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고는 피고에 대해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본소를, 피고는 원고에 대해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각 청구하였고, 제1심법원은 원고의 본소를 전부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를 전부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반소에 관하여만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피고의 반소 청구에 한정된다. 2. 기초사실
피고는 창원시 성산구 C에 위치한 D센터(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실질상 대표이자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이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5. 10. 19.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다가, 2020. 8. 29. 퇴직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 6,520,076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피고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창원지청에 고발하였고, 피고는 위 범죄사실로 인하여 2021. 7. 19. 피고를 벌금 1,000,000원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받았으며(창원지방법원 2021고약3226), 이에 대하여 정식 재판을 청구하였으나 2021. 10. 6. 마찬가지로 피고를 벌금 1,000,000원에 처하는 유죄의 판결을 선고받았고(창원지방법원 2021고정360),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22. 10. 2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받았으며(창원지방법원 2021노2658, 이하 ‘이 사건 형사 판결’이라 한다), 이는 2022. 10. 29. 확정되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본소 :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6,520,076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9.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반소 : 원고는 피고에게 6,268,8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29.부터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반소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6,268,8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29.부터 이 사건 항소심 판결 선고일 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피고의 지연손해금 부분에 관한 항소취지 감축에 따라 반소 청구취지도 그 범위 내에서 감축된 것으로 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매월 지급받는 임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E 명의의 별도의 계좌(경남은행 (계좌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에 이체해 두었고, 원고로 하여금 이를 자유롭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계좌로부터 약 6,268,800원 상당을 인출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계좌에 입금한 금원은 퇴직금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가 인출한 위 금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부당이득금에 해당하는 바, 원고는 피고에게 6,268,8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 5, 10, 11,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돈 상당액을 부당이득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원고와 피고는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 내지 기타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를 알 수 있는 처분문서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1일 5시간, 주 6일 근로를 제공하였음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고, 한편 피고는 2019년도부터 원고에게 임금으로 월 1,260,00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월 140,000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위 원고의 근로시간으로 계산한 원고의 2019년도 최저임금은 월 1,302,600원[= 2019년도 최저임금 시간급 8,350원 × {(1주당 소정 근로시간 30시간 +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유급주휴시간 6시간<1>) ÷ 7일 × 365일 ÷ 12개월}, 이는 소수점 이하를 버림으로써 피고에게 유리하도록 계산한 금액이다]이고, 2020년도 최저임금은 1,340,040원(= 2020년도 최저임금 시간급이 8,590원으로 변경된 것 외에는 위 계산식과 같다)인 반면, 피고가 위 기간 동안 원고에게 임금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금원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1,260,000원이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은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원고에게 불이익한 것에 해당한다.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분할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돈의 액수에 관하여도 피고는 매월 140,000원을 고정적으로 이 사건 계좌에 입금하였는데, 이는 원고의 월 임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서 퇴직금 분할 지급약정에 따른 돈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의 위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계좌에 입금한 금원의 액수는 원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해당 월의 임금에 따라 일률적, 고정적으로 산정된 것이다.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그 내용은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F, G의 각 근로계약과 동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F, G와의 위 근로계약서에서 별도로 지급하기로 정한 기타수상 및 상여수당을 원고에게 지급한 바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은 그 실질이 임금을 정한 것이면서 다만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별도로 구분되는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바, 이 사건 계좌에 입금된 금원은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마찬가지로 갑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형사판결에서도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지급한 금원과 이 사건 계좌에 입금한 금원을 모두 더한 금액을 통상임금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을 계산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가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가정하여 살펴보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계좌에서 인출된 금원 중 실질적으로 얼마를 지급받았는지 및 그 금원의 합계가 얼마인지를 특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 주장과 같은 금원이 원고에게 귀속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준섭(재판장) 백장미 김수현
각주1)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는 비교대상 임금(최저임금액과 비교하는 근로자의 실제 임금을 의미한다) 중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에 대하여 ‘1주 또는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6조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고, 통상 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와는 구별되므로, 주급제 혹은 월급제에서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관한 임금인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다7879 판결,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4다8235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어 2019. 1. 1.부터 시행된 것) 제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를 산정함에 있어 소정근로시간 수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수를 합산하도록 정하였으므로, 2018년까지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고려할 필요가 없으나, 2019년부터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합산하여야 한다.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나59766,2022
판결선고
2023. 8. 10.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