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벌금 700만 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B을 벌금 500만 원에 각각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
판결
사건
2021고단78
판결선고
2022. 4. 14.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은 충북 영동군 C 일원에서 수행하는 ‘D’를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 옥천·영동지사로부터 도급받아 2018. 11. 14.경부터 시공한 사업주이고,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는 피고인 B로부터 위 공사 중 상하수도공사 부분을 하도급받은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로부터 2019. 10. 1.경 그중 양수장 압입공사 부분을 재하도급받아 수행한 사업주이며, 피고인 A는 2019. 8. 2.경부터 위 공사 현장에서 피고인 B 소속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며 현장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관리하던 사람이다.
피고인 A
도급사업 시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위반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하수급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구축물·인공구조물 등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장소,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9. 10.경부터 위 공사 현장에서 E 소속 근로자들이 굴착면의 높이가 2m 이상이 되는 지반의 굴착작업과 차랑계 건설기계인 굴삭기 등을 사용하는 작업을 함에 있어서,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위 일시경부터 위 공사 현장에서 E 소속 근로자들이 구조물 등의 붕괴 우려가 있는 굴착 저면에서 압입공사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흙막이 지보공을 조립하는 경우 미리 조립도를 작성하여 그 조립도에 따라 조립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설계도면상 4개소에 하도록 하고 있는 스트러트 보강을 1개소에만 설치된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게 하는 등 조립도에 따라 조립이 이루어지도록 하지 아니하였다.
도급사업의 안전·보건점검의무 위반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 그의 수급인 및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와 함께 건설업의 경우 2개월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작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점검을 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2019. 8. 2.경부터 2019. 11. 21.경까지 위 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보건점검을 하지 아니하였다.
업무상과실치사
E의 대표권 있는 사내이사인 피해자 G(남, 46세)과 소속 근로자들은 2019. 10.경부터 위 공사 현장에서 위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 작성, 조립도에 따른 흙막이 지보공의 조립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가 미비한 상태에서 구조물 등의 붕괴위험이 있는 장소인 굴착 저면에서 작업을 계속하여 왔고, 2019. 11. 4.에는 위 공사 현장을 방문한 H 소속 산업안전지도사인 I이 받침 철제물이 적정하게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고 띠장(wale)<1> 용접이 불량하게 이루어지는 등 흙막이 지보공의 설치상태가 불량하여 구조적 안전성 검토를 요하고 붕괴 조짐 시 작업중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피고인도 이를 인지하게 되었으므로,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관리하는 피고인으로서는 조립도대로 안전하게 흙막이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여 구조물이 안전하게 설치되도록 하는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안전조치를 이행하여 재해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조치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작업이 계속되도록 한 과실로, 피해자가 2019. 11. 5. 10:45경 깊이 약 5m의 굴착 저면에서 소형굴착기를 이용하여 바닥 굴착작업을 수행하던 중 토압을 이기지 못하고 흙막이 지보공이 무너지면서 탈락된 2단 띠장에 깔려 그 자리에서 다발성 장기 파열 및 척추 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은 토목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인은 위 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현장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관리하던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위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안전·보건점검을 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 피고인 B의 대표자 사내이사 J의 법정진술
∙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 증인 K의 법정진술
∙ 증인 L의 일부 법정진술
∙ M, I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 N에 대한 각 일부 경찰 진술조서
∙ 산업안전보건감독점검표(동절기), 사업자등록증(B), 현장대리인계, 시정명령서
∙ 등기사항전부증명서(B), 등기사항전부증명서(F), 등기사항전부증명서(E)
∙ 발생보고(변사) - 현장 사진(증거목록 순번 44번), 시체검안서, 현장감식결과보고서 - 사진, 내사보고(현장 상황에 대한 보고) - 현장 사진(증거목록 순번 49번)
∙ 내사보고(계약서 등 첨부) - 위수탁계약서 등, 2019. 11. 4. 안전교육일지, 재해예방전문지도기관 기술지도 결과보고서(증거목록 순번 63번), 도달기지 흙막이(변경) 구조계산서, 표준시방서
∙ 재해조사의견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1조 본문,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제1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9. 12. 24. 대통령령 제30256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 제2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0조 제4항 제1호, 제19호(도급사업 시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위반의 점, 벌금형 선택),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본문, 제70조, 제29조 제4항, 제1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의2(도급사업의 안전·보건점검의무 위반의 점), 구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벌금형 선택)
피고인 B: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본문,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제1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호, 제19호(도급사업 시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위반의 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본문, 제70조, 제29조 제4항, 제1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의2(도급사업의 안전·보건점검의무 위반의 점)
경합범 가중
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업무상과실치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피고인 B: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도급사업 시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위반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노역장유치
피고인 A: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A의 업무상과실치사죄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 A와 변호인의 주장 요지
띠장 시공을 포함한 압입공사는 전문적인 기술력이 필요한 작업으로, 시공능력을 갖춘 피해자가 전적으로 시공한 것이다. 띠장 시공은 피고인 A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에 속하고, 피고인 A로서는 띠장 등을 적정하게 시공하였다는 피해자의 주장을 신뢰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피고인 A는 산업안전지도사의 기술지도를 받은 후 피해자에게 절대로 공사를 독자적으로 진행하지 말고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진행하도록 지시하였으나, 피해자가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면서 사고 징후를 무시하여 결국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피고인 A에게는 업무상 과실이 없고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
판단
공사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는 E의 압입공사와 관련하여 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 데도 이를 게을리하였고, 피고인 A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 A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한다.
피고인 A는 D 현장의 피고인 B 소속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며 E 소속 근로자를 포함한 현장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관리하던 사람으로, E가 재하도급받은 압입공사 부분을 포함한 전체 공사가 설계도면대로 적정하게 시공되는지 여부 등도 관리 및 감독하고 있었다.
피고인 A는 2019. 11. 4. E의 흙막이 지보공 조립공사 현장을 방문한 H 소속 산업안전지도사인 I의 기술지도와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 옥천·영동지사 소속 직원으로 공사감독업무를 수행한 M의 지적 등을 통하여 피해자가 흙막이 지보공을 설계도 면대로 시공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흙막이 지보공의 설치상태가 불량하고 그에 대한 구조적 안정성 검토도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피고인 B과 F 및 피고인 A가 압입공사에 관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피고인 A가 피해자가 시공한 띠장 용접의 불량 여부 등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흙막이 지보공을 설계도면대로 시공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은 현장에서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위와 같이 I과 M의 기술지도 및 지적도 있었으므로, 피고인 A로서는 흙막이 지보공을 설계도면대로 적정하게 시공하였다는 피해자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흙막이 지보공의 구조적 안정성이 검토될 때까지 E의 작업을 중지시키고 피해자로부터 보완공사 계획을 보고받아 적정성을 검토한 후 작업을 계속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에게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하라는 구두 지시만을 하였다.
피고인 A뿐만 아니라 피해자 B과 F의 그 누구도 사고가 발생한 2019. 11. 5.에는 E의 흙막이 지보공 조립공사 현장에 찾아가 안전이 확보된 상태인지를 확인하거나 피해자가 어떠한 작업을 하는지를 관리 및 감독하지 아니하였다. 만일 피고인 A가 피해자로 하여금 흙막이 지보공의 안전이 우선 확보된 상태에서만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관리 및 감독하였다면, 최소한 피해자가 보완공사를 전혀 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바닥 굴착작업을 하다가 흙막이 지보공이 무너지는 상황만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피해자가 사망한 흙막이 지보공 조립 현장은 F로부터 압입공사 부분을 재하도급을 받은 E 소속 근로자가 피해자와 함께 작업을 하던 장소로, 피고인 A는 판시 범죄사실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그 장소에서 수행되는 작업과 관련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E 소속의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하고 있기도 하였다. 여기서 흙막이 지보공이 무너지면서 E 소속 근로자가 아니라 그 대표자인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사정은 피고인 A의 업무상 과실이나 상당인과관계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우연한 사정에 불과하다.
또한 피해자가 피고인 A의 지시와 달리 안전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고 징후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하여 흙막이 지보공이 무너졌고 이러한 피해자의 과실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A로서 통상 예견할 수 있는 사정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로 인하여 피고인 A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할 수도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는 토목공사 수급인의 현장소장으로서 재하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와 작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점검을 하지 아니하였고, 공사 현장에서의 재해 예방을 위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가 생명을 잃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생명을 잃게 된 피해자가 이 사건 공사 중 일부를 재하도급받은 재하수급인의 대표자였다고 하더라도 공사 현장에서 재해를 발생시킨 피고인 A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 피고인 A는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피해자의 유족이 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피고인 A는 업무상과실치사범행을 부인하며 그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피해자는 재하수급인의 대표자로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흙막이 지보공을 자신이 직접 시공하면서 이를 설계도면대로 시공하지 아니하였고,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는 흙이 흘러내리고 있어 사고 발생의 위험이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 스스로 흙막이 지보공 안으로 들어가 바닥 굴착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피해자가 작업을 하는 것이 불가피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피고인 A에게는 사고 발생 경위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다.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그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 A는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거나 벌금형을 초과하여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이와 함께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들의 형을 주문과 같이 정한다.
판사 원운재
각주1) 흙막이 벽에 작용하는 수평력을 굴착현장 내부에서 지지하기 위하여 수평 또는 경사로 설치하는 압축 부재를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