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의 형인 E는 피고인 명의로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을 경영하기로 하여 피고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피고인 명의로 이 사건 사업장의 계좌를 개설하였으며, 피해자와 사이의 소송상 당사자도 피고인이 된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사업장 근로자들 진술에 의하면 E가 이 사건 사업장의 실질적인 대표이고, 피고인은 다른 직원과 동일하게 영업/배달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하여 D에게 연차휴가미사용 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달리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 부분 관련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인은 D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차 유급휴가를 주었으며, D은 이 부분 공소사실의 대상 연차 유급휴가를 모두 사용하였다. 따라서 D에게 연차 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지급청구권이 성립하지 않았고, 피고인은 연차 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퇴직금 미지급 부분 관련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D에 대하여 2017. 4. 3. 퇴직연금 가입이 이루어져 그때부터 퇴직 시까지 퇴직금 지급이 이루어졌으므로, D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위 2017. 4. 3. 이전 3개월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15,871,219원이다. 그런데 피고인은 D과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D에게 위 돈을 초과하는 15,923,760원을 지급하여 퇴직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하여야 퇴직금이 없고, 피고인은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강원 춘천시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에서 2009. 7. 1.부터 2023. 4.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연차 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6,476,92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에서 2009. 7. 1.부터 2023. 4.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24,601,75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E가 이 사건 사업장을 실제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마쳐져 있고, 피고인 역시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점, 이 사건 사업장 운영을 위하여 여러 개의 피고인 명의 계좌가 사용되었고, 근로자에 대한 임금도 피고인 명의 계좌에서 지급된 점, 관련 민사소송 및 형사사건 고소 역시 피고인의 명의로 진행되는 등 피고인이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D이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였음을 인정한 날을 제외하고는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과 D 사이의 퇴직금 중간정산 내지 분할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로서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을 분할 지급한 것을 두고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음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인정됨을 이유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이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 없는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근로자 D은 이 사건 연차 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및 퇴직금 미지급과 관련된 진정을 제기하며 이 사건 사업장의 실질 대표는 E, 명의상 대표는 피고인이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진정서에 첨부한 소명서에는 피고인을 이 사건 사업장의 직원으로 기재하였다(증거목록 3항, 5항 3-5쪽). 위 진정사건에 관하여 D을 대리한 공인노무사 F는 위 사건에 관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실질 대표 E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명의상 대표인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 실제로 출근하기는 하나, E가 채용및 작업지시, 자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6항 5~6쪽).
D은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사업장의 실질적인 대표는 E이다. 내가 결근하게 될 경우 E에게 알렸다'고 진술하였고(원심 증인 D에 대한 녹취서 7~9쪽), E도 원심 법정에서 '내가 이 사건 사업장의 물품 구매, 직원 채용 · 해고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였고, 피고인에게는 업무상 지시를 하였다. D은 결근하게 될 경우 내게 미리 알렸다. 내가 이 사건 사업장 근로자들에 대한 월급을 지급하고 근로명세서를 교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경리 등 행정업무를 담당하였던 J는 E에게 급여 이체, 거래대금 이체 등의 업무 보고 뿐만 아니라 본인의 근태 관련 보고를 하였고, E는 J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다. E, 피고인의 친형이자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O은 E를 상대로 퇴직금 미지급 관련 진정을 제기하였고, E는 위 진정사건 조사 당시 이 사건 사업장의 실제 경영자인 사실을 인정하였다. E는 피고인 명의로 이루어진 D에 대한 업무상횡령 고소사건에 관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실제 대표자임을 이유로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진술하기도 하였다(증 제29, 31, 32호증).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업장을 경영하는 주체는 E이고, E가 피고인에게 업무상 지시를 하는 것을 넘어 이 사건 사업장 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D 또한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 경영에 관하여 별다른 권한이 없었기에 E에게만 결근 관련 보고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미지급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진정을 제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피고인 명의로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사업자등록이 이루어졌고, 피고인 명의 계좌에서 이 사건 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 지급되어 왔으나, 이는 E가 피고인의 명의를 빌려 이 사건 사업장을 운영함에 따른 외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항소이유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나머지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데,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성래(재판장) 김정환 박혜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