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2016. 6. 17. 강원지역 12개 시군의 6개 C조합(D조합, E조합, F조합, G조합, H조합, I조합)이 참여하여 설립한 비영리법인이고, 원고는 2017. 1. 1.부터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퇴직한 자이다.
근로계약의 체결 등
원고는 2007. 6. 20. D조합에 입사하여 2016. 12. 31.까지 근무하였고, 2017. 1.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피고는 2021. 6. 29. 원고와,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라 원고 근로계약서의 분실 또는 누락이 확인되었음을 이유로 '직급 6급 9호봉, 최초채용일 2017. 1. 1., 계약기간 2021. 1. 1. 또는 현재시점인 2021. 7. 1.부터 퇴직시까지'를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의 사문서 위조 등
원고는 2018. 11. 22.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을 받을 목적으로 상급자인 J 상무의 서명을 위조하여 피고와 업무상 관련이 있는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 공적조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8. 11. 27.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 대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해당 표창의 시상식에 참석하고자,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서 원고에게 시상식 참석을 요청하는 것처럼 문서를 위조한 후, 상급자를 통하여 위 문서를 결재받았다.
피고는 2020. 5. 22. 원고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고소하였고, 춘천지방검찰청은 2020. 12. 15. 위 2)항의 혐의에 관하여, 2021. 3. 18. 위 1)항의 혐의에 관하여 각 구약식 처분하였다.
피고는 2021. 1. 1. 위 구약식 처분에 따라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명하였고,2021. 7. 12. 위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와 관련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으며, 원고에 대한 정직 1월의 징계를 의결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한다).
또한 피고는 2021. 8. 1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앞선 대기발령에 관한 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및 민사소송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고에 대한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등 피고의 공신력을 실추시켰다는 사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직을 의결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 사건 징계 · 해고 관련 구제절차 등
원고는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가 원고에게 한 이 사건 정직 및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구제신청을 하였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2. 2. '피고가 2021. 8. 13. 원고에게 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피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위 판정에 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3. 14. 이 사건 징계는 정당하나,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부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원고와 피고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판정에 따라 2022. 4. 25.자로 피고에 복직하였다가 2025. 4.17. 사직원을 제출하여 2025. 4. 30.자로 퇴직하였다.
해고예고수당 및 해고기간 미지급 임금의 지급
피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인 2021. 11. 4.경 원고에게 미사용 연차 유급휴가수당 3,163,290원, 해고예고수당 3,571,550원을 각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1. 4. 19. 원고가 이 사건 판정에 따라 복직하게 되었음을 이유로 기 지급한 해고예고수당 3,571,550원을 회수조치한다고 통보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2. 4.26. 피고에게 위 해고예고수당을 반환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25. 9. 12. 원고로부터 반환받은 해고예고수당을 다시 원고에게 지급하였으나,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위 해고예고수당을 다시 반환하였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복직 이후 원고에게 기존 호봉에 따라 해고기간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으로 23,590,484원(= 총 소득 30,148,361원 - 공제금액 6,557,877원)을 지급하였다.
추가근로수당의 지급
피고의 대표는 2022. 1. 7. 원고의 연장근로수당(2017. 1. 1.부터 2021. 8. 13.까지) 합계 487,218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벌금 2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1고약2451, 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한다). 이에 피고의 대표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2022. 5. 23. 이를 취하하여, 위 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 사건 약식명령에서 피고의 대표가 원고에게 지급하지 않은 연장근로수당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1. 11. 25. 원고에게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487,218원을 지급하였다.
선행소송의 진행과정
한편 원고는 2022. 11. 2. 피고를 상대로 원고의 호봉을 19호봉으로 정정하고, 원고에게 호봉 정정에 따라 미지급된 임금 5,000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다가(춘천지방법원 2022가단37345), 2022. 11. 21. 이를 취하하였다.
피고의 인사규정
이 사건에 적용되는 피고의 인사규정(이하 '이 사건 인사규정'이라고 한다)의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2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11, 24, 32, 34, 4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내지 6, 8, 9,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원고의 주장 요지
호봉 삭감에 따른 미지급 임금 청구
원고는 2007. 6. 20.경 D조합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7. 1. 1.경 피고에 전보되었는데, 피고는 원고의 종전 근무지에서 경력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호봉을 감축하여 6급 6호봉으로 획정하였다. 이는 K중앙회 취업규칙 및 원고와 같은 시기에 전보된 근로자들과의 균등대우 원칙에 반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복직한 이후 부당하게 호봉을 삭감하기도 하였다. 즉 피고가 원고의 호봉을 정당하게 획정하였더라면 원고의 퇴직 당시 호봉은 5급 32호봉이 되었어야 하는데, 원고는 5급 12호봉으로 퇴직하였는바, 결국 원고는 2019. 11.부터 2025. 4.까지 위 호봉 차이인 5급 18호봉 내지 5급 21호봉에 해당하는 만큼의 임금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1 '호봉삭감에 따른 임금체불 산정내역'표의 '②임금체불금액'란 기재 각 금원 합계 2,989,212,555원 상당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미지급 시간외 및 휴일근무수당 청구
원고는 2019. 10. 2.부터 2025. 3. 12.까지 사이에 피고의 부당한 지시로 피고가 작성한 근태상황 관리부와 다르게 실제로 더 많은 시간외 및 휴일근무를 하였다. 구체적으로 각종 행사를 위하여 피고의 지시로 출장을 가면서 정규근무시간 외에 이동하였고, 센터장이 정규근무시간 20분 전 조기 출근을 지시하기도 하는 등 실제 초과근무시간이 정당하게 산정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30,821,790원 상당의 미지급 시간외 및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원고를 부당 해고하였고, 원고가 복직한 이후 원고보다 직급이 낮고 나이가 어린 팀장의 감독을 받게 하거나 컴퓨터가 없는 곳에서 책상을 놓고 근무하게 하였으며, 원고가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업무를 배정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조장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는바, 이에 대한 위자료로 3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호봉 삭감에 따른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인사기록카드상 원고는 2017. 1. 1.자로 피고에 '6급 계장보'로 '신규채용'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는 설립 직후 원고를 비롯하여 D조합, L 등에서 근무하고 있던 근로자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기로 하면서 2016. 11. 11.경 위 근로자들과 급여 및 적용호봉을 정하였는데, 아래 그림과 같이 원고가 6급 6호봉 및 2017년 예상연봉 35,794,500원이 기재된 표에 서명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인사규정에 반하여 원고의 호봉을 획정하였다거나 이 사건 징계와 관련하여 원고의 승급을 부당하게 유예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를 경력직으로 신규채용하면서 원고가 기존 근무처에서 받았던연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그에 맞는 호봉을 획정한 것으로, 원고도 본인이 6급 6호봉의 계장보로 피고에 채용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 설립 당시 D조합 및 L의 직원들을 그대로 승계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당연히 종전의 호봉이 그대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종전 근무처였던 D조합과 피고 사이에 직원을 그대로 승계하기로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오히려 피고는 신설 법인으로서 복수의 조합 등에서 인력을 충원하면서 '우선 채용'의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일 뿐, 이는 법률적으로 영업양도나 합병에 따른 근로관계의 포괄승계와는 명백히 구별된다.
이 사건 인사규정상 경력직 채용에 관한 내용이나, 경력직 채용시 호봉을 정하는 별도의 기준을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인사규정 제11조 제2항에서는 사업활성화 등을 위하여 중앙회, K경제지주 및 그 자회사, 조합 및 조합공동사업법인에 재직중인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제1호), 농 · 축산업, 유통업과 관련된 기관 및 업체에서 해당 업무 종사 경력자를 채용하는 경우(제2호) 등을 '신규채용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원고와 같은 기존 조합 직원의 채용을 전보나 승계가 신규채용의 한 형태로 예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에 경력직으로 채용되어야 하고, 이에 따라 종전 근무지에서의 호봉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인사규정 제23조에서 별정직 직원은 신규채용하지 않고, 임용을 위한 근속년수 산정시 회원조합 기능직 근무기간을 통산한다고 정하고 있다고도 주장하나, 원고가 별정직으로 채용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하여 '균등한 처우 원칙' 또는 '차별적 처우 금지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가 원고의 호봉을 획정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다른 근로자들을 성(性)이나 국적, 신앙,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설령 일부 다른 근로자들이 원고보다 유리한 호봉을 인정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각 근로자의 종전 근무지에서의 직책, 수행 업무의 내용과 범위, 책임 및 피고에 채용된 이후 수행할 업무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인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는바, 피고가 원고와 다른 근로자들의 호봉을 다르게 획정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를 불리하게 차별적으로 처우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17. 1. 1. 피고에 입사하여 6급 6호봉에 따른 급여를 수령하여 왔음에도, 수년 동안 채용당시 호봉 획정의 부당함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는 2021. 6. 29.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은 원고가 입사 당시 획정된 호봉 및 근로조건에 대하여 적어도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상당 기간 이를 용인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입사 이후 개정된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이 사건 징계 기간 동안 원고의 승급을 부당하게 유예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는데<1>, 이미 이 사건 규정 제51조 제2항에서는 '징계처분을 받은 자는 승진, 승급, 표창 등에 있어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원칙적으로 정하고 있었다. 원고의 입사 이후 신설된 이 사건 규정 제60조 승급유예 조항은 위 제51조 제2항의 포괄적 제한 규정을 구체화하고 세분화한 것으로, 기존에 없던 불이익을 새롭게 창설하여 근로자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불이익 변경이라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다.
미지급 시간외 및 휴일근무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53조는 기준근로시간을 정하면서 아울러 그 예외의 하나로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연장근로(시간외근로)를 허용하고 있는바, 여기서 당사자 간의 합의라 함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와의 개별적 합의를 의미한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개별 근로자와의 연장근로에 관한 합의는 연장근로를 할 때마다 그때 그때 할 필요는 없고 근로계약 등으로 미리 이를 약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약식명령에서 피고가 2017. 1. 1.부터 2021. 8. 13.까지 원고에게 미지급한 시간외 근무수당 내지 연장근로수당은 합계 487,218원으로 인정되었고, 피고가위 금원을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7, 2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
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이 사건에서 주장하는 초과근무에 관하여 피고에게 사후적으로라도 승인요청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의 상사가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정규근무시간 20분 전에 출근하라는 지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규시간에 근무가 원활하게 시작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구체적인 업무 지시나 실질적인 근로가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이를 곧바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하의 근로시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또한 원고가 제출한 초과근무내역(갑 제21, 38, 39호증) 등은 원고가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위 내역 중 퇴근시간 이후 근무시간에 관한 기재 중 다수는 피고의 근태상황관리부(갑 제7, 20호증)에 근무시간으로 일부 중복 기재되어 있어 그 내용을 온전히 신뢰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9. 10. 2.부터 원고가 퇴직한 2025. 4. 30.까지 원고에게 미지급된 시간외근무수당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않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 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취지 참조).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3. 14. 피고의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부당하다고 판단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기초사실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이 사건 인사규정 제51조에서는 징계의 종류로 징계해직을 규정하고, 제52조에서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야기하여 본 법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신력을 실추시킨 때'를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는 원고가 자신의 사문서위조및 위조사문서행사와 관련한 피고의 대기발령에 대하여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업장 내 따돌림, 사용자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업장 내 불합리한 채용 등에 관한 일부 허위 사실 등을 기재한 탄원서를 제출하여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해고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근로계약서 미교부, 취업규칙 부당적용, 주 52시간 초과근로, 임금체불 진정 사건 중 주 52시간 초과근로 부분에 관하여만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사유로 삼은 원고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에 나름의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중앙노동위원회가 결과적으로 이 사건 해고에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원고를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적으로 명목상 해고사유를 만들어 해고하였다거나, 해고 사유로 삼은 사실이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고에 나아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즉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가 사회상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직장 내 괴롭힘을 조장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대로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진정에 대하여는 관리감독청의 별다른 처분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팀 배정 및 업무지시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려는 행위라거나 원고가 동료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곤(재판장) 김민욱 최윤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