6항 제2호에서 정한 ‘고용조정’으로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원고 회사와 관련하여 경기의 변동, 산업구조의 변화 등에 따른 사업 규모의 축소, 사업의 폐업 또는 전환 등 경영상의 사유가 있었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사업주인 원고가 실업 예방과 재취업 촉진, 고용기회 확대에 필요한 조치를 게을리 하였다고 볼만한 자료 역시 없다.
원고 회사가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최초 D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를 신고할 당시 ‘계약만료’로 기재하였으나, 이는 법인등기부상 등기임원이었던 D의 입사일을 반영하고, D의 실직급여 수급 등을 위하여 피보험자격 상실일자를 2018. 10. 10.으로 기재하는 과정에서 그와 같이 처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D이 2018. 12. 26. 및 같은 달 31.자로 스스로 작성한 사실확인서(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D 스스로 밝힌 퇴사원인은 원고 회사의 부회장이었던 E와의 갈등관계이고, 원고 회사의 경영상 악화나 비용절감 등 이 사건 지원금의 지급제한 사유에 부합하는 사정은 살펴볼 수 없다.
한편, 근로복지공단 통영지사 소속 담당자는 2019. 1. 17. D이 스스로 사직서 내용을 작성하지는 않았고, 단지 원고 회사 측에서 작성한 서류에 날인만 한 점, SNS 대화내용 등을 종합하여 상실사유를 ‘권고사직’으로 변경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실사유 변경은 D의 퇴사사유를 ‘자진퇴사’가 아닌 것으로 처리함으로써 D에게 고용보험법 제40조, 제58조 이하의 구직급여 수급자격을 부여하기 위한 것인데, D이 미리 원고 측에서 마련한 초안에 날인하는 방식으로 사직서를 작성한 이유는 부회장 E와 싸우면서 폭행을 한 뒤 출근 자체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원고 회사의 운영과 관련된 의견대립으로 더 이상 근무할 수 없다는 D 자신의 판단에 따른 데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 회사에서 D을 압박하게 사직하게 하였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는바, 결국 D의 피보험자격 상실사유가 ‘권고사직’에 해당하는지도 상당히 의문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세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