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청주시 흥덕구 B 있는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대표로서 상시 4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경리업무로 2014. 4. 7.부터 2022. 8.
31.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 35,372,525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또는 제43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36조 또는 제43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4925 판결 등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피고인의 남동생의 부인으로 인척관계인데, 이 사건 회사의 경리로 일하면서 수년 동안 피고인의 신뢰를 이용하여 개인적으로 명품 구입 등을 위해 유용한 회사 자금이 스스로 인정한 액수만도 4억 원 이상이었고, 이러한 횡령 사실이 발각되어 퇴직하게 된 점, ② D는 퇴직일 이틀 전인 2022. 8. 29. 자신의 회사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회사의 자신에 대한 횡령금 반환채권을 상계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의 ‘퇴직금 상계 동의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퇴직한 때로부터 임금 등 미지급을 이유로 고용노동청에 이 사건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기까지 수개월 동안 회사 측에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지 않은 점, ③ D는 퇴직 당시 횡령금을 분할 변제하겠다고 하였으나 현재까지 전혀 변제하고 있지 않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퇴직금을 상계하기로 하였다고 믿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다가 D가 이 사건 고소를 하면서 위 상계 합의의 효력에 대하여 다투자 2023. 7. 28. D에게 일단 퇴직금을 모두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D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즉,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조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