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D는 이 사건 헬스장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고, D는 횡령 건으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상당한 금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또는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으며, 2023년 5월분 급여 및 이를 기초로 한 퇴직금의 산정은 잘못되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통영시 B에 있는 'C'의 대표자로서 체력단련장업을 운영한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8. 10. 24.경부터 2023. 5.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 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2023. 5. 임금 1,769,5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8. 10. 24.경부터 2023. 5.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 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10,170,616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D는 이 사건 헬스장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프리랜서로 일하였을 뿐이므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였고,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D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헬스장에서 피고인과 협의한 특정 근무시간대에 근무하면서 자신이 배정받은 PT수업, GX수업에 대한 수당과 고정급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왔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심의 판단
D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D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D는 이 사건 헬스장에서 '실장'이라는 직책을 부여받아 PT, GX 수업 이외에 '회원관리, 결제관리, 전화상담, 아르바이트생 관리업무, 운동복 세탁, 헬스기구 점검, 당직' 등을 수행하였고,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비품의 구비나 장비의 관리, 청소, 회원 상담의 결과 등 이 사건 헬스장 업무에 관한 사항들을 피고인에게 보고하기도 하였다. 또한 PT 수업료나 GX 수업료는 피고인이 정한 가격대로 진행하였고, D에게 요금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으며, PT 수업료는 회원이 사업장에서 결제하면 피고인의 계좌로 입금되고, 이후 D에게 매월 인센티브로 지급되는 방식이었다. PT 수업은 피고인이 스케줄을 조정하여 해당 시간대에 근무하는 강사들에게 배분되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D의 업무 내용에 결정권을 가지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근무시간은 오픈조(6시~12시), 오후조(12시~18시), 저녁조(18시~24시)로 나눠져 있었고, D는 저녁조 또는 오후조로 근무하였으며, 주말 당직으로 토요일 근무를 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트레이너별로 근무시간을 지정하였고 근무시간에 맞춰 PT 수업을 배정을 하였다. 근무장소는 계약서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헬스장 4층 헬스클럽으로 한정되어 있어, 지정된 장소에서 강습을 하여야 했으며, D가 휴가를 내거나 지각하는 경우 피고인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이를 보고하기도 하였는바, D에게 근무시간과 장소의 구속성도 있었다.
D는 이 사건 헬스장 내에 비치되어 있는 기구를 사용하여 운동지도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D가 제3자로 하여금 D를 대신하여 PT 수업 또는 GX 수업을 진행하도록 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D는 PT, GX 수업 매출의 변동에 따라 인센티브가 늘거나 줄어드는 것 외에는 직접 이윤창출이나 손실 초래 등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점에서 D가 독립하여 사업을 영위하거나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D는 매월 기본급으로 100만 원을 지급받았고, PT 매출의 경우 PT 수강료에서 헬스 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6:4로 배분하여 인센티브로 지급받았는바, 이러한 급여는 근로에 기하여 받은 보수라고 볼 수 있으며, D는 4년 8개월 동안 이 사건 헬스장에서 헬스트레이너로 계속하여 업무를 수행하여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 및 전속성도 있었다고 보인다.
비록 피고인과 D가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업소득세 3.3%만을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으며, D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이는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부분으로서 이러한 사정만으로 D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J에 대하여 공소사실 기재 임금및 퇴직금 상당액의 지급의무가 있음을 알면서 고의로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D는 피고인과 작성한 프리랜서 계약서상 회원들로부터 받은 PT 수업료에서헬스비용(6만 원 내지 7만 원)과 이를 공제한 금액의 40%에 해당하는 금원을 피고인과 분배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회원들로부터 개인 PT 수업료를 받은 후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지 아니한 채 개인적으로 수령하였고, 이러한 사실이 발각되자 피고인에게 무상으로 제공받은 오피스텔 제공비 합계 1,800만 원을 매달 50만 원씩 변제하기로 약정하고 2023. 5. 30. 자로 퇴사하였다. D가 이 사건 헬스장을 퇴사하면서 피고인에게 2023년 5월분 급여나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였다는 자료는 기록상 보이지 않는다. 한편, D는 퇴사 후 약 3개월 이상이 지난 2023. 8. 말경에서야 위 1,800만 원에 대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2023. 9. 15. 부산지방고용노동청통영지청에 급여 및 퇴직금미지급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D가 불미스러운 일로 퇴사하면서 이와 관련한 변제확인서를 작성한 마당에 D에게 2023년 5월분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23. 3. 14. D와 사이에 프리랜서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바, 그 내용중에는 "D는 개인사업자로서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 정산은 없음"이라는 내용을 기재하였고, D가 이러한 계약서 작성에 이의를 제기하였다거나 근로자임을 전제로 4대보험 가입을 요구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헬스장을 운영하면서 다른 헬스트레이너를 고용한 적이 있으나 그 동안 헬스트레이너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던 경험이 없었고, D도 근로기간 동안이나 근로관계 종료 당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D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통영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피고인에 대하여최저임금을 고려한 기본급여, 야간근로수당, 토요일 추가근로에 대한 추가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였는데, 위 노동청은 2023월 2월부터 4월까지의 급여는 기본급과 PT 수업료 중 D의 지분을 합한 금액을 D의 급여로 인정하고, 2023년 5월분 미지급급여는 최저시급에 근무시간을 곱한 금액으로 정하였다. D는 위 진정서상 퇴직금으로 12,814,803원의 지급을 구한 반면에,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퇴직금의 금액은 10,170,616원이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퇴직금의 금액은 3,766,527원으로서 그 금액이 크게 상이한바, 2023월 2월부터 5월까지의 급여 및 이를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의 범위에 관하여는 현재 민사상 분쟁이 진행 중으로서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이는 위 제3의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희(재판장) 오택원 권미연
증거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