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0. 10. 16. 선고 2019나197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460만 원 및 그중 400만 원에 대하여는 2019. 7.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60만 원에 대하여는 2019. 7.5부터 2020. 10.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사실관계

가.

토목분야 중급기술자인 원고는 2018. 9. 10.경 월 40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기로 하고 토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의 태양광 발전시설 관련 토목공사현장인 강원 평창군 C 일원(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기술감독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현장대리인으로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나.

원고는 2018. 12. 1.경 이후 2019. 3. 5.경까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중간 중간 진행된 전기실 터파기, 전기실 거푸집 설치 및 콘크리트 타설 등 공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별도로 이 사건 공사현장이나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지도 않았다.

다.

다만 원고는 2018. 12. 1.경부터 2019. 3. 5.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공사현장 및 바로 옆의 현장을 적어도 4~5일 이상 둘러보았다.

라.

한편 D은 2018. 11. 경부터 피고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2019. 4. 1. 피고 대표이사에 취임하였는데, 2019. 3. 5. 원고에게 해고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고, 원고는 이에 화를 내며 항의하였다.

마.

D은 2019. 3. 22. 원고에게 다시 '2018. 11.말일자로 해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으며, 체불된 임금은 3. 말까지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바.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9. 4. 17.에 1,626,210원을 송금받음으로써 2018. 11.분까지의 급여를 모두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해고일은 2018. 11.말로 소급되는 것이 아니라 해고통지를 받은 2019. 3. 22.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12.부터 2019. 3.까지 4개월분 임금 1,600만 원, 해고예고수당 400만 원 합계 2,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가 2018. 9. 10.경부터 2018. 11. 28.경까지 근무하고 이후 2019. 3.경까지 무단결근하여 2019. 3. 22. 원고에게 해고를 통고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8. 12.부터 2019. 3.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해고 통고 시점에 시행중인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3개월 미만 근로한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

3.

판단

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된 시기 - 2019. 3. 22.

1)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실질적 운영자로서 현 대표이사인 D은 2019. 3. 5. 원고에 대하여 구두로 해고 통지를 하였고, 그 후 다시 2019. 3. 22. 문자메시지로 해고시기를 2018. 11. 말로 정하여 해고 통지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구두나 문자메시지로 이루어진 각 해고는 모두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되어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서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이므로, 적법한 해고의 통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때에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인데, 2019. 3. 22.자 해고 통지와 같이 사용자가 임의로 해고시기를 과거의 특정일로 소급하여 통지하는 것은 위와 같은 해고의 법적 성질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고 해고사유의 발생시기와 해고시기를 혼동한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2)

한편 원고가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피고의 2019. 3. 22.자 해고 처분의 효력을 인정하고 이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으며,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도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보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9. 3. 22.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의 임금지급의무 - 일부 인정

1)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민법 제655조), 근로제공의무의 이행은 반드시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일정한 시간대에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 참조).

또한 임금은 '근로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의 지휘·처분하에 두고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므로(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그 의사에 의해 근로의 제공을 하지 않는 경우 사용자는 반대급부인 임금지급의무를 면하게 된다.

2)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2018. 12. 1. 이후 근로관계가 종료된 2019. 3. 22.까지 사이에 이 사건 공사현장을 둘러본 4~5일 정도의 기간 이외에는 이 사건 공사현장이나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달리 원고가 위 4~5일 정도를 제외한 기간 동안 현실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거나 근로의사를 가지고 일정한 시간대에 자신의 노동력을 피고가 처분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는 것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부담하는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는 사용자의 사전 또는 사후의 승인을 요하고 근로자의 일방적 통지에 의하여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데(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2두9063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근로계약 또는 피고의 개별적 업무지시 등을 통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피고의 승인을 얻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또한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업무지시권 등 근로계약에 따르는 권한을 행사하여 근로의 제공을 요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2018. 12. 1.경부터 2019. 3. 5.경까지 원고가 제공할 근로의 내용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어떠한 협의 내지 약정이 있었는지, 원고가 위 기간 중 4~5일의 기간을 제외한 기간 동안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과 방법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원고의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에는 근로를 제공할 장소에 출근하지도 않고 달리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 원고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2018. 12. 1.부터 2019. 3. 22.까지 112일 중 약 4~5일 정도의 기간만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4~5일 기간의 임금에 상당하는 600,000원[={(400만 원×3개월)+(400만 원×22/31)}×4~5일/112일 = 529,953원~662,442원,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의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 - 인정

1)

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어 2019. 1. 15.부터 시행된 근로기준법은 제26조에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를 들고 있고, 부칙 제2조에서는 '제26조 제1호의 개정규정은 같은 개정규정 시행 후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은 제26조에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고 규정하고 있으며, 그 위임을 받은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은 제4조 및 별표에서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아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경우' 등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들을 규정하고 있을 뿐 현행 근로기준법 제26조 제1호와 같은 계속근로 기간에 따른 사유는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런데 원고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시행된 2019. 1. 15. 이전인 2018. 9. 10.경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였으므로, 현행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아니라 구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원고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라도 해고예고 및 해고예고수당 규정이 적용되게 된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더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은 2018. 9. 10.부터 2019. 3. 22.까지로 6개월 이상이 된다).

2)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9. 3. 5.자 해고 통지, 2019. 3. 22.자 해고 통지가 모두 효력이 없다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최초로 2019. 3. 5.자 해고 통지를 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에게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4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중간 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460만 원(= 임금 60만 원 + 해고예고수당 400만 원) 및 그 중 제1심판결에서 인용한 400만 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7. 5.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나머지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용하는 부분인 60만 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위와 같은 2019. 7. 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0.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지상목(재판장) 고진흥 조정민

각주1) 원고의 근무기간, 해고일시, 해고에 대한 입장등에 관한 원고와 피고의 주장이 모두 제1심법원과 이 법원을 거치며 다소 바뀌었는데, 원고의 주장은 2019. 11. 29.자 항소이유서, 2020. 9. 23.자 준비서면을 기준으로, 피고의 주장은 2019. 11. 26.자 준비서면, 2020. 8. 19.자 준비서면을 기준으로 각 정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