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판결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1. 5. 26. 선고 2020가단2039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17. 12. 26. 08:50경 충북 괴산군 C 벌목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작업 도중 흉추 제11, 12번 방출성 압박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나.

피고는 이 사건 현장에 관하여 사업기간을 2017. 12. 10.부터 2018. 1. 31.까지로 정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한 자이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기에 이르렀는바, 이와 같은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D에게 이 사건 현장의 벌목 작업을 일임하고 생산물(잡목) 대금을 톤당 13,000원으로 정하여 지급하되, 산업재해보상보험만 피고 명의로 가입하기로 하였으며, 원고는 D이 모집한 작업자인바,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다.

2)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무단으로 이 사건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작업하다가 발생하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사고 발생에 관한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이 없다.

3.

판단

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보호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설비는 도급인이 공급하면서 노무 부분만 도급하는 이른바 노무도급의 경우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실질적인 사용관계에 있는 노무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노무수급인의 생명․신체․건강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그 노무도급인은 노무도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참조). 또한 이러한 보호의무는 반드시 직접적인 고용계약 당사자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피용자로부터 사실상 노무를 제공받는 자가 노무제공 장소를 지배하면서 실질적으로 위 피용자를 지휘․감독하는 계약관계 또는 이에 준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직접적인 고용계약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위와 같은 의무를 인정할 수 있다(대구고등법원 2011. 6. 29. 선고 2010나9475 판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하여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앞서 보았듯 피고는 이 사건 현장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벌목업의 경우 사업주가 산업재해보상보험을 가입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 제9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의 반대해석).

②

D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D에게 벌목 현장과 단가를 지정하는 외에도 현장에 수시로 방문하고 안전에 대하여 당부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③

D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현장의 벌목 작업을 부탁받았고, 그 작업을 위하여 원고 등 작업인부를 모집하고 피고로부터 노무대가를 받아 분배하는 등 원고 등에 대하여 어느 정도 지휘․감독에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동인의 증언에 따르면 벌목공 상호간의 관계는 ‘몇 사람이 같이 일을 하든 자신이 오더(작업)를 따면 자신이 작업반장을 하고, 상대편이 오더를 따면 그 사람이 작업반장을 하는’ 관계에 불과하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D이 피고로부터 도급을 받아 원고 등 노무자를 모집하여 자기의 위험부담 하에 사업을 수행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D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사업주가 하는 것이고, 자신들은 가서 일만 할 뿐이다. 사고가 났을 때 피고가 책임지고 우리를 치료하게 되어 있다’는 것인바, D은 피고로부터 작업을 부탁받을 당시 수급인으로서 도급받은 일에 수반하는 위험을 스스로 부담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인다.

나.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참조). 또한 보호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채무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 증명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채권자로서도 그 급부의 불완전에 관한 주장,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구체적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사실을 주장,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4359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1,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현장에서 벌목 작업을 하던 중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반대편의 나무가 튕겨지며 원고의 상반신을 덮쳐’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당시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2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벌목 등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을 제1호증의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갑 제3, 4,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어떠한 경위로 발생하였는지 알기 어려운바, 결국 피고의 어떠한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원고가 상해를 입게 되었다는 것인지 알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사고에 관한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는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②

D의 목격자 진술서(을 제1호증)에 나타난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경위는 ‘(원고 가) 안전장비 착용하고 작업하다가 벌목 작업 중 나무에 눌려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는 것일 뿐이다.

③

원고는 최초 소장에서 ‘원고가 곁가지를 자르는 작업을 하는 동안 곁가지를 기계장비나 로프 등으로 고정시키고, 2인 1조의 작업자를 투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피고의 과실로 작업물인 나뭇가지가 원고에게 추락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2020. 9. 18.자 준비서면도 같은 취지이다). 그런데 D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사고 당일 3인 1조로 작업을 하였고,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원고가 가지치기 작업을 하였는지 다른 작업을 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원고가 다쳤을 당시를 못 봤고, 쓰러지고 나서 봤다‘는 것이고, 달리 이 사건 사고를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는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④

D의 증언 후 원고는, ’사고 직전 원고가 벌목 작업을 하다가 벌목 대상인 수목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쓰러져 나뭇가지가 근접 수목에 걸리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나뭇가지를 절단하다가 절단한 나뭇가지가 근접 수목에 튕겨져 나와 원고를 덮치면서 부상을 입었다‘고 사고 발생의 경위에 관한 주장을 변경하면서(2020. 12. 18.자 준비서면 참조),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에 관하여서도 ’4인 1조로 작업하여야 하나 인원 부족으로 3인 1조로 작업하였고, 벌목 대상인 수목의 방향전환을 위한 지렛대나 갈고리 등의 장비를 구비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주장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 D의 진술서에는 그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기재가 없고, 달리 원고가 새롭게 주장하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경위에 부합하는 증거도 없다.

⑤

D의 진술에 의하면 적어도 원고가 어떠한 낙하물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것으로는 보이나, 위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경위 자체가 불분명한 이상 낙하물로 인한 사고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불량한 작업방법에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D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독단적으로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을 뿐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것도 없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형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