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9. 5.부터 2025. 9. 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2016. 12. 1. 피고가 위탁받은 C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원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0. 11. 30. 피고로부터 원장 계약 만료 통보를 받은 사람이다.
피고는 2004. 1. 19. 산학협력 촉진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강원 인제군 D 지상에서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이 사건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경위
원고는 피고가 2020. 11. 30. 한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20. 12. 17.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17. 피고가 원고와 이 사건 어린이집 원장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피고의 지휘를 받아 근로를 제공한 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원고에게 계약기간 종료를 사유로 근로계약을 만료한 것은 부당하다고 하면서, 피고가 2020. 11. 30. 원고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였다.
피고는 2021. 3. 10. 위 판정서를 수령하고, 이에 불복하여 2021. 3.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5. 20.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의 대리인 선임비용 지출
원고는 강원지방노동위원회 사건의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E을 선임하여 2020. 11.17. 선임비용으로 500만 원을, 중앙노동위원회 사건의 대리인으로 같은 법무법인을 선임하여 2021. 3. 23. 선임비용으로 550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비용상환의무의 발생
관련 법리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지만(대법원1978. 8. 22. 선고 78다672 판결 등 참조), 변호사 비용의 지출 경위와 내역, 소송물의 가액, 위임업무의 성격과 난이도 등에 비추어 보아 변호사 없이는 소송수행이 불가능하다고 보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나 채권자가 지출한 변호사보수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81315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9621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해고를 당한 경우, 민사소송으로 해고의 무효 확인 및 임금의 지급 등을 청구할 수 있으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마련된 근로기준법 제28조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내지 제86조(제85조 제5항 제외)의 행정상 구제절차를 이용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에서 다투는 방법으로 임금청구권 등 부당노동행위로 침해된 권리의 회복을 구할 수도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자가 노동위원회 등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지 아니하고 민사소송 등을 제기하여 승소하였을 경우 사용자로부터 일정한 범위 안에서 소송비용을 상환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 등을 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에 대하여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에게 상환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각 노동위원회 사건의 난이도가 적지 않아 원고가 법률전문가의 조력 없이 혼자 위 사건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는 사건의 상대방인 피고로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정인 것으로 판단되는 점, 피고도 위 각 사건의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유한회사 F'을 선임하여 법률전문가의 법적 조력 하에 원고의 구제신청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다툰 점, 원고가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지 아니하고 민사소송 등을 제기하여 승소하였을 경우 피고로부터 일정한 범위 안에서 소송비용을 상환받을 수 있는 점, 그 밖에 위 사건의 변호사 비용 지출 경위와 내역, 소송물의 가액, 위임 업무의 성격과 난이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와 원고의 변호사 보수 지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강원지방노동위원회 사건으로 변호사 선임비용 500만 원을 지출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사건으로 변호사 선임비용 550만 원을 지출한 사실, 위 각 사건에서 원고가 그 신청취지와 동일한 판정을 받아 복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부당해고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위 각 사건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에 대하여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상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비용상환의 범위
1)「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제15조 제4항은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소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규칙 제18조의 2는 재산권상의 소로서 그 소가를 산출할 수 없는 것과 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의 소가를 5,000만 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별표에 따르면 소가가 5,000만 원인 경우 변호사보수는 440만 원까지 소송비용으로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노동위원회 사건은 비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과 유사하므로 원고가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도 위 소송 유형에서 소송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는 범위, 즉 소가 5,000만 원을 기준으로 한 변호사보수 440만 원[= 200만 원 + (비재산권에 관한 소의 소송목적의 값 5,000만 원 - 2,000만 원) × 8/100]의 범위 내에서 피고에게 상환을 구할 수 있다.
한편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사건과 이어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신청 사건은 동일한 변호사에 의하여 수행되었는데, 재심신청 사건은 구제신청사건과 사실관계 및 쟁점이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각 사건의 난이도, 진행 경위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위 구제신청 사건과 관련하여 원고가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 중 440만 원, 위 재심신청 사건과 관련하여 원고가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 중 350만 원을 각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각 노동위원회 사건과 관련하여 지출한 선임비용 중 상당액 합계 790만 원(= 440만 원 + 350만 원) 및 그중 제1심 인용금액 440만 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4. 9. 5.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5. 1. 22.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당심에서 추가로 인용하는 금액인 350만 원에 대하여는 위 2024. 9. 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5. 9. 2.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위 인정금액을 초과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고, 설령 원고와의 관계가 고용으로 해석되더라도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노동위원회에서 두 차례에 걸쳐 원고를 근로자로 보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한 점, 피고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사건은 변호사 강제주의가 채택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임계약 종료와 원고의 변호사 보수 지출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와 원고의 변호사 보수지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사건에 변호사 강제주의가 채택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위 상당인과관계를 부인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채무불이행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결여한 과실이 없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를 부당해고한 이상 고용계약에서 정한 사용자의 주의의무위반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여기에 피고의 과실이 없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밀린 임금 전액을 일시에 지급한 것은 양 당사자 간에 손해배상의 합의에 근거한 것으로 피고는 이로써 손해배상책임의 소멸을 신뢰하였는데, 원고가 복직 후 상당한 기간 동안 별다른 이의 없이 원장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이제 와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신뢰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와 피고 주장과 같은 손해배상의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 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신뢰를 주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의 주장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징계절차에서 스스로 근로자가 아닌 수임인이라고 주장한 점, 자신의 여동생을 보육교사로 채용하여 주임교사직을 부여한 점, 원고의 근태가 불량하였던 점, 학부모 및 보육교사로부터 어린이집 운영에 관한 민원이 제기되어 2020. 8.경 경고처분을 받은 점 등 원고의 과실이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상계 또는 참작되어야 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면서 중간수입 공제 등을 손익공제하지 않은 사정 등 역시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피고 주장과 같은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피고는 구제신청 및 재심신청 절차에서도 원고가 자신의 여동생을 채용하고, 근태가 불량하였으며, 학부모 및 보육교사의 불만 등을 야기시킨 점을 부당해고의 사유로 주장하였으나, 노동위원회는 반복하여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미지급 임금의 중간수입 공제가 인정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인정한 피고 책임의 범위를 더욱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정한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나머지 항소 및 피고의 부대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상준(재판장) 최경은 임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