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들은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자녀들이다.
피고는 2024. 3월 충북 괴산군 F 소재 피고의 공장 내 천막지붕 구조물(창고)의 천막 천갈이 작업을 G(상호 : H)에게 의뢰하였다.
망인은 H의 일용직 근로자로서 2024. 3. 15. 10:22경 위 공장의 천막지붕 구조물위에 올라가 천막 천갈이 작업을 하던 중 노후된 천막을 밟고 그 천막이 찢어져 6.2m 아래의 지상으로 추락하였다. 망인은 같은날 12:15경 괴산군 I 소재 J병원에서 두개골골절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의 도급인에 해당하는바,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정한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소홀로 인하여, 또는 피고의 민법상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한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관련 법령
는 지시에 관하여 도급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판단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도급인으로서의 손해배상책임 발생 여부
피고가 G(H)에게 이 사건 천막 교체 공사를 도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공사는 가설건축물인 창고의 천막 지붕을 교체하는 공사로서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 중 '시설물 설치 공사'에 해당하여 위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에 해당하는 점, ② 피고는 건설가설자재 제조 및 임대를 주된 업종으로 하는 회사이고, 이 사건 창고 구조물은 출하작업의 공간 확보를 위해 설치한 것이어서 이를 피고의 사업수행에 필요한 고유의 생산설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가 천막 설치 공사업체(H)를 운영해 온 G보다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우월한 전문적 지식과 수행능력을 가지고 있어 이 사건 공사 수행에 개입이 필요불가결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1>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0호의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 관리하지 아니하는 자', 즉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동법 제2조 제7호 단서에 의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도급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 동법 제63조의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민법상 도급인으로서의 손해배상책임 발생 여부
관련 법리
민법 제757조 단서의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정도 상당의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가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말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12239 판결, 2015. 7. 23. 선고 2014다201674, 201681(병합) 판결 등 참조].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 없으므로 수급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48109 판결 등 참조).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 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없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2015. 10. 29. 선고 2015도5545 판결 등 참조).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한 중대한 과실의 유무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에게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원고들 제출의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G이 운영한 H은 천막공사 전문업체인 점, 사고 당시 피고의 직원(K, L)이 G에게 안전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한 점, G은 당시 망인이 술을 마신 상태였음에도 작업에 참여시켰고, 또한 망인을 비롯한 근로자들로 하여금 안전장비를 착용하게 하는 등의 안전조치도 없이 작업하도록 하였는바, 피고가 당시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이 인정될 뿐이다.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의 유보 여부
다음으로, 피고가 G(H)에 대하여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원고 제출의 모든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발생의 근거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들의 청구원인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룡
각주1) 피고가 스스로 이 사건 천막 교체 공사의 시공을 총괄·관리할 능력을 갖추었으면서 그 위험을 전가하기 위해(이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를 말하는바, 위험의 외주화 금지는 산업안전보건법이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와 그 위반에 따른 책임을 규정한 중요한 입법취지이다)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한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