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D, G(이하 통틀어 '망인들'이라 한다) 및 나머지 원고들은 광업소에서 분진작업에 종사한 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진폐정밀검사를 거쳐 진폐증을 진단받아 요양대상 결정을 받았다. 나머지 원고들은 현재까지 요양 중이고, 망 D, G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21. 8. 23. 및 2022. 1. 28. 각 사망하였다. E은 망 D의 배우자였던 사람이고, H는 망 G의 배우자였던 사람이다(이하 E, H 및 나머지 원고들을 구분하지 않고 '원고들'이라 칭한다).
피고는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에 의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장해등급을 결정하고,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에게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장해보상일시금 산정 당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평균임금을 적용하였다.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에게 위 나.항 표 기재 장해등급 결정일 당시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하여 그 차액을 지급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에게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은 보험급여 지급대상이 되는 것으로 확인될 당시 제출된 진단서의 발급일인 초진일이고,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이 진단받은 병형 1형의 진폐는 2003. 7. 1. 노동부령 제193호로 개정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이하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이라 한다)에 따라 장해등급기준 제13급에 포함되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은 위 2003. 7. 1.이므로, 위 나.항 표 기재 기준시점의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하여야 함을 이유로 위 다.항 기재 청구를 모두 거부하는 청구취지 기재 각 처분을 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보험급여에 관하여는 피고가 수급권자의 신청에 따라 그 내용을 결정함으로써 구체적인 급여청구권이 발생한다. 피고는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의 진폐증 진단 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때에 장해등급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장해보상일시금은 장해등급 결정시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이하 '제1주장'이라 한다).
설령 장해보상일시금 산정 시 진폐 진단일을 기준으로 한 평균임금을 적용하여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을 목적으로 하는 평균임금 증감제도의 취지 및 진단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때 지급이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진폐 진단일 당시의 평균임금에 장해등급 결정일까지 평균임금 증감을 거친 금액을 기초로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이하 '제2주장'이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제1주장에 대한 판단
권리의 내용은 권리를 취득할 당시의 근거 법령에 따라야 하므로, 장해급여 지급을 위한 장해등급의 결정, 근로자에게 지급할 장해보상연금 또는 장해보상일시금의 산정방식 등 장해급여청구권의 내용 역시 장해급여청구권을 취득할 당시 즉, 장해급여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당시의 법령에 따라야 한다.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이 각 진단받은 병형 1형의 진폐가 제13급의 장해등급기준에 포함되는 것으로 개정된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이 시행된 2003. 7. 1.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4.1. 29. 법률 제71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은 "장해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에 신체 등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정하였고(제42조 제1항), 평균임금을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으로 정의하였다(제4조 제2호).
그리고 위 2003. 7. 1. 당시의 구 근로기준법(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평균임금"을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월 간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정의하였고(제19조 제1항), 그 당시의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2003. 12. 11. 대통령령 제18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이라 한다)은 재해보상을 하는 경우 사상의 원인이 되는 사고가 발생한 날 또는 진단에 의하여 질병이 발생되었다고 확정된 날을 평균임금의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제48조).
한편, 위 2003. 7. 1. 당시 적용되던 구 산재보험법은 현행 산재보험법과 같이 진폐증에 대하여 별도의 보험급여를 정하고 있지 않았다. 그 대신 진폐증은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진행을 계속하는 한편, 그 진행 정도도 예측하기 어려운 병리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진폐증에 대하여는 다른 일반 상병의 경우와는 달리 진폐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상의 장해등급기준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반드시 진폐증에 대한 치료를 받아 진폐증이 완치되거나 진폐증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도록 정하였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관계 법령의 내용에 의하면,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이 진단을 받은 진폐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 따른 장해등급기준을 충족함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장해급여의 평균임금 산정사유는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이 정한 바와 같이 진단에 의하여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확정된 날에 발생하였다. 그리고 위의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확정된 날'은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이 진단받은 진폐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이 정한 장해등급기준을 충족하게 된 2003. 7. 1.이다.
한편, 산재보험법 제36조 제2항은 제36조 제1항에 따른 보험급여는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수급권자)의 청구에 따라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5두12091 판결은 '산재보험법이 정한 보험급여의 지급요건에 해당하는 수급권자라 할지라도 그 요건에 해당하는 것만으로 바로 수급권자에게 구체적인 급여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급권자의 보험급여 청구에 따라 피고가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을 행함으로써 비로소 구체적인 급여청구권이 발생하고, 이러한 피고의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은 구체적인 급여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를 형성 · 확정하는 처분이다.'라는 취지로 판결하였다.
그러나 이는 보험급여 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가 피고의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에 의하여 비로소 구체적으로 형성 · 확정된다는 것일 뿐 피고의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이 내려질 당시의 법령에 따라 보험급여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가 형성 · 확정된다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피고는 보험급여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당시의 법령을 기초로 구체적인 보험급여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를 형성 · 확정한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이 진단받은 진폐가 장해등급기준을 충족하게 된 날에 평균임금 산정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그 당시의 각 평균임금에 따라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하고, 이를 이유로 1. 처분의 경위 다.항 기재 청구들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며,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제2주장에 대한 판단
관계 법령의 내용 등
평균임금의 증감 제도는, 재해를 당한 근로자의 통상적인 임금 수준이 상승하거나 저하하였음에도, 평균임금을 산정할 사유가 생긴 날인 재해일 또는 진단 확정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한 고정적인 보험급여액이 지급되는 데에서 생기는 불합리를 시정하여 업무상 재해를 당한 근로자에게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06. 10. 27. 선고 2006두3568 판결 참조). 앞서 본 관계 법령의 내용에 따르면 보험급여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해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바, 평균임금의 증감 또한 이를 산정해야 할 사유가 발생할 날인 진폐의 진단 당시의 근거 법령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두451 판결 참조).
구 산재보험법은 제38조 제3항은 보험급여의 산정에 있어서 그 근로자가 소속된 사업과 동일한 직종의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통상임금이 변동되거나 사업의 폐지 ·휴업 기타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할 수 있다고 정하였고, 그 위임에 따른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4. 1.29. 대통령령 제18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5조 제1항은 보험급여를 산정하는 경우에 적용할 평균임금의 증감은 별표 1의 규정에 의하도록 정하였고, 별표 1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산재보험법 부칙(법률 제10305호, 2010. 5. 20.) 제5조는 '평균임금 증감에 관한 경과조치'라는 제목 하에 "이 법 시행 당시 진폐에 따른 휴업급여, 장해보상연금, 상병보상연금 또는 유족보상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이 법 시행 전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사람을 포함한다)의 평균임금 증감에 대하여는 제36조 제3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자의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함에 있어, 업무상 재해일 당시의 평균임금에 평균임금 증감을 거친 금액이 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 동종 직종 근로자 임금액에 평균임금 증감을 거친 금액보다 많은 경우까지 후자의 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서는 아니 되고, 오히려 재해일 당시의 평균임금에 진단 확정일까지 평균임금 증감을 거친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관계 법령의 내용에 비추어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장해보상일시금에 대한 평균임금 증감이 적용되는 기간의 '종기'는 그 대상이 되는 장해의 진단일까지로 보아야 하고, 만약 진단된 장해가 법령 개정으로 비로소 장해등급기준에 포함된 경우에는 개정된 법령의 시행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진단일 또는 개정된 법령의 시행일부터 보험급여 결정일까지의 기간 동안에도 평균임금 증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구 산재보험법,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장해보상일시금에 대하여 평균임금 증감제도의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장해보상일시금에 대하여도 평균임금 증감이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앞서 본 관계 법령의 문언 및 평균임금 증감제도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관계 법령은 장래의 불확정성과 가변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 '연금' 형태의 보험급여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각각의 보험급여 산정에 관한 평균임금의 증감을 그 규율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는 산재보험법 부칙(법률 제10305호, 2010. 5. 20.) 제5조가 연금 형태의 보험급여에 대하여만 평균임금 증감에 관한 개정규정의 경과조치를 정하고 있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위 관계 법령이 장해보상일시금의 평균임금 증감에 관하여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장해보상일시금은 연금과 달리 일시에 지급되므로 연금의 특성인 장래의 불확정성 및 가변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일시금의 지급사유 및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는 시점은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인 대상 장해의 진단일로 한정되므로, 평균임금의 증감 또한 위 진단일까지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만약, 장해보상일시금에 대하여 진단일부터 장해등급 결정시까지의 기간 동안에도 평균임금 증감이 이루어지게 되면, 보험급여 수급권자의 청구에 의하여 비로소 보험급여의 지급여부 및 그 내용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의 특성상(산재보험법 제36조 제2항), 개별 · 구체적인 보험급여 청구 시점 및 그에 따른 피고의 보험급여 지급결정 시점에 따라 평균임금 증감의 정도가 좌우되고, 이에 따라 일시금 산정에 적용되는 구체적인 평균임금의 액수가 달라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는 연금 형태의 보험급여가 갖는 가변성에 따라 일시금 형태의 보험급여의 내용을 정하는 것으로, 일시금 형태의 보험급여의 특성에 반한다.
위와 같이 장해보상일시금 산정에 적용되는 평균임금의 증감은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시기까지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비록 피고가 피고의 내부적 사정에 따라 망인들 및 나머지 원고들이 진단받은 진폐가 장해등급기준을 충족하게 된 이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장해등급을 결정하였다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를 달리 볼 수 없다.
결 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정인(재판장) 홍유정 김정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