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들은 1985. 1.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2. 12. 31.까지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2021년도에 만근함에 따라 2022년도에 발생한 46개의 연차휴가 청구권을 전제로 한 수당 명목으로 2022. 1. 15. 원고 A에게 6,937,120원, 원고 B에게 7,693,490원을, 원고 C에게 6,516,822원을 각 지급하였다.
원고들은 2022. 12. 중순경 피고에게 정년퇴직을 이유로 한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이에 피고는 2023. 1. 6. 원고들에게 2022년 12월분 급여를 지급함에 있어 2022.1. 15.자로 지급한 연차휴가 수당 중 원고들이 2022년도에 실제 사용한 연차에 해당하는 부분(원고 A 13개, 원고 B 18개, 원고 C 5개)의 환수 명목으로 원고 A에 대하여 2,353,183원, 원고 B에 대하여 3,373,480원, 원고 C에 대하여 917,060원을 각 급여에서
공제(이하 '이 사건 공제'라고 한다)하였다.
원고들은 정년퇴직자 재고용 제도에 따라 2023. 1. 1.부터 피고 회사와 1년 단위의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종전과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여 오고 있다.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서 중 연차휴가 수당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내지 9호증, 을 제1 내지 3, 9, 11 내지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2020년도에 만근함에 따라 2021년도에 각 연차휴가 46개가 발생하였다.<2> 그런데 피고는 2022년도에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한 후 원고들이 2022년도에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 부분에 상응하는 수당을 2022년 12월분 마지막 급여에서 각 공제하였는바, 이러한 피고의 공제는 원고들과 비교 대상이 되어야 할 '다른 해 같은 일자
(1. 1.자)의 입사자들'에 대해서는 적용된 바 없으므로 노동조합의 동의 없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하여 부당하다.
또한 원고들의 경우 정년퇴직자 재고용 제도에 따라 퇴직 이후 곧바로 피고와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실질적으로 근로 계속 상태에 있으므로, 원고들이 그 다음 해의 1일의 근로 제공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2022년도에 사용한 연차휴가 부분을 공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피고는 지난 30년 간 반복적으로 1. 1.자 입사자들이 12. 31.에 퇴사하는 경우 연차의 정산에 따른 환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들과 같은 근로자들에게 신뢰를 형성하여 주었으므로, 이와 관련한 노동관행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유독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공제를 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제에 따라 미지급한 각 급여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공제의 대상이 된 연차휴가 수당의 발생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근로자가 해당 연도(N년차)에 1년 만근을 하여 다음 연도(N+1년차)에 연차휴가가 발생하는 경우, 그 다음 해(N+2년차)에 지급할 연차휴가 수당을 N+1년차에 전액 사전 지급하되, 만약 근로자가 N+1년차에 연차휴가를 실제로 사용하면 그 일수를 N+2년차 연차휴가 일수에서 공제하는, 이른바"연차휴가 사전매수제"를 기초로 연차휴가 제도를 운영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1985. 1. 1.자로 입사한 원고들이 2021년도에 만근함에 따라 2022년도에 발생하는 연차휴가는 46개임이 계산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2022. 1. 15.자에 2022년도 발생 연차휴가 46개를 기준으로 연차휴가 수당을 전액 선지급하였다가 원고들이 2023년도에 1일 이상 근무하지 아니하여 2022년도에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를 공제할 2023년도 연차휴가가 발생하지 아니함<3>에 따라 결국 2022년도 연차휴가 수당 중 초과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실제 사용분을 원고들의 2022년 12월분 마지막 급여에서 정산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20년 만근에 따라 2021년도에 원고들의 연차휴가가 46개 발생하였다거나, 피고가 이를 전제로 연차휴가 수당을 후지급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원고들의 주장을 46개의 연차휴가 청구권이 2022년도에 발생하였고, 피고가 이를 2022. 1. 15.자로 선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의 이 사건 공제가 부당하다는 것으로 선해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근로조건 변경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다른 근로자와 달리 원고들에 대하여만 연차휴가 수당에 관한 환수 처리에 관한 방침을 변경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피고가 이 사건 공제를 한 것이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들 외의 1. 1.자 입사, 12. 31.자 퇴사한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근속한 마지막 년도에 발생한 연차휴가 중 실제 사용한 연차 일수를 마지막 급여 지급 시에 공제하는 방법으로 정산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질적 계속 근로 제공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들이 2022. 12. 31.자로 정년퇴직을 한 후 2023. 1. 1.자로 고용상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의 정년퇴직자 재고용 제도에 따라 피고와 1년 단위의 촉탁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고령자고용법 제21조 제2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고령자인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때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 휴가일수등 계산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할 때 종전의 근로기간을 제외할 수 있으며 임금의 결정을 종전과 달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각 근로계약서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기존 근로관계는 정년퇴직으로 종료되었고,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와 1년 단위의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실질적 근로 계속 관계에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노동관행 또는 묵시적 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2. 4.23. 선고 2000다50701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다109531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들이 제출하는 자료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퇴사하는 당해 연도에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 수당의 공제와 관련하여 정산에 따른 환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거나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노동관행이 성립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미(재판장) 박애경 김은엽
각주1) 원고들은 제1심법원에서 제출한 2024. 5. 1.자 준비서면에서, 피고가 원고들의 2022년도 12월분 급여에서 원고들이 2022년도에 실제 사용한 연차휴가에 상응하는 수당을 공제함으로써 원고 A에게 2,353,183원, 원고 B에게 3,373,480원, 원고 C에게 917,060원의 각 임금을 미지급하였다는 부분에 대한 청구만을 유지하였고, 기존에 함께 주장하였던 피고가 연차휴가 수당 중 일부 미지급한 부분이 있다는 주장은 철회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이 이후 청구취지 변경 신청서 또는 소 일부 취하서 등의 서면을 제출하지 아니한 이상 위 준비서면의 기재만으로 명백한 청구취지 감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아래에서는 2024. 5. 1.자 준비서면에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공제와 관련된 부분에 한정하여 판단하도록 한다.
각주2) 원고들은 이 사건 공제금과 관련한 연차휴가의 발생연도(2021년인지 2022년인지 여부), 피고의 연차휴가 수당의 지급 방법(선지급인지 후지급인지 여부) 등에 관하여 주장을 번복하여 오다가, 2024. 1.23.자 준비서면으로 2020년도 만근에 따라 2021년도에 발생한 연차휴가에 대한 수당을 피고가 후지급하여 왔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공제금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정리하였다.
각주3)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전에 퇴직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한 경우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연차휴가수당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다48297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