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6. 2. 3. 선고 2025노1092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들의 사용자가 아니고, 설령 피고인을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 본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500,000원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통영시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자대표회의의 대표로, 상시 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부동산업을 행하는 개인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1. 11. 21.부터 관리소장으로 재직중인 E의 2024. 4월 임금 3,8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 3명의 임금 합계 13,797,130원을 임금정기지급일인 매월 27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더하여 당심에서 진행한 피고인신문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다).

가)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21. 12. 15.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와 공동주택 위·수탁관리 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서 제5조 제1항은 "H는 관리사무소장을 총괄책임자로 하는 위탁관리기구를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설치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위탁관리기구에는 사무인력 2인, 기술인력 1인 등의 인력을 배치한다.", 같은 조 제3항은 "H는 계약기간 개시와 동시에 제2항에 의한 직원을 필요한 장소에 배치하여 관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4항은 "H는 직원이 결원된 경우 조속한 시일 내에 충원하여야 한다."라고 각 기재되어 있다. 위 계약서의 내용에 의하면 H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에 필요한 근로자 채용 의무와 권한을 가진다. 실제이 사건 근로자들과의 각 근로계약도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니라 H와 체결되었다.

나)

피고인이 당심에 제출한 H 관계자 최성훈과의 녹취록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인 E은 H에서 면접을 보아 채용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인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해고하거나 고용할 권한이 없다. 이 사건 아파트 경리가 급하게 그만두어 본인이 D를 채용하게 되었고, 관례대로 앞에 근무하였던 사람의 월급에 맞추어 임금을 지급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받지 않았다. 근로자들의 임금 등 근로조건은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되지만, 1년에 한 번 연말에 결재를 올린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경리주임인 D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얼굴을 실제로 본 적이 없고, 본인의 채용 면접은 관리소장이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E은 H가 채용하였고, 그 외의 근로자들은 E이 실질적으로 개입하여 H가 채용하였으며, 근로조건은 형식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쳐 피고인이 결재하는 방식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인은 당심 법정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은 H에서 제시하고 이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하여 정해지는데, 본인이 회장을 맡기 이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출퇴근 확인을 거의 하지 않았고, 휴가도 상신하면 결재를 하였을 뿐 복무관리에 공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절차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2024. 5. 1. 회의록에 의하면, B 위탁관리 대행인(관리소장, 관리과장) 교체 요청의 건(제3안건)과 관련하여 "계속적인 교체 요청을 하고 있고, 교체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이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서, H에 교체 권한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앞서 본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해고하거나 고용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한 E의 진술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인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거나, 업무수행을 지휘 · 감독할 지위에 있지 않다는 취지의 피고인 주장은 일리 있다.

라)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에 관하여 일부 지시하고,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을 직접 지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사정만으로는 H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체결한 각 근로계약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아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위 제2의 다. 2)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연(재판장) 곽리찬 어승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