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금고 1년에, 피고인 B와 주식회사 D을 각 벌금 3,000,000원에, 피고인 C과 피고인 E 주식회사를 각 벌금 6,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B, 피고인 C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피고인 A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주식회사 D, 피고인 E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B와 피고인 C에 대한 각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은 무죄.
피고인 B와 피고인 C에 대한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353
판결선고
2021. 1. 28.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B는 2018. 7. 20.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같은 달 28.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기초사실]
피고인 E 주식회사는 부산 중구 F, G에 본점을 두고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 사업주이다. 피고인 C은 피고인 E 주식회사가 시공하는 동해시 H 일원에 있는 I 준설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위 현장 소속 근로자와 수급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D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D은 동해시 J에 본점을 두고 건설기계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피고인 E 주식회사와 위 건설공사 현장에 건설기계인 덤프트럭 3대, 굴삭기 2개, 살수차 1대 등을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법인 사업주이다. 피고인 B는 동해시 J에 있는 피고인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A은 피고인 주식회사 D의 직원으로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범죄사실]
피고인 A
피고인은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9. 8. 22. 17:00경 동해시 H 일원에 있는 I 준설공사현장 준설토 투기장 내에서 위 차량의 시동을 켠 상태로 정차 후 운전석에서 작업일지를 작성하게 되었다. 그곳은 덤프트럭 후방으로 내리막 경사가 있는 곳이므로 이러한 경우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정차 시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여 차량이 후방으로 움직이지 않게 하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한 채 기어를 중립으로 놓은 다음 작업일지를 작성하던 중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지 아니한 과실로 그대로 덤프트럭이 후방으로 밀려 내려가게 하여 덤프트럭 후방에서 (차량번호 2 생략) 덤프트럭을 주차하고 그 덤프트럭 앞부분을 살피고 있던 피해자 K(남, 50세)의 몸통 부위를 덤프트럭 적재함 뒷부분으로 들이 받아 그 충격으로 피해자를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과 (차량번호 2 생략) 덤프트럭 사이에 끼이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같은 날 17:28경 동해시 L에 있는 M병원 응급실에서 다발성골절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 C의 범행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고려하여 사용하는 차량계 건설기계의 종류 및 성능, 차량계 건설기계의 운행경로, 차량계 건설기계에 의한 작업방법 등의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에 그 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짐으로써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고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갓길의 붕괴 방지 및 도로 폭의 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2019. 8. 33. 17:00경 위 공사현장에서 차량계 건설기계인 덤프트럭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면서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사용하는 덤프트럭에 의한 작업방법 등의 사항(안전한 주차장소 지정 및 주차방법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근로자가 작업을 하도록 하지 않았고, 차량계 건설기계인 덤프트럭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면서 투기장 내 경사면에서 그 기계가 뒤로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갑작스럽게 이탈하여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임에도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지 않고 투기장 내 경사면에서 바퀴 하부에 고임목을 설치하는 등 필요한 안전상의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B는 사업주인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이자 이 사건 공사현장의 총괄책임자로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였고, 피고인 C은 도급사업주인 E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이자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였다.
피고인 C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고려하여 사용하는 차량계 건설기계의 종류 및 성능, 차량계 건설기계의 운행경로, 차량계 건설기계에 의한 작업방법 등의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근로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2019. 8. 29.경 공사현장에서 차량계 건설기계인 덤프트럭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면서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사용하는 덤프트럭에 의한 작업방법 등의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내용을 해당 근로자에게 알리지 아니하였고, 그 계획에 따라 근로자가 작업을 하도록 하지 아니하여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다.
사업주는 중량물의 취급 작업을 하는 경우 중량물 취급 작업에 대한 추락·낙하·전도·협착·붕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중량물의 취급 작업에 대한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에서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2019. 8. 29.경 공사현장에서 중량물 취급 작업에 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지 아니하여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D
피고인은 제2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대표이사 B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항과 같이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E 주식회사
2019. 8. 22.자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제2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현장대리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항과 같이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2019. 8. 29.자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제3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현장대리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항과 같이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법정진술
증인 N, B의 각 법정진술
B, C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O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실황조사서, 교통사고 현장 약도, 교통사고 관련 사진, 변사자 관련 사진
시체검안서, 검시조서
수사보고(사고 관련 영상 CD 첨부), 사고 관련 영상 CD
각 중대재해발생보고, 산업재해 조사표
안전보건개선계획 수립 및 시정명령서 조치 보고, 중대재해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보건개선계획
재해조사 의견서
감독 등 결과보고서, 시정명령서
각 전화 등 사실 확인 내용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가: 피고인 A: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 형법 제268, 금고형 선택
피고인 B: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2항, 벌금형 선택
피고인 C: 각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벌금형 선택
피고인 주식회사 D: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2항
피고인 E 주식회사: 각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경합범의 처리
피고인 B: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 가중
피고인 C, 피고인 E 주식회사: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B, 피고인 C: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
피고인 A: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주식회사 D, 피고인 E 주식회사: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피고인 A의 트럭 운전 중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주식회사 D, 피고인 E 주식회사의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위반의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유리한 정상: 피고인 A이 범행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 피고인 A이 피해자의 유족과 원만히 합의하여 유족이 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 B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C은 이 사건 이전에 아무런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B는 사업주인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이자 범죄사실 기재 공사현장의 총괄책임자로서, 피고인 C은 도급사업주인 E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이자 위 공사현장의 안전보괄총괄책임자로서, 범죄사실 제2항과 같이 각 필요한 안전상의 조치를 하지 아니한 과실로, 2019. 8. 22. 17:00경 위 공사현장에서 투기장 경사면에 정차되어 있던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이 경사면을 따라 뒤로 밀리면서 때마침 위 덤프트럭 후방에서 차량을 점검하던 피해자 K(남, 50세)의 몸통 부분을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피해자를(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과 (차량번호 2 생략) 덤프트럭 사이에 끼이게 하여 같은 날 17:28경 동해시 L에 있는 M병원 응급실에서 다발성골절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동시에 피고인 B는 사업주인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이자 이 사건 공사현장의 총괄 책임자로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D
피고인은 전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대표이사 B, 종업원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전항과 같이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인 K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판단
관련 법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인정 사실 및 판단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들이 인정된다.
피고인 E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E’이라 한다)는 2018. 9. 10. 동해지방해양수산청에서 2018년도 I 준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고 2018. 10. 1. 착공하여 공사를 진행하였고, 피고인 C은 이 사건 공사 착공 당시부터 공사현장에서 현장소장 업무를 담당해 온 사람으로서 위 현장 소속 근로자와 수급인 회사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에 대한 책임자의 지위에 있었다.
피고인 E은 2019. 7. 26. 피고인 주식회사 D(이하 ‘피고인 D’이라 한다)과 건설기계 임대차 표준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 D에서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와 그 운전자, 피고인 D 소속 장비작업 관리자 N과 신호수 등을 투입하도록 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 중 육상운반 및 투기 작업을 피고인 D에 하도급하였다. 피고인 B는 피고인 D의 대표이사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지위에 있었다.
피고인 D이 이 사건 공사 중 육상운반 및 투기 작업을 실시하게 되면서, 피고인 D의 직원인 피고인 A과 피해자 망 K 등 3명은 각 덤프트럭을 운전하여 준설토를 상차, 운반 및 투기하는 작업을 담당해 왔다.
위 투기 작업이 실시되고 있던 투기장은 토사 매립에 의해 지반이 형성된 장소로서 지면이 완전히 평탄하지 않아 곳곳에 경사면이 존재하고 있고, 특히 투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장소와의 경계 부근은 경사가 급한 낭떠러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피고인 D 소속의 덤프트럭 기사들인 피고인 A과 피해자 등은 위 작업 초기에는 매일 작업을 마친 후 차량을 세차하고 투기장을 나가 외부에 주차를 하였으나, 세차 작업에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피고인 D의 상무이사 N에게 투기장 내에 차량을 주차하도록 하여 줄 것을 건의하였다. 이에 N은 피고인 A 등으로 하여금 투기장 내에 주차를 하도록 허락하면서, 안전이 확보된 주차공간을 특별히 지정하거나, 주차 시 차량 바퀴에 고임목을 설치하도록 하거나, 차량이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추락할 위험에 대비하여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지는 않았다.
2019. 8. 22. 17:00경 피고인 A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을 운전하여 마지막 준설토 투기 작업을 마친 후 투기장 내의 투기장소 반대편에 있는 피고인 등이 투기작업 후 차량을 주차해 두던 장소 부근의 경사진 곳(경사각도 2~3°)으로 와서 위 덤프트럭을 정차시킨 후 차량 내에서 작업일지를 작성하고 있을 당시, 피해자는 (차량번호 2 생략) 덤프트럭을 운전하여 마지막 준설토 투기 작업을 마친 후 위 피고인의 덤프트럭 후방에 차량을 정차시키고 나서, 트럭에서 내려 두 덤프트럭의 사이 지점에 서서 피해자의 덤프트럭 앞부분을 점검하고 있었다. 그때 피고인 A이 타고 있던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이 경사면을 따라 뒤로 밀리면서 피해자의 몸통 부분을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피해자가 위 두 덤프트럭 사이에 끼이게 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해자는 같은 날 17:28경 동해시 L에 있는 M병원 응급실에서 다발성골절로 사망에 이르렀다.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의 존재 및 그 위반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D은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사업주로서, 피고인 B는 피고인 D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고려하여 사용하는 차량계 건설기계의 종류 및 성능, 차량계 건설기계의 운행경로, 차량계 건설기계에 의한 작업방법 등의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에 그 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짐으로써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고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갓길의 붕괴 방지 및 도로 폭의 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고, 피고인 E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의 사업주로서, 피고인 C은 위 현장 소속 근로자와 수급인인 피고인 D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에 대한 책임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피고인 E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다.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인 D이 수행한 덤프트럭을 이용한 준설토 운반 및 투기 작업의 일과는, 덤프트럭이 투기장 내에서 그날의 토사 운반 및 투기 작업을 마친 후 세차를 하고 나서 투기장을 완전히 빠져나갈 때, 또는 덤프트럭을 투기장 내에 주차하도록 한 경우에는 모든 덤프트럭이 안전하게 주차되고 운전자들이 투기장을 모두 떠난 때에야 비로소 작업이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 D이 소속 덤프트럭 운전자들로 하여금 매일 그날의 작업을 마친 후 투기장 내에 덤프트럭을 주차해 두도록 하였다면, 피고인 D, 피고인 B, 피고인 E 및 피고인 C은 덤프트럭의 주차와 관련하여서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산업재해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피고인 E 및 피고인 C은 이 사건 사고 장소가 구 안전보건규칙 제199조이 정하는 ‘차량이 넘어지거나 굴러떨어질 우려가 있는 장소’ 및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이 정하는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덤프트럭 주차와 관련하여서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D이나 피고인 E 측에서 덤프트럭 운전자들이 투기장 내에서 덤프트럭을 주차하여 둘 장소를 특별히 정하지 않은 이상 위 피고인들은 투기장 전 지역 내에서 근로자들로 하여금 임의로 안전한 곳을 찾아 덤프트럭을 주차하도록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투기장 내에는 투기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낭떠러지 등 차량이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질 우려 및 추락의 위험이 있는 장소가 존재하였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인 E과 피고인 C에게도 덤프트럭 주차와 관련하여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B, 피고인 C은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투기장 내에 피고인 A 등으로 하여금 덤프트럭을 주차하도록 하였으면서도,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 결과를 고려하여 덤프트럭에 관한 안전한 주차장소를 지정하거나 안전한 주차방법을 정하는 것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근로자가 작업을 하도록 하지 않았고, 덤프트럭의 주차와 관련하여 별도의 안전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판시 범죄사실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사업주인 피고인 D의 대표이사이자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 B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조치를 할 의무 및 업무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도급사업주인 피고인 E의 현장소장이자 위 현장 소속 근로자와 수급인인 피고인 D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에 대한 책임자의 지위에 있는 피고인 C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른 조치를 할 의무 및 업무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검사의 2020. 7. 28.자 공소장변경신청서에 따르면, 피고인 B와 피고인 D에 대하여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적용법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을 변경된 공소사실로 하였다.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이 동일한 범위 내에서 법원이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르게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불고불리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대법원 2011. 6. 30. 선고 2011도1651 판결 등 참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에 따른 사업주의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죄는 그 구성요건상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위 피고인들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 및 안전조치 의무위반과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함께 하여 위 피고인들의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 위반의 점에 관해서도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졌으므로, 공소장변경철차 없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위반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초래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 위반의 점을 각 무죄로 판단한 이상, 직권으로 위 피고인들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위반의 점을 각 유죄로 인정한다].
피고인 B, 피고인 C의 의무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존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및 피고인들이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들이 인정된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 A이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을 정차시켜 두었던 장소는 피고인을 비롯한 D 소속 덤프트럭 운전자들이 평소 작업을 마친 후에 덤프트럭을 주차해 두었던 장소와는 약간 떨어진 곳이고 정차된 방향도 상이하였다. 피고인 A 등이 평소 투기장 내에서 덤프트럭을 주차해 두던 장소는 피고인 C, 피고인 E의 변호인이 2020 .7. 1. 제출한 의견서 제8쪽에 첨부된 사진 영상의 우측에 있는 공소외 P의 (차량번호 3 생략) 덤프트럭(측면이 보이게 주차되어 있는 덤프트럭)이 주차되어 있는 장소이다. 피고인 등은 평소에 각자의 덤프트럭을 서로 평행하게 주차해 두었고, 일렬로 주차해 두지는 않았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 A은 당시 자신의 (차량번호 1 생략) 덤프트럭을 정차시킨 후 차에서 내려 주차된 P의 덤프트럭 옆에 정차하고 있던 승용차 쪽으로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트럭에 탑승한 후, 주차브레이크를 풀고 변속기 레버를 중립 상태에 위치시킨 후 풋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작업일지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후 피해자가(차량번호 2 생략) 덤프트럭을 운전하여 투기 작업을 마친 후 피고인 A의 덤프트럭 바로 뒤쪽에 자신의 덤프트럭을 정차시킨 후 차에서 내려 두 덤프트럭 사이 쪽에 서 있었는데, 피고인 A은 피해자가 후방에 덤프트럭을 정차하여 둔 사실 및 피해자가 자신의 덤프트럭 뒤쪽에 서 있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불상의 이유로 피고인의 덤프트럭이 경사면을 따라 뒤로 밀리게 되면서, 피해자를 충격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은 이 사건 사고 당시 덤프트럭을 사고 장소에 완전히 주차해 두었던 것이 아니라, 잠시 정차해 두고 나서 작업일지를 작성한 후 평소에 덤프트럭을 주차하여 두었던 장소로 이동하여 주차를 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 A의 이 법정에서의 증언 내용도 그와 같다).
그렇다면, 피고인 B와 피고인 C이 피고인 A 등의 덤프트럭 주차 위치 및 주차 방법과 관련하여 작업계획서를 통해 적절한 지시를 하고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주차가 아닌 일시 정차의 경우에 일어난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인지에 관해서는 의문이 든다. 덤프트럭을 이용한 작업 중에는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차량을 일시 정차해야 할 필요가 생길 수도 있는데, 차량을 일시 정차해야 할 모든 경우에 항상 차량을 안전한 곳에만 정차해야 한다거나 신호수의 유도에 따라서만 정차를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또한 피고인 A이 덤프트럭을 일시 정차하면서 경사면에서의 미끄럼 방지를 위해 트럭 바퀴 앞뒤에 고임목을 설치하는 안전조치를 취하였더라도, 그가 주차를 위해 트럭을 이동시키기 위해 차량에 탑승할 때에는 설치한 고임목을 다시 제거하였을 것이므로, 그것만으로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할 수도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이 사건 사고는 경사면에 덤프트럭을 일시 정차시킨 상태에서 주차브레이크를 풀고 작업일지를 쓰고 있던 피고인 A이 풋브레이크를 정확히 조작하지 않아 트럭이 경사면을 따라 뒤로 밀리게 한 과실과, 피고인 A의 정차된 덤프트럭 후방에 자신의 덤프트럭을 정차시키고 두 트럭 사이에 서 있었던 피해자의 부주의가 결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피고인 B와 피고인 C의 업무상 주의의무, 피고인 B와 피고인 D의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가 모두 이행되었더라도 그것으로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 A의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위반 여부
피고인 D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피고인 D의 종업원 A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A은 피고인 D의 직원으로서 덤프트럭을 운전하여 준설토를 상차, 운반 및 투기하는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이고, 그가 피고인 D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즉,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조치를 할 의무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인 A의 위 법률 조항에 따른 의무 위반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 D의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위반의 점은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B와 피고인 C에 대한 각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사소송법 제440조 본문에 의하여 무죄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B와 피고인 D에 대한 사업주의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 인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해서도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는 판시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를 각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판사 백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