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판결
사건
2013고정175
판결선고
2013. 8. 27.
범죄사실
피고인은 강원 횡성군 C에 있는 D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계란생산 및 판매업을 행하여 온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1. 6. 30.부터 2012. 7. 2.까지 근로한 E의 별지 기재 체불임금내역 합계 4,769,590원 및 퇴직금 661,235원 총 합계 5,430,82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E, F에 대한 경찰 대질진술조서
근로자 E 임금지불내역, 퇴직금 산정내역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주장의 요지
근로자 E은 2012. 7.경 사업장을 무단으로 이탈하였는데, 이는 근로기준법 제36조에서 규정하는 사용자의 금품 청산 의무의 발생 사유가 되는 근로자의 '퇴직'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퇴직(退職)'이란 사직, 해고, 합의해지, 정년도달 등 사용자가 존속하면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
이 사건에서는 특히 사직(辭職)이 문제되는데, 사직이란 근로자 일방의 의사표시로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것을 말한다. 사직에 관하여는 노동관계법령이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민법상 고용계약의 해지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즉 근로자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언제든지 사직을 통고할 수 있고(민법 제660조 제1항),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 있는 때에는 사직을 통고할 수 있으며, 다만 그 사유가 근로자 일방의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661조). 그런데 헌법과 노동관계법령이 강제 근로를 엄격히 금하고 있는 점, 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사용자의 일방적인 근로계약 해지인 해고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특별히 필요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의 사직의 경우에 있어서 민법 제661조에서의 '부득이한 사유'는 비교적 폭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즉 사직에 있어서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근로계약을 존속시켜 근로자로 하여금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를 말한다.
검토하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E의 근로환경, 임금 지급 형태, 2012. 7. 6.자 고소장의 내용(증거기록 순번 1번)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인과 E 사이의 표준근로계약서(증거기록 순번 5번)의 기재와 같이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E으로 하여금 근로계약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보이므로 E에게는 민법 제661조가 규정하는 사직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E의 사직 통고로 인하여 근로자인 E과 사용자인 피고인의 근로관계는 (사용자가 존속한 채로) 적법하게 종료되었으며, 이는 근로기준법 제36조에서 규정하는 사용자의 금품 청산 의무의 발생 사유가 되는 '퇴직'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원주고용센터의 유권해석에 따라 E에게 임금을 지급하여 왔으므로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판단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는 범죄가 되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따라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552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근로감독관 G의 메일송부, 원주고용센터 사무원 H의 확인서, 수사보고(해당 법조 첨부보고)(증거목록 순번 9, 10, 15번) 등에 비추어 보면, 원주고용센터 등 관계관청에서 별지 기재 체불임금내역상의 '발생 임금'보다 더 적은 액수를 임금으로 지급해도 좋다는 취지로 유권해석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 사건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 미지급 자체가 아니라 근로자의 퇴직 시 사용자의 금품 청산의무 위반이 문제된 것인데, 피고인은 자신이 지급하여 온 별지 기재 체불임금내역상의 '기지급 임금'이 '발생 임금'보다 더 적은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간 내에 금품청산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피고인에게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금전을 공탁한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및 관련 민사사건{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2가소49609(본소) 임금, 2013가소12581(반소) 손해배상(기) 사건}의 경과 등 참작
판사 유동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