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18. 2. 7. 선고 2017노56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자 E을 해고한 사실이 없고, 근로자 E은 피고인이 퇴직을 권유함에 따라 그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퇴직하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춘천시 C에 있는 D정비공장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자동차수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할 때는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3. 2.부터 2016. 9. 1.까지 근무한 근로자 E을 2016. 9. 2.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통상임금 30일분에 해당하는 금액 2,985,600원을 즉시 해고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자 E을 해고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근로자 E은 2016. 9. 2. 피고인에게 2016. 9. 10.까지만 일을 할 것이고, 그 후 더는 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고지를 하였다.

2)

그 후 피고인은 근로자 E에게 2016. 9. 2. 당일 근로관계 종료를 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는바, 피고인이 근로관계를 2016. 9. 10.까지 지속할 것인지, 곧바로 종료시킬 것인지에 대한 근로자의 선택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발언을 한 점이나,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고려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행위를 해고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 단정할 수는 없다.

①

근로자 E은 2016. 9. 3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에서 피고인과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퇴사경위에 관한 근로감독관의 질문에 대하여 2016. 9. 2. 오전 10시경 피고인에게 "2016. 9. 10.까지 일하고 그만둘 테니 사람 구하세요"라고 하자, 피고인이 근로자 E에게 오늘부터 그만두라는 취지로 말을 하였고, 그만두라고 하니 일할 상황이 되지 않아서 근로자 E이 "그럼 지금 나가면 돼요?"라고 물었더니 피고인이 그렇게 하라고 하여 퇴사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51926 판결 취지 참조), 피고인의 '오늘부터 그만두라'는 취지의 말에 근로자 E이 "그럼 지금 나가면 돼요?"라는 즉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인이 이에 응하는 의사표시를 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근로자 E과의 근로계약관계를 합의해지에 의해 종료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인다. 더구나 근로자 E은 피고인과 위와 같은 대화를 하고 10분 가량 후에 사업장에서 이탈한 후 오후 1시 30분경에는 출입카드까지 반납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자 E을 해고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②

원심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더라도, 피고인이 2016. 9. 2. 근로자 E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로관계를 단절시키겠다는 해고 취지의 단정적 발언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 E의 원심 법정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의 기왕에 그만둘 생각이면 당일 바로 그만둬도 된다는 권유 취지의 진술에 근로자 E이 응하는 형태의 답변을 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과 근로자 E의 당시 발언들만으로 피고인이 2016. 9. 2. 근로자 E을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③

근로관계의 종료는 필연적으로 미지급 임금 내지는 퇴직금에 대한 논의 및 정산 등의 조치가 뒤따르게 되고, 불분명하게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을 경우 그 근로관계의 종료가 퇴직인지 해고인지는 그 정리 과정에서 구체화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근로자 E은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관계 단절에 관한 짧은 대화 후, 미지급 임금 확인 및 정산 등의 절차를 거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그에 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얼마 후 피고인이 자신을 해고하였다는 주장을 하면서 퇴직을 전제로 한 법률관계의 성립을 부정하고 해고에 기초한 법률관계를 주장하면서 해고예고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근로관계단절 전후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근로자 E을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근로자 E이 예고한 바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2016. 9. 10까지 약 1주일분의 임금만을 지급하고 근로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해고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